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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7/2008. 14:11 코리아타임즈 (125.♡.179.126)
모의 수류탄, 유탄발사기, AP지뢰, 클레이모어(작은 금속 파편을 비산(飛散)시키는 지뢰), 보병용 라이플 총 등 군대 갔다 온 이들이라면 '아! 나도 논산훈련소시절 만져 보았는데…'하면서 옛 추억에 잠길 만한 모의전투 훈련장비(시뮬레이터)들이 이 곳 뉴질랜드에서 직접 설계, 제조,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더구나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최첨단 훈련장비들이 한 젊은 한국인의 손에 의해 디자인되고 또한 전 세계 16개국에 수출되고 있는데 군 관련 시뮬레이터 제조업체인 'OSCMAR International LTD'에서 기계개발 기술자로 근무하는 오도영씨의 힘찬 이야기를 들어보자.
약간은 우락부락한 첫인상, 잘 정리되지 않은 수염 그리고 굵은 목소리 톤에서 예전에 홍콩영화에서나 보았던 조직(?)의 친구들이 연상되기도 했지만 막상 이야기가 오고가자 그냥 동네친구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었으며 가끔은 수줍움을 타는 듯 나직한 목소리로 자신의 일을 설명했다. 그는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감히 인터뷰를 한다는 것이 많이 쑥스럽네요"고 첫 인터뷰 소감을 밝혔다.
현재 오도영씨는 일종의 첨단갑옷인 'Manwear Harness'를 제작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이 장비는 PIC(Player Interface Controller), GPS/Radio 안테나, 레이저 송신기(총신에 부착), 사정거리가 짧은 변복조장치(Short Range Modem)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바이벌 게임과 같이 보병의 모의전술 훈련시 주로 사용된다.
"이 시스템은 훈련 도중, 레이저에 맞은 상대편이 곧바로 자신의 부상정도를 파악할 수가 있으며 동시에 누가 발사했고 무슨 총알을 사용했는지 그리고 거리는 어느 정도였는지 등등 단시간에 일어난 모든 상황들을 중앙본부에서 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최대 200m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정확한 조준이 가능하며 'Manwear Harness'에 자신의 ID와 보유한 총의 ID가 함께 입력이 되어 있어 함부로 다른 이의 총을 사용할 수도 없다고 한다. 그의 말을 들으니 문득 한국에서는 예비군 훈련시 총을 분실하거나 다른이와 바뀌는 일이 허다한데 만약 이런 훌륭한 장비를 갖추고 훈련을 받는다면 절대로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왜냐하면 … ㅎㅎㅎ).
또한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부상을 입을 경우, 절대로 계속 전투에 참여할 수가 없다고 하는데 반드시 메딕(Medic:위생병)이 도착할 때까지 그 자리에 누워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처럼 남자라면 흥미를 느낄 수 밖에 없 는 최첨단 훈련장비들을 그는 과연 테스트를 해 보았을까? 대답은 'No'였다. "일을 시작한지가 이제 7개월정도 밖에 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기회를 잡지 못했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제가 만든 장비들을 직접 시험해보고 싶어요."라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OSCMAR회사는 LTS(Laser Target System)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벙커, 군용차량, 탱크, 장갑차 등 모든 군장비에 사용되고 있다. "제작시 항상 방수력, 전자파차단능력, 강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힘을 쓰고 있으며 수십차례 테스트 후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의 시뮬레이터는 현재 싱가포르, 미국, 덴마크, 호주, 캐나다 등지로 수출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남들로부터 '정말로 진짜 총을 만드느냐'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오도영씨는 "실제 총기류를 만드는 회사였다면 아마도 입사를 망설였을 거예요"며 "제가 만든 화기들이 살상용으로 사용된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할 겁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재의 일에 만족하기보다는 좀더 많은 경험을 쌓아 가까운 장래에 기계개발분야의 확실한 1인자가 되고 싶어요."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