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商道)의 제 1원칙, 상즉인(商卽人)의 의미는 ‘장사는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이는 조선 후기 무역거상, 가포(稼圃) 임상옥(林尙沃)의 아버지 임봉핵의 가르침으로 ‘사람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이윤’이라는 것이다.
기업은 언제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사람과 신용’을 무시하고 과정보다는 목적에 치우쳐 직접적으로 이익을 쫓는 기업행위는 실패를 초래할 수 도 있다.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돈과 기회는 사람을 통해서 온다. 결국 사업을 잘하는 첫 번째 비결이 ‘사람을 얻는 것’이다. 사업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생 역시 사람을 끊임없이 만나는 일이 아닌가?
자수성가(自手成家)를 한 부자들의 덕목을 연구해 보니 그 다섯 가지가 ‘끼, 깡, 끈, 꼴, 꿈’이었다고 한다. 모든 부자들의 기본적인 ‘끼’는 성실성이었으며 ‘깡’은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한 용기와 결단력, ‘끈’은 다양한 인간관계와 인맥의 네트워킹, 믿음직스럽고 항상 긍정적인 모습의 후덕한 인상을 뜻하는 ‘꼴’,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자가 되고 싶다는 간절한 ‘꿈’에 대한 염원과 추진력이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궁극적인 목적인 행복한 인생, 성공한 인생은 어떤 것일까? 인생의 행복 역시 사람을 통해서 온다. 나를 신뢰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나의 행복과 성공을 간절히 기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통해서 내 기업의 성공과 내 인생의 행복이 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 그런 소중한 사람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소중한 사람을 얻으려면 먼저 그에게 이익을 줘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좋은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상대방에게 먼저 이익을 주는 것이다. 너무 냉정하고 계산적이어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당신이 만나고 싶은 사람과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은 누구인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그 해답을 알 수 있다. 물론 이익은 금전적인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돈도 될 수 있고 명예, 감동, 만족, 기분 좋음 등 이익의 형태는 다양하다. 나에게 아무런 금전적인 이익을 주지는 못해도 그를 만나면 아이디어가 생기고 인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면 그는 나에게 충분히 이익을 주는 사람이다. 때로는 어떤 장애인을 내가 도와주고 후원함으로써 보람과 기쁨이 생기고 그것이 내 인생의 큰 활력을 준다면 그 장애인 역시 나에게 이익을 주는 사람이다. 또한 당신이 누군가에게 이익을 준다면 당신은 그에게 더없이 소중한 사람이 된다. 그렇게 이익은 행복이 되어 퍼져나간다.
어느 베스트셀러 작가가 말한 ‘부자가 되는 비결’은 이렇다. ‘네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해라. 그리고 그 일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이익을 주고 즐겁게 해라. 그러면 너는 부자가 될 것이다.’ 이는 부(富)를 한 개인의 소유물이 아닌 사회의 공유물로 여겼던 ‘나눔의 기업정신’이 바탕이 되어있다.
건방진 생각이라 여길진 모르지만 어렵다고들 하는 교민경제상황을 바라보면서 왜 자꾸 이(利)보다는 의(義)를 추구하는 상인(商人)의 도리를 떠올리게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장사는 이문을 남기기 위한 것이지만 당장 눈앞의 목적보다는 우리 모두를 위한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 준비하고 계획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교민사회의 경제주체들에게 ‘올바르고 가치 있는 경제행위 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던져지고 있는 때라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현대는 무한 경쟁시대이며 기업의 목적은 이익이어야 한다. 하지만 ‘사회적 책임’과 ‘장기적인 공동생존(公同生存)’ 또한 기업의 목적에 추가되어야 하며 기업의 활동에 윤리(倫理)가 바탕이 되어야만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최고의 기업에는 최고의 윤리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윤리(倫理)란 ‘사람이 원하는 것은 사람을 통해서 온다’는 상업의 철리(哲理)를 깨닫는 것이며 가치 있는 삶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인 것이다.
[이 게시물은 KoreaPost님에 의해 2014-04-10 09:17:54 칼럼에서 복사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