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 그래도 집 사기는 어려워

부동산 시장 침체, 그래도 집 사기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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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슬럼프를 맞아 구매자의 시장으로 바뀌었어도 내집 마련은 여전히 어려운 게 현실이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 뉴질랜드와 호주의 집값이 가계소득에 비해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돼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도 뉴질랜드는 이제 집 장만이 쉽지 않은 곳으로 확인됐다. 임금은 오르고 집값은 떨어진다고 하지만 선진국 최고의 금리는 주택 구매력을 사상 최악으로 몰아 넣고 있다.

이자율 상승으로 주택구매력 사상 최악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의 최근 월간 주택 구매력 보고서에 따르면 생애 첫 주택 구입에 나서는 사람들의 구매력이 사상 가장 낮았다.

특히 오클랜드와 와이카토, 넬슨, 오타고 등의 지역에서는 고정 모기지 이율 상승으로 주택 구매력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소득을 가지는 사람이 중간가격의 집을 구입하는데 지불하는 모기지에 대한 비율은 작년 12월 81.9%로 11월 83.5%보다 약간 줄었으나 오클랜드(101.4%)와 와이카토(83%)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년 고정 모기지 이율은 작년 12월 9.35%에서 지난 2월 9.56%로 오름세를 이어 갔다.

따라서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내 집 마련은 여전히 어려운 게 현실이다.

중간가격의 주택에 대한 모기지를 지불하기 위해 가구당 중간소득의 2.1배가 요구된다. 즉 가구당 세후 주당 소득이 1,373달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1년 전에 1.8배였고 5년 전에는 1.1배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고금리의 영향을 감안하지 않는다고 해도 내 집 장만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간 가격의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세 후 중간소득을 10년 동안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5년 전에 이는 6년 6개월이었다.

집값은 지난 10개월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구매력과는 거리가 먼 수준에서 안정되고 있다. 여기에다 금리는 오르고 올해도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 집 마련의 위기는 지난 5년 동안에 걸쳐 특히 심해졌지만 대책이 마련돼 정상화되기 까지는 적어도 10년 이상의 세월이 걸리고, 만약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 상황은 뿌리깊은 사회 문제로 남게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저가주택 공급 홉손빌 프로젝트

노동당 정부는 주택 구매력 위기를 풀기 위한 한가지 대책으로 500채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한다는 홉손빌(Hobsonville)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올 10월 착공 예정인 홉손빌 프로젝트는 이 지역에 건설되는 3,000채의 주택 중 500채는 평균가격 35만 달러로 무주택 가구에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당은 이마저도 90% 대출, 2년 고정 이자율 9.35%, 30년 상환을 가정할 때 매년 3만1,356달러의 모기지를 갚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부부 합산소득이 7만 달러가 돼야 하는데 이는 현재의 가구당 평균소득 6만8,000달러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중 내 집 마련 가장 어려워

한편 미국 부동산 조사업체 웬델 콕스(Wendell Cox) 컨설팅이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 영어권 6개국 227개 도시를 대상으로 2007년 9월 현재 주택구매력을 조사한 보고서(Demographia)에 따르면 뉴질랜드와 호주의 집값이 가계소득에 비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가계소득으로 내집  마련에 걸리는 기간이 뉴질랜드가 18년 6개월로 가장 길었다.

이어 호주(17년 9개월), 영국(14년 1개월), 아일랜드(9년 6개월), 미국(8년 3개월), 캐나다(7년 9개월) 순이었다.

뉴질랜드 전체적으로는 호주와 마찬가지로 연간소득 대비 주택가격이 평균 6.3배에 달해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 캐나다가 가장 낮은 3.1배이고 미국 3.6배, 아일랜드 4.7배, 영국 5.5배로 조사됐다.

연간소득 대비 주택가격의 배율로 나타내는 주택구매력은 배율이 3 이하이면 양호, 3.1∼ 4.0은 다소 낮음, 4.1∼5.0은 매우 낮음, 5.1 이상은 극도로 낮음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반기 시행 예정 '분할소유제도' 주목

뉴질랜드에서 내집 마련이 가장 힘든 도시는 7.5배를 기록한 타우랑가로 227개 대상 도시 중에서는 20위에 올랐다.

오클랜드는 연간소득 6만5,000달러, 주택가격 44만5,000달러로 평균 6.8배에 달래 31위를 차지했다.

크라이스트처치는 6.6배(소득 4만9,400달러, 주택가격 32만8,000달러)로 34위에 올랐고 해밀톤과 웰링턴은 각각 6.3배(소득 5만6,400달러, 주택가격 35만6,800달러)와 6.1배(소득 6만1,200달러, 주택가격 37만3,700달러)로 34위와 36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뉴질랜드는 소득 대비 집값이 가장 높은 국가이자 이자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조사됐다"면서 "이처럼 뉴질랜드의 주택구매력이 열악해진 이유 가운데 하나는 주택 개발업자들의 활동을 제약하고 있는 각종 법령이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부동산협회 머레이 클레랜드(Murray Cleland) 회장은 사람들이 집을 지을 섹션을 절실하게 필요로 할 때 각 지역 카운슬이 불필요하게 택지 공급을 제한했다고 비난했다.

정부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매년 1만8,000채의 주택이 부족하고 렌트로 살고 있는 가구의 70%는 그들이 살고 있는 도시의 가장 싼 하위 25% 가격대의 집 구입에 들어가는 모기지 상환 능력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력으로는 내 집 마련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헬렌 클락(Helen Clark) 총리가 서민들의 집 장만을 돕기 위해 하반기 시행 예정으로 발표한 '분할소유제도(Shared Equity Scheme)'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