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첫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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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첫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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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2/2007. 22:28
박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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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개원날이 다 똑같은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곳만 2월 7일에 시작했고
어느 곳은 2월 1일에 시작한 곳도 있고
2월 12일에 시작하는 곳도 많다
어느 엄마는 2월 7일에 도시락 싸들고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갔더니
문은 닫혀 있고 아무도 없더란다
서양의 개인주의가 이런데도 통하는지, 하여간 꼬박꼬박 확인하는 습관을 필요로 하는 곳이 뉴질랜드같다
유치원 첫날이라 엄마가 더욱 '긴장'을 하고 갔는데
입구에서부터 엄청난 울음소리가 들렸다
어느 중국인 남자아이가 철창(이렇게 표현해서 이상하지만 유치원들마다 다들 쇠창살같은 출입문이라서....그것도 두개씩이나....)문을 붙들고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중간 중간에 'Mammy....Mammy...'라고 소리쳐부르면서 너무나 열심히 울고 있었다
우리 딸은 입구에서부터 웬 '큰' 남자아이가 심하게 울고 있으니 흠짓하며 뒤로 물러선다
얼른 손을 꽉 잡고 안으로 들어섰다
입구에는 그 아이 혼자만 그렇게 울고 있었다
왜 선생님들이 아무도 안 나와보는지, 약간 이상했고 불안했다
유치원안의 사무실에서 담당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무엇은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약간의 설명을 듣고 나왔음에도(30여분 걸렸다) 그 중국아이는 여전히 울고 있었다
새로 부임한 supervisor는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그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해 준다
오늘 첨으로 full-time을 하는 아이라 아직 낯설다 아무래도 엄마에게 전화해서 데려가라고 해야겠다....등등
옆에서 보기에 정말 안쓰러웠다
선생님으로부터 출석표시를 어떻게 하는지 가져온 과일은 어디다 놓는지 아이의 물건에 이름을 썼는지 확인을 하고 이제
대충 볼일을 마치고 엄마가 가야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나는 얼른 첫날이라 아이옆에 좀 있었으면 좋겠다고 먼저 말을 꺼냈다
선생님은 웃으며 'as long as you want' 있어도 물론 괜찮단다
그때부터 아이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붙어 있었는데
엄마가 같이 있어서인지, 또 아는 언니가 같이 입학해서인지
우리 딸은 너무 신나게 적극적으로 놀이감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유치원으로 치자면 원장선생님이라고 할 수 있는 supervisor는 우리 뒤를 왔다 갔다
하면서 종이에 열심히 뭔가를 쓰고 있었다
첫날 아이가 어떻게 적응하는지에 대해 관찰기를 쓰고 있단다
아이의 사진도 찍고 하여간 근 30분 이상을 '얼쩡'거리더니 임무를 마친 모양이었다
우리딸은 같이 입학한 아는 언니와 함께 유치원 곳곳을 돌며 장난감을 하나하나 '테스트'해보느라 무척 바빴다
나는 두 아이를 따라 다니며 이것저것 한국어로 이야기를 했는데
이 한국말을 듣고는 갑자기 내게 다가와 안기는 아이도 있고 말을 거는 아이도 있었으니
그곳에 다니는 다른 한국아이들이었다
그렇게 어린 아이들에게도 언어의 장벽과 스트레스는 심한 것인지
한국말을 듣고 너무 '반가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울컹했다
외국에서 살아내는 것이 이렇게 어려서부터도 쉽지않은 것을..........
한참을 놀았더니 종소리가 울린다
다들 한 곳에 모여 과일을 '나누어' 먹는 시간이었다
두세점 집어먹으니 달랑 그릇이 비었다
다 모인김에 나는 모두 몇명인가 세어보았더니, 선생님만 6명이었다
아이들은 겨우 열다섯명인데.
한국에서라면........상상할 수 없는 인원이다
과일을 후딱 먹고 나니 또 각자 놀러 여기저기 뛰어간다
선생님들은 정말 어디서 뭐하는지
하여간 아이들은 각자 놀고 있었다
물론 중간 중간에 그네를 밀어달라고 부탁하면 와서 '기쁘게' 밀어주기도 하지만
한국에서와같은 '교육적'인 부분은 없었다
2시간 30분정도가 지나가 선생님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장난감들을 정리정돈하는 모양이었는데
가만히 보고 있을수가 없어서 도와주었더니
너무 좋아하고 고맙다고 난리다
아이를 데려가는 시간을 적는 종이에 사인을 하고 돌아서 나오자니
나는 너무 배가 고프고 허리도 아프고
이거 내가 너무 극성엄마짓을 했나 싶기도 하고
하여간 아이보다 훨씬 피곤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한국유치원을 다니고 한국식교육을 받은 아이들과
이곳에서 유치원을 마친 아이들의 차이점이 확연히 느껴졌다
한국유치원 출신은 매사에 어른이, 엄마가 뭔가를 준비하고 지시해주는 것을 원한다
아무것도 해야할 것이 없을 때, 주어진 과제가 없으면 '뭐 해?"하고 물어본다
어떻게 놀지에 대해서도 가르쳐주고 재료를 제공해 주길 원한다
하지만 뉴질유치원 출신은 혼자서 잘 논다
장난감이 있든 없든 친구가 있으면 더 좋고 하여간 '노는 기술'이 탁월하다
'노는 훈련'만 집중해서 유치원에서 받았으니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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