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에 부는 아파트 붐

오클랜드에 부는 아파트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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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을 진정시키기 위한 주택담보대출 제한 조치가 시행된지 거의 두 달이 지나가고 있다. 이 조치의 효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건설업계는 대출제한 이후 진행 예정이었던 주택 건설이 보류 또는 취소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우려하고 있다. 주택수요를 감소시켜 집값을 억제시키려던 중앙은행의 의도가 주택공급을 감소시켜 오히려 집값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반론이다. 
 
수요에 못미치는 주택건설 
오클랜드 주택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족한 주택공급에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주택시장의 수요 측면을 감소시켜 주택가격을 떨어뜨리겠다는 중앙은행의 대출제한조치는 주택문제의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주택공급이 부족한 오클랜드의 주택건설 승인건수는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캔터베리 지역과는 달리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간 캔터베리 지역 주택건설 승인건수는 599건으로 489건의 오클랜드보다 많았다.

9월말 기준 지난 1년간 오클랜드 지역 주거용 건물 승인은 5,600건으로 인구증가에 필요한 1만3,000채에 휠씬 부족했다.

이는 역대 연간 평균보다도 24% 낮은 수준이다.
 
 
정부, 높은 건축비용에 제동 
이처럼 주택건설이 기대에 못미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고비용 구조 때문이다.
 
건설산업의 대표그룹인 브랜즈(BRANZ)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정부의 주택승인 수수료가 2008년 이후 75%나 상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같은 기간 재료비용 상승률 12%보다 휠씬 높은 것으로 주택건축비용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이밖에도 수입 건축자재에 부과되는 높은 관세도 건축비용 상승의 요인으로 꼽혔다.

오클랜드 카운슬과 합의하여 앞으로 3년 동안 3만9,000채의 신규주택을 건설할 계획인 정부는 최근 호주보다 30%나 높은 건축비용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지난 6일 건축비용을 절감할 옵션을 발표한 닉 스미스(Nick Smith) 주택장관은 “불투명한 건축자재 거래로 인한 건축비용 상승이 소비자에 전가돼선 안된다”면서 “건설산업은 공정한 경쟁과 투명성을 통한 개혁이 필요하고 키위 가정에 보다 합당한 가격에 건축자재를 공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심 사무실 건물 아파트로 재개발 
전반적으로 미진한 주택건설 활동 속에서도 아파트만은 활기를 보이고 있다.
 
7월말 기준 연간 신규 아파트 승인 건수는 1,792건으로 2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마누카우에서 뉴린까지, 타카푸나에서 헌베이까지, 플랫부시에서 오레와까지 지금 오클랜드에서는 1,600단지가 넘는 새로운 아파트들이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에 있다.

오클랜드 CBD의 상가 건물들도 속속 아파트로 재개발되고 있다.

콜리어스(Colliers) 부동산회사에 따르면 최근 전망이 좋은 위치의 도심 사무실이나 공실률이 높은 건물들이 주거용 아파트로 재개발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이 회사를 통해 최근 타웨라 그룹(Tawera Group)에 팔린 호프톤 스트리트의 사무실 건물도 아파트로 새단장될 예정이다.
 
도심에는 이미 넬슨 스트리트에 495세대 슈가트리(Sugartree) 아파트가 건설 중이고 콘라드 프로퍼티즈(Conrad Properties)가 퀸 스트리트에 아파트 단지를 짓고 있으며 빈센트 스트리트에 있는 한 사무실 건물도 최근 아파트로 개조됐다.

콜리어스에 따르면 많은 건물주들이 수요가 많은 아파트로 재개발하기를 바라고 있고, 개발업자들도 비용 면에서 기존 건물을 주거용으로 개조하는 일이 효율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건물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는 것이다.
 
알렉산드라 파크 주상복합단지로 개발 예정 
오클랜드 중심에 있는 알렉산드라 파크도 1억1,000만달러 규모의 주상복합단지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오클랜드 트로팅 클럽(Auckland Trotting Club) 회원들은 최근 223번지 그린 레인 웨스트(Green Lane West)에 4,100만달러를 들여 대규모 주상복합건물을 건설하는 계획에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4층으로 지어질 이 주상복합건물은 1층에 상가들이 들어서고 2~4층은 주거용 아파트로 사용되며 지하 주차장도 겸비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트로팅 클럽은 10년 안에 다른 두 군데 그린 레인 웨스트 섹션에 총 1억1,000만달러의 사업비를 투입해 비슷한 형태의 주상복합단지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 클럽의 케리 호가드(Kerry Hoggard) 회장은 “알렉산드라 파크에 기반을 둔 경주산업이 수입감소를 겪고 있는 가운데 주상복합단지 개발은 경주수입 이외의 수입 원천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장기적인 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한 사업이다”고 말했다. 
 
이미 오클랜드 시의 승인을 받은 이 주상복합단지가 마무리되면 알렉산드라 파크에 150세대의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오클랜드 도심에서 2km 떨어진 베이스워터 마리나(Bayswater Marina)에도 저층 아파트 건설이 계획 중이다.

이 요트 정박지를 소유한 사이몬 허버트(Simon Herbert)는 “이 개간지에 저층 주거지를 건설하는 일이 오클랜드 카운슬이 계획중인 통합계획(Unitary plan)과도 일치한다”며 강한 개발의욕을 나타냈다.
 
그의 계획대로라면 3.4ha의 개간지에 3층짜리 저층 아파트 125채가 전망좋은 바다를 배경으로 들어서게 된다.
 
요즘 개발중인 대부분의 아파트들은 기존 아파트들에 비해 대체로 넓고 우수한 품질에 주인이 상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CBRE의 졸탄 모리츠(Zoltan Moricz) 이사는 “오클랜드에서 아직 아파트 건설이 단독주택에 비해 불확실성이 많지만 집값 상승과 매물 부족으로 아파트 건설이 붐을 이루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