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 끝나지 않은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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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9/2005. 15:20
코리아타임즈 ()
'총선은 이미 끝났지만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 지난 17일 끝난 총선결과는 1주일 전 실시되었던 'Herald-Digipoll'의 예상(지난호 참조)이 그대로 적중되며 어느 진영도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연정구성을 위한 치열한 몸싸움을 다시 벌이게 되었는데…
뉴질랜드 역대 총선 사상 가장 치열한 접전을 펼쳤던 것으로 알려진 이번 9.17총선은 직접 투표에 참가한 총 인원 2백5만2천명중 노동당이 83만2천표(40.74%)를 획득해 전체 122석 가운데 50석, 국민당은 노동당에 불과 2만2천표 뒤진 80만9천(39.63 %)표로 49석을 차지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러나 그 누구도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해 실질적인 승리를 위한 또 다른 총선 연장전(?)에 사실상 돌입한 상태이다. 게다가 무려 10%(21만여표)에 이르며 소위 '핵폭풍'으로 불리는 부재자 투표(Special Vote) 결과가 최종적으로 발표되는 오는 10월1일까지는 노동당과 국민당이 현재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물밑접촉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이유는 그 개표 결과에 따라 한 정당의 의석수가 통째로 날아가 버리는 사상초유의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기에 처한 정당은 바로 노동당의 영원한 우방을 자처하는 녹색당으로서 그들은 의회 진출을 위한 최소 정당 득표율인 5%를 가까스로 넘긴 5.07%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부재자 투표결과에 따라 녹색당의 의석수인 6석이 한꺼번에 사라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행 선거법에 의하면 지역구에서 1명, 정당득표 수에서 최소 5% 이상을 획득해야만 의회에 겨우 명함을 내밀어 볼 수 있다.
이번 총선을 지난 2002년 당시와 비교하면 크게 국민당의 대약진과 소수정당들의 의석수 감소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실제 국민당은 지난 총선에 비해 지지율이 거의 50%나 상승해 노동당과 대등한 49석을 차지한 반면 NZ제일당은 6석 감소한 7석, 녹색당 6석(3석↓), 행동당 2석(7석↓), 미래연합 3석(5석↓)등 소수정당들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들의 영향력만큼은 오히려 과거보다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비록 어느 정도 선전은 했지만 단 1석이라도 차지하지 못한 정당들로는 Destiny NZ(12,488표, 0.6 1%), Aotearoa Legalise Cannabis(4,609표, 0.23%), Christian Heritage NZ(2,495표, 0.12%), Alliance(1,503표, 0 .07%), NZ Family Rights Protection(1,077표, 0.05%), Democrats for Social Credit(1,006표, 0.05%)등 총 11개 정당들이 있다.
***** 9.17 총선 그후… *****
일단 전문가들은 연정구성에 있어 노동당이 국민당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데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노동당이 현재로서는 행동당을 제외한 모든 소수정당들과의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있는데 반해 국민당은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매우 제한되어 있는 편이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수 정당들간에도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 노동당의 갈길은 사실 험난하기만 하다.
총선전부터 노동당과의 연정을 미리 구상하기도 했던 녹색당(6석)과 진보당(1석), 다수당과의 연정을 이미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는 NZ제일당(7석), 그리고 마오리당(4석), 미래연 합(3석)등 가능성있는 정당은 많지만 과연 누가 노동당의 연정 파트너가 될지는 아직도 윤곽이 잡히지 않은 실정이다.
먼저 노동당의 확실한 파트너로 점쳐지고 있는 녹색당, 하지만 이들의 힘만으로는 과반수 연립정부구성이 불가능해 다른 정당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때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NZ제일당이 합류되게 되면 모든 것이 쉽게 풀리게 된다. 허나 녹색당은 NZ제일당과의 연정을 절대로 수용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미래연합은 녹색당과의 연정을 반대하고 있어 노동당로서는 이래저래 힘든 고민에 빠져 있다. 반대로 국민당 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NZ제일당+미래연합+행동당'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역시 과반수가 넘지 않아 불안해 보이기만 하다.
지난 20일(화), 노동당과의 연정에 대비해 각 소수정당들은 그들의 요구사항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녹색당의 경우 ▲높은 연료비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 도입 ▲확실한 어린이 빈곤대책 마련 ▲학생대출금 제도 전면 재검토 ▲시간당 최소 임금 $12 ▲현 GE- Free상태 유지 등이었다. 그리고 NZ제일당은 ▲노령자(특히 연금으로 생활하는)를 위한 골드카드(Golden Age Card)제 신설 ▲이민법 개정 ▲5천명의 경찰 충원 ▲와이탕이 조약 재구성 ▲시간당 최소 임금 $12 ▲휘발유 GST 삭제를 주요 연정 조건 으로 내걸었다. 그 밖에 마 오리당은 국회 마오리 의석 고정, 해안과 연안 사유권보장이고, 미래연합은 가족위원회 유지, 대마관련법 수정 등이었다.
노동당이 이와 같은 조건들을 모두 들어줄 지도 의문스럽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배척한다는 것도 현상황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 향후 정국은 어떻게 *****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지역별 투표성향을 살펴보면 정당들의 주요 정책과도 전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전통적으로 중ㆍ저소득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왔던 노동당은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그 강세를 여전히 이어 갔는데 특히 대표적인 저소득 지역인 Mangere에서는 무려 71.6%(현재 비자 스캔들로 의원직 박탈위기에 놓인 노동당의 Taito Philip Field의원은 국민당의 Clem simich의원을 전국에서 가장 큰 13,860표차로 누르고 당 선됨)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노동당은 헬렌 클락 총리(국민당의 Ravi Musuku를 12,574표차로 누르고 당선됨)의 지역구인 Mt Albert지역을 포함, Te Atatu, Wait akere, Mt Roskill, Manukau East, Manurewa 등 주로 오클랜드 남서부지역에서 우위를 점했다. 반면에 국민당은 Northcote, North Shore, Epsom, Tamaki 등 부촌들이 밀집해 있는 오클랜드 북동부지역에서 50%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는 다시 말해 노동당과 국민당의 정책을 반기는 이들이 과반수에도 못 미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자칫하면 극단적인 국론분열 사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실 지난 6년동안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노동당의 조세제도와 사회보장제도 특히 부자는 세금을 많이, 가난한 사람은 보다 적게 내게 함으로써 소득을 재분배해야 한다는 기본정책은 많은이들의 지탄을 받아왔다.
실제 굳이 일자리를 찾기보다는 수당에 의존하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는 사실은 오히려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의 의욕을 상실하게 만들었으며 결국 국민당의 엄청난 대약진을 가져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한 반대로 모든 이들이 공평하게 일정한 세금을 내야한다는 기본정책을 펴고 있는 국민당의 급부상은 모든 중ㆍ저소득층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한 전문가는 "노동당과 국민당 중 그 누가 향후 정국을 운영하게 되더라도 이와 같은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어쩔 수 없는 단지 과반수 확보를 위한 불안정한 연정은 일명 '신지역주의' 극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지층조차 설득하는데 실패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경고했다. 이제 사흘 앞으로 다가온 부재자 투표결과, 그 에 따라 연정구성과 국정운영 방향이 보다 확실한 윤곽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 한국 교민들의 선거인 등록 현황 : 노동당의 비공식 자료에 의하면 이번 총선에서 약 6,000여명의 교민들이 선거인 등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는 Northcote가 950여명, North Shore 900여명, Helensville 760여명, East coast 700여명, Epsom 350여명, Waitakere 300여명, 그리고 범크라이스트처치 지역 1,500여명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아쉽게도 정확한 투표율은 아직 발표가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