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리의 삶은 조화(調和)의 삶이다. 원래 만상만물은 조화의 조건으로 났다(창조되었다).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어 이것이 있다. 산이 있어 산새가 있고 들이 있어 들새가 있다. 물이 있어 물고기가 났고 땅이 있어 짐승이 났다. 일체가 조화로 났고 조화를 이루고 산다. 조화롭게 사니 상생(相生)의 삶이다.
순리의 삶은 일체의 매임이 없는 삶이다. 과거지사(過去之事)에도, 장래의 일에도 매이지 않는다. 사람에게도, 세상사(世上事)에도, 재물에도, 명예에도, … 일체 매임이 없다.
순리의 삶은 그냥 사는 삶이다. 이래서 살고 저래서 사는 삶이 아니다. 이리저리 재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산다. 걱정하지도 번뇌 짓지도 않고 그냥 산다. 망설이지도 거칠 것도 없이 산다. 바람처럼 물처럼 사는 삶이다.
순리의 삶은 최적(最適)의 삶이다. 최적(最適)의 삶은 또 최선(最善)의 삶이다. 자갈밭에 떨어진 씨앗은 메마르고 척박한 여건에 맞게 최적(最適)의 삶을 산다. 부족한 수분을 흡수하기 위해 뿌리를 깊게 벋어 한 방울의 물을 얻고, 몸체를 작게 하여 한 알갱이의 거름이라도 아끼고 산다. 비옥한 땅에 떨어진 씨앗 또한 그 환경조건에 맞는 최적(最適)의 삶을 산다. 순리의 삶은 하늘을 나는 새처럼, 들에 핀 들꽃처럼 그냥 사는 삶이지만 내 맡긴 삶이 아니다. 되는 대로 사는 삶이 아니다. 순리를 따라 그때그때의 조건에 맞는 최적(最適)의 삶을 사는 것이다. 최적(最適)의 삶을 살기에 최선(最善)의 삶이다. 최선(最善)의 삶을 살고자 하지 않고 그냥 사는 삶이지만 최선(最善)의 삶 그 자체이다.
순리의 삶은 가짐이 없는 삶이다. 욕심으로 살지 않고 집착으로 살지 않는다. 가짐이 없으니 부족함이 없는 삶이고, 부러워하지도 시기하지도 않고 욕심부리지도 않는다. 가짐이 없으니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는 삶이다. 가짐이 없으니 이기적인 삶 살지 않는다.
순리의 삶은 대 자유(大 自由)의 삶이다. 일체에 매임이 없어 자유롭고 일체 가짐이 없어 자유롭다. 일체의 걸림도 없고 일체의 막힘이 없어 자유롭다.
순리의 삶은 대 지혜(大 智慧)의 삶이다. 아는 것이 있어 알고 사는 삶이 아니고 그 자체(眞理)이어서 다 알고 사는 삶이다. 그 자체이어서 그 자체로 그냥 산다.
순리의 삶은 사람이 가지는 가짐의 마음 없이 사는 삶이다. 나 없이 사는 삶이다. 나를 벗어난 삶이다. 일체를 넘어선 삶이다. 완전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