(자카르타=연합뉴스) 호주에서 이번 회계연도에 순 이민자 수가 역대 최대인 40만명을 넘어서고 다음 회계연도에도 30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심각한 주택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이번 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의 순 이민자 수가 4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0월만 해도 순 이민자 수를 23만5천명으로 전망했지만, 예상보다 이민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자 예측치를 크게 조정한 것이다.
다음 회계연도에는 순 이민자 수가 31만5천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호주는 강력한 국경 통제를 시행했고, 그 결과 입국하는 이민자보다 호주를 빠져나가는 사람이 더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완화하고 국경이 다시 열리면서 워킹 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와 해외 유학생들이 급증, 해외 이민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처럼 이민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주택 가격 하락과 건설 비용 상승 등으로 신규 주택 공급은 더뎌 주택 부족이 심화하는 점이다.
현재 임대 주택 공실률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 이하로 떨어지면서 빈집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지난 분기의 주택 임대료 상승률은 10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호주 통계청(ABS)에 따르면 현재 33만명이 임대료 부담으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으며 집이 없어 자동차나 텐트 등 임시 숙소에서 지내거나 심지어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12만명에 이른다.
호주 정부는 향후 5년간 주택 10만채가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호주 국민주택금융투자공사(NHFIC)는 2027년까지 33만채 이상의 주택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며 임대료 상승이 몇 년 동안 더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주택난이 심화하자 호주 정부도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국민주택협정을 통해 내년부터 5년간 주택 100만 채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 무주택자들이 집을 사면 주택담보대출 보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주택 건설이나 임대 보증금 지원 등을 위해 주택호주미래기금이라는 새로운 기금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정부의 주택난 해결 노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야당 국민당의 데이비드 리틀프라우드 대표는 정부가 준비 없이 대규모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있다며 "지금보다 주택 공급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시드니나 멜버른 같은 대도시는 주택보다는 다세대 아파트 등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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