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교개혁에 나서는 이유

정부가 학교개혁에 나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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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키(John Key) 총리는 지난달 23일 3억5,900만달러를 투입하는 학교개혁정책을 발표했다. 국민당 정부가 집권한 이후 가장 많은 질타를 받은 부문이 교육부이다. 노동당이 이번 정부의 발표를 6쪽에 걸친 헤키아 파라타(Hekia Parata) 교육장관의 (잘못된 교육정책에 대한) ‘사과문’이라고 폄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민당 정부 새로운 4개 학교직책 발표 
국민당이 올 총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할 경우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인 학교개혁정책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로 250명의 행정 교장이다.

자신의 학교 지역 내의 다른 10개 내외 학교들과 일하게 될 행정 교장 개인에게 연간 4만달러의 수당이 지급될 뿐 아니라 다른 학교들에서 일하게 될 매주 2일분의 자금이 자신의 학교에 지원된다.

이들 행정 교장들을 어떻게 선발할지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증명된 업적 기록 등을 토대로 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 교장들에게는 일정 기간 학생 성적 향상과 같은 특정한 목표가 부여될 계획이다.

행정 교장들과 함께 교실에서는 수학, 과학, 영어 등의 특정 과목에 1,000명의 전문 교사들이 선발된다.

이들에게는 연간 2만달러의 수당 혜택이 있고 매주 2일 다른 학교에 파견될 경우 재직 학교에도 일정액이 지급된다. 

정부가 구성한 전문자문단이 전문 교사들을 선발할 계획이다.

행정 교장과 함께 도입되는 새로운 직책은 5,000명의 지도 교사들이다.

교실에서 롤 모델 역할을 하게 될 이들 지도 교사들에게 연간 1만달러의 수당이 지급된다.

다른 직책들과 마찬가지로 지도 교사의 선발방법과 성과측정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성적향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들이 역량있는 교장을 초빙할 경우 연봉 이외에 정부가 5만달러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이들 이동 교장들은 매년 약 20명에 지원되고 우수한 교장들을 필요로 하는 학교에 배치하기 위해 고안됐다.

이동 교장들의 임기는 3~5년으로 고정된다.

파라타 장관은 이 제도는 공석중인 교장을 채우는 것이지 현직의 교장을 강제로 물러나게 하기 위한 의도는 아니라고 부연했다.

새로운 4개의 직책에 내년부터 4년 동안 3억5,900만달러의 예산이 소요되고 그 후에도 매년 1억5,000만달러가 지출될 전망이다.

교장과 교사들 조심스런 환영  
국민당 정부의 새로운 학교개혁정책은 교사들에 동기를 유발하고 학교간 경쟁을 완화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클랜드 대학의 그레엄 아이트켄(Graeme Aitken) 교수는 이번 교육개혁안이 계획대로 실시된다면 교사의 진로를 선택하는 우수한 학생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견했다.

그는 “학생들 학업 향상에 가장 큰 장애물은 사회적 불평등인데 새로운 개혁안은 교사들이 변화를 이끌고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교장들과 교사들도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정책에 조심스런 환영을 내비쳤다.

중등교장협회 알란 베스터(Alan Vester) 회장은 “학교 간에 지식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초등학교 교사노조인 NZEI(New Zealand Educational Institute)는 학생들의 학업 향상이 궁극적인 목적이라면 예산을 지출할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강한 비판을 자제했다.

NZEI 주디스 노워타스키(Judith Nowotarski) 회장은 “외국의 비슷한 정책들이 실패했는데, 그 원인은 학업 저조 학교를 맡게 된 ‘낙하산’ 교장들이 협력보다는 경쟁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등교사협회(PPTA)의 안젤라 로버츠(Angela Roberts) 회장은 국민당의 교육 계획이 어떻게 실행으로 이어질지 조심스럽지만 교육발전을 위한 옳은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좋은 성적 거둔 국가들의 방법 채택
국민당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학교개혁안은 PISA(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 국제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국가들의 방법을 일정 부분 채택한 것이다.

2012년 PISA 평가에서 읽기, 수학, 과학에서 1위를 휩쓴 중국 상하이의 경우 교감이 학업저조 학교의 성적을 향상시킬 경우에만 교장으로 진급할 수 있다.

국민당은 진급 대신 금전적인 혜택을 당근으로 제시한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 부국장으로 PISA를 감독하고 있는 안드레아스 슐라이허(Andreas Schleicher) 박사는 높은 성적을 보이는 나라들의 공통점은 교육의 질을 우선한다는 것이고, 뉴질랜드는 최고의 교사들을 가장 취약한 교실에 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한바 있다.

뉴질랜드는 2012년 65개국에서 51만명이 넘는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PISA 평가에서 읽기, 수학, 과학 과목에서 모두 순위가 후퇴했다. (표 참조)

파라타 장관은 순위가 후퇴한 것은 새로운 교과과정 도입 등 오랫동안 계속돼온 여러 가지 제도 문제들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이번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교육제도를 개혁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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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추된 교육정책의 신뢰 회복 중요
국민당 집권 이후 학급 규모 확대에 대한 계획 철회, 교사들에 대한 급여 지급 시스템 결함, 논란 속에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실시된 ‘내셔날 스탠다드(National Standards)’제도, 크라이스트처치 학교들의 일방적인 통폐합 결정, 파라타 장관에 대한 사퇴 압력, 그리고 올해부터 문을 여는 챠터스쿨(Charter School) 등 교육계는 바람 잘 날 없었다.

또한 뉴질랜드 대학들은 고등학교 교육제도인 NCEA를 통과하고 대학에 진학한 많은 학생들이 대학 공부를 따라 가기에 실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NCEA 합격률이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학생들의 진정한 실력 향상이 아니라 크레딧을 얻기 쉬운 과정이나 과목을 선택한 결과라는 지적과 맥을 같이 한다.

교육 관계자들로부터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번 국민당 정부의 교육개혁안이 교육제도의 새로운 관료주의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공정한 선발 절차 등 실무적인 방법을 보완하여 뉴질랜드 교육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게시물은 KoreaPost님에 의해 2014-02-26 13:50:07 포커스에서 복사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