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9] 정보화 시대와 독서

[329] 정보화 시대와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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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을 흔히 정보화 시대라 한다. 정보화 시대란 한 마디로 정보 및 지식이 지배하는 시대라는 뜻이다.

엄밀히 말하면 정보화 시대가 아니라 정보 시대라고 하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정보화라는 과정이 아니라 이미 정보가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보화와 독서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먼저 정보화의 특징을 살펴보자.

첫째, 다매체(멀티미디어)가 특징이다. 정보화 시대는 텔레비전, 라디오, 책, 컴퓨터, 휴대폰, 위성 시스템을 활용한 다양한 매체 등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가 다양하다.

둘째, 비디오 중심이다. 뭐니뭐니 해도 정보화 매체의 핵심은 비디오이다. 그 중에서도 단연 컴퓨터가 핵심이다. 요즘 사람들은 누구나 컴퓨터를 이용하여 정보를 얻고 또 전달하고 가공한다.

셋째, 정보량이 무한대라는 사실이다. 두 말 할 필요 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양은 가히 무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째, 정보의 동시성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시공간을 초월해 정보를 즉각적으로 획득하고 전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네트워크만 연결되어 있으면 미국의 사건을 우리나라에서 즉각 알 수 있다.

다섯째, 정보의 무차별성이다. 즉 대상에 따라 차별적인 정보가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어떤 정보든 접할 수 있다. 그래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상의 정보화 시대의 특징들에 비추어 볼 때 과연 독서와는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정보화 시대가 되면 책은 그 힘을 잃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측했다. 실제로 책의 위상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책 자체도 정보화 시대에 발맞춰 가벼워지고 흥미위주로 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보화 시대가 심화될수록 책의 위상이 더 확고해지는 측면이 있다. 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몇 가지 제시해보겠다.

첫째, 책은 콘텐츠의 보고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정보화 시대의 총아인 인터넷도 콘텐츠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런데 이 콘텐츠는 결국 책에서 나오더라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하드웨어나 인프라 측면에서 세계 최강의 IT강국이지만 소프트웨어, 곧 콘텐츠 측면에서 보면 매우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미국의 경우는 엄청난 오프 라인상의 콘텐츠가 고스란히 온라인상의 콘텐츠로 바뀌면서 최강의 IT콘텐츠를 보유한 나라가 되었다.

둘째, 사고력을 키워주는 것은 자연과 책이라는 사실이다. 풍부한 콘텐츠가 나오기 위해서는 깊이 있는 사고력과 창의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사고력과 창의력은 컴퓨터를 잘한다고 생기지 않는다. 자연과 교감하고 책 속에서 상상력을 키울 때 사고력과 창의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결국 책을 통해 사고력을 배양하지 않으면 정보 시대의 정보를 풍요롭고 의미있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정보 시대에 책과 독서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컴퓨터를 멀리하고 책과 가깝게 하도록 일부러 교육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것이 컴퓨터가 중심이 된 정보 시대에서 낙오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시대를 선도하는 자로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컴퓨터 바이러스 퇴치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안철수 사장의 경우도 누구 못지 않은 독서광이고, 지금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무수한 정보가 난무하는 시대지만, 의미있고 논리적이고 깊이 있는 정보는, 곧 체계적인 지식은 바로 책에 있다는 것이다. 정보화 시대에 책은 더욱 중요해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즉 21 세기에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필수적인 생존 기술에 다름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