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고등학교 다닐 때 한국에서 뉴질랜드로 온 경우들은 적응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들을 겪는다. 우선 영어가 빨리 늘지 않아서 NCEA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에 온 경우는 학교 생활이 힘겨울 수 밖에 없다. 일반적인 영어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목별로 전문적인 용어들이며 아카데믹한 영어표현들을 이용해서 써야 하는 에세이들이며 점수에 반영되는 평가들이 줄줄이 이어지니 영어공부를 따로 할 시간도 없고 학교나 뉴질랜드 생활에 적응할 새도 없이 궁지로 몰리게 되는 형국이 되는 것이다.
그런 학생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 그렇게 이리저리 휘둘리며 2-3년이 훌쩍 지나가면 대학입학도 어렵고 영어도 직장을 구할 만큼 능숙하지 않아서 일자리도 잡기 힘든 상태가 되고 참으로 1세대들이 겪는 어려움들을 청년의 때에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으로 되돌아 가봐도 이미 너무 늦어서 자리잡는 것이 어렵게 되니 여기서 잠깐 저기서 잠깐 방황하며 잘못하면 이십대를 훌쩍 넘기게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부모들은 요즘의 현실에서는 학원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기 때문에 부모들도 사실상 아이들에게 주체적으로 도움을 주고 적극적으로 함께 문제들을 해결하거나 하지 않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따라가는 경향들을 가지고 있는데, 이젠 영어의 어려움으로 인해 웹사이트들을 뒤져봐도 어렵고 학교를 가도 속 시원하게 정보를 이해하지 못하니 부모들도 사실 패닉 상태가 되고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더욱 더 수동적인 입장을 보이게 된다. 그러다 보니 무엇이 문제인지 아이의 마음을 잘 이해 못해서 오히려 서로 뉴질랜드 살면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갈등을 겪고 이젠 뉴질랜드에 온 본질, 가정을 중요시 여겨 선택한 이민생활인데,을 잃어버리고 부모와 자녀관계가 점점 멀어지기도 한다.
영어가 어렵다고 이곳에서의 생활에 정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부모가 자녀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간파하고 인식하고 현실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수소문해봐야 한다. 그러려면 자녀들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즉 자녀가 자신의 어려움을 부모에게 솔직히 털어놓을 만큼 서로간의 이해와 신뢰가 바탕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가 세워 놓은 꿈에 맞추어 자녀들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가능하면서 관심있는 분야로 갈 수 있도록 부모의 기대를 좀 내려놓고 20대의 자녀가 독립된 성인으로 경제적인 책임을 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주변에 찾아보면 한인들 중에도 전문가들이 꽤 많이 계시고 얼마든지 이 나라 교육이나 대학체계와 가능한 과들, 그리고 취업까지 성공하려면 어느 길들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사설학원이나 유학원 그리고 한국인 직원이 있는 각종 기관들에 문의를 하면 연결시켜주기도 하고 도움을 주기 때문에 발품을 팔아서 정보를 모으고 일단 영어실력을 올리는데 집중하면서 가능한 전문학교들의 입학조건들에 맞춰보면 길들이 보인다. 일단 대학으로 바로 들어가지 못해도 한 분야에서 필요한 기술이나 지식들을 익히고 일을 시작하면 그 뒤에는 얼마든지 공부할 기회들이 주어지고 더 좋은 조건들로 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므로 한국에서처럼 무조건 대학입학을 바로 하지 않으면 한국에서 지향하는 학과들에 보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마음들은 접어두고 내 자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집중한다면 아이나 부모 모두에게 지치지 않고 긴 안목으로 인생을 보며 갈 수 있는 실마리가 제공되어 질 것이다.
[이 게시물은 KoreaPost님에 의해 2014-04-26 18:35:22 칼럼에서 복사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