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세계적으로 부유층의 해외 이주가 늘어나는 가운데, 올해 한국에서는 800명가량의 부유층이 순유출되고 중국에서는 해당 규모가 1만3천5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다.
투자이민 컨설팅업체인 헨리 앤 파트너스는 14일 '2023년 헨리 개인자산 이주 보고서'에서 자산정보업체 뉴월드웰스 자료를 인용해 주요국의 고액순자산보유자(HNWI) 유입·유출 전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달러화 기준 100만 달러(약 12억7천만원) 이상의 투자 가능 자산을 보유한 고액순자산보유자 가운데 1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 거주하는 경우를 추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부유층 순유출 규모는 지난해 400명에서 올해 800명으로 100% 늘어나 순유출국 7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순유출 1위는 중국으로, 지난해 1만800명에서 올해 1만3천5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인도(6천500명), 영국(3천200명), 러시아(3천명), 브라질(1천200명), 홍콩(1천명) 등이 중국에 이어 순유출 전망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뉴월드웰스 관계자는 중국이 매년 순유출국 1위를 유지 중인 데 대해 "중국 경제는 2000∼2017년 강하게 성장했지만 그 이후 자산이나 부자들의 증가세는 미미하다"면서 최근 부유층 유출로 인한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봤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 주석이 분배를 중시하는 '공동부유'를 국정 기조로 내세운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통제 강화 등도 부유층의 순유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의 경우 순유출 규모보다 훨씬 많은 신규 부유층이 생기고 있는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며, 영국은 브렉시트 여파와 세금 이슈 속에 순유출 규모가 지난해(1천600명)의 2배로 늘며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서는 봤다.
일본의 순유출 규모는 지난해 100명에서 올해 300명으로 늘며 순유출 10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부유층이 순유입될 것으로 보이는 국가는 호주(5천200명)·아랍에미리트(UAE·4천500명)·싱가포르(3천200명)·미국(2천100명)·스위스(1천800명)·캐나다(1천600명) 등의 순이었다.
미국으로의 순유입 규모는 세금 부담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만800명 대비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투자 전문가인 제프 옵다이크는 "과거에는 과학기술·(정치)리더십·자유도 등으로 인해 미국이 분명한 부유층 이주지역이었지만 최근에는 영국을 닮아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2019년 11만명이던 세계 부유층 이주는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1만2천명으로 줄었다가 2021년(2만5천명)·2022년(8만4천명) 증가했으며 올해는 12만2천명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금융회사 찰스슈와브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인들은 220만 달러(약 28억원)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할 경우 '부자'라고 인식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다만 응답자의 48%는 순자산 규모가 평균 56만 달러(약 7억1천만원) 수준임에도 스스로가 현재 부유하다고 답했다.
찰스슈와브는 미국 젊은 층이 금전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57%와 46%가 스스로가 부유하다고 인식해 X세대(41%)나 베이비부머 세대(40%)를 앞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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