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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2008. 14:57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123.♡.85.165)
우리 뒷마당에는 피조아, 아보카도, 구아바, 올리브, 복숭아 등 여러 가지 과일나무가 자라고 있어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올해도 과일이 탐스럽게 달려 그런대로 풍성한 가을을 보냈다. 그러면 내년에도 이러한 풍요로운 결실을 기대하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CNN 방송 광고에서처럼 먹으면 다시 채워지는 그런 방법은 없을까? 겨울철은 과일나무 관리에 적합한 시기로 필요한 손질을 해주어야 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게 가지정리 일 것이다.
그런데 막상 과일나무의 가지를 정리하려면 그 나무에 대한 생리를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보통은 전문가에 상의하거나 또는 전문가의 손을 빌리는 게 상책이다. 그러나 내 집 정원의 과일나무 정도는 내 손으로 직접 관리해야 보는 것이 어떨까? 누군가 말했듯이 사람은 일평생 동안에 나무를 한 번 길러 봐야 한다고. 뒷마당에 있는 과일나무를 상대로 이런 실험을 해 보는 것도 정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재미 일거다.
사람들이 개인마다 모두 특성이 다르다 시피 과일나무도 각각 그 성질이 서로 달라 달리 대해야 한다. 특히 과일나무는 자라는 모습, 열매 맺는 습성, 나무 형태 등이 모두 다른 게 특징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개별 성질이 각기 다른 과일나무도 가지정리의 일반 원칙에는 공통점이 있게 마련이다. 과일나무는 햇볕 쪼임, 나무의 형태, 새로운 가지 확보, 튼튼한 열매가지의 활용이 중요하다.
첫째, 과일나무는 햇빛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가지를 정리해야 한다. 특히 열매가 달리는 부분에 가지는 충분한 햇빛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열매가 달리게 되고 달린 열매가 먹을 수 있도록 잘 익을 수 있다. 또한 햇빛이 나무의 아래 부분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가지를 솎아 내야 한다.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나무 가지 사이로 갈매기가 날아 갈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해야’한다. 이 때 병든 가지나 죽은 가지는 모두 잘라 내서 건강한 가지만 남겨 준다. 가지를 자를 때는 잘 드는 톱이나 전정가위로 나무에서 바싹 잘라 주어야 자를 때 생긴 상처가 빨리 아물게 된다.
둘째, 과일나무는 피라미드 형태가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동서남북으로 가지를 뻗게 해서 나무가 자랄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공간을 통하여 햇빛을 골고루 받을 수 있고, 바람이 잘 통하게 되며, 또한 열매를 솎거나 과일을 딸 때 사람의 접근이 쉬워진다.
셋째, 나무는 새로운 가지에서만 열매가 달리게 되고, 튼튼한 열매가지에 달린 과일이 품질이 좋아진다. 그래서 튼튼한 열매가지가 알맞게 있어야 한다. 나무는 가지를 잘라내면 잘라 낼수록 더 많은 가지가 강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웃자란 가지는 과일은 달리지 않고 높게 만 자라 나무에 그늘을 만들게 되고 그래서 또 다른 가지 자름을 부르게 된다. 그러므로 지나친 가지의 자름 보다는 자연적인 가지의 자람을 촉진시키면서 열매가 달리는 가지를 확보해야 한다.
넷째, 모든 나무는 위로 자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나무의 높이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주어진 공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일나무의 가지 가운데 활력이 떨어지는 열매가지를 주기적으로 잘라내서 새로운 가지의 자람을 촉진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자연적으로 나무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정원에 심겨진 과일나무는 외관만을 바라보는 정원수는 아니지만, 주위의 경관과 어울려야 한다. 나무의 형태를 지나치게 잘라내서 보기에 흉해서는 안 된다. 나무의 가지 정리에는 이점도 참작해야 한다.
우리 집 정원에서 수확한 과일은 또 다른 가치를 가지게 된다. 우리가 길러 믿을 수 있고, 정성이 들어 애정이 담긴 열매로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또한 과일을 익는 대로 익은 것만 골라 딸 수 있어 신선하게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열매의 자람을 바라보면서 자연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풍성한 가을 수확에는 이웃과 나눌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값진 선물이 아닌가. 이 겨울에는 뒷마당의 피조아 무화과나무 가지를 정리를 하면서 다가오는 가을을 기대해 보면 어떨는지.
피조아 가지 정리 모습/과일나무는 가지를 충분히 솎아 내 주어야 탐스러운 열매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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