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에 발생한 캔터베리 대지진으로 크게 훼손된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을 놓고 지역 주민들과 성공회 측이 벌여온 논쟁에서 철거를 주장해온 성공회 측이 일단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 12월 2일(월) 뉴질랜드 대법원은, 성당 건물을 철거할 수 있도록 결정한 지난번 항소법원의 판결에 대해 잘못이 없다는 최종 선고를 했다. 당초 성당 건물의 유지를 희망하는 시민들로 구성된 ‘The Great Christchurch Buildings Trust (GCBT)’는 고등법원의 결정이 불합리하다면서, 건물을 안전한 수준까지 일부분 남겨놓아 달라고 항소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었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역사적이고 상징적으로도 중요한 대성당 건물을 유지하고자 하는 GCBT의 의견은 크라이스트처치 시민의 입장으로 볼 때 대단히 중요하기는 하나 항소법원의 결정을 번복할 만한 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에 대해 GCBT를 이끌고 있는 짐 앤더튼 전 국회의원은, 아직도 별개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대성당을 유지시킬 수 있는 희망이 남아 있다는 입장이어서 대성당 철거 논쟁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진행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대성당의 철거 후 재건축을 희망하고 있는 성공회 측은 현재 인근의 라티머 광장에 카드보드로 만들어진 700석 규모의 임시 성당을 마련하고 일요 예배를 비롯한 관련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