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3] 부모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아이가 될 수 없나요(1)

[343] 부모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아이가 될 수 없나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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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례 -

  이젠 제법 어느 정도 다 컸고 부모가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서 할 시기인 중1 딸아이 때문에 애가 탑니다. 전부터 자기가 하겠다고 해서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게 했는데 종종 학원 빠지는데다, 자기 할 일을 이래 저래 못했다면서 핑계 댈 때가 많아져 자꾸만 제 속을 썩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일러줘야지만 그제서야 '아∼
맞어!' '몰랐어!' 하면서 할 일을 깜빡 잊었다고 하는데 이해도 안되고, 옆에서 시켜야지만 겨우 끝내니…, 그렇다고 다 큰 아이한테 이래라 저래라 말하는 것도 저 또한 성가시고…, 뭐라 한마디 하면 말도 안되는 변명에 좋게 말했던 제 기분마저 더 엉망이 됩니다.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혹시 부모의 영향도 있나요?

  - 원인 -

  '왜 우리 아이는 열심히 하지 않을 까요?' 하면서 걱정을 하는 부모가 많다. 이는 단지 아이에게 성취하는데에 필요한 욕망과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잘했던 아이를 소극적이면서 수동적으로 만드는데에 한몫을 하지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첫째, 부모가 하라고 강요하면 할수록 아이는 하고 싶어하는 동기를 상실하고 만다. 만족을 느끼지 못하거나 주인의식이 없을 뿐 아니라 어떻게 해야 성취하는지를 배우지 못하게 된다. 아이가 어떤 흥미를 보인다고 해서 한꺼번에 많은 지원을 하면 얼마가지 않아서 지녔던 흥미마저 잃어버릴 가능성이 많다.

  아이는 자신의 열정이나 관심과 상관없이 시작한 성취 활동 경험 속에서 이미 불쾌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면, 부모가 강하게 밀어붙여도 아이는 부담감만 커지고 성취활동에서의 보람이나 내재된 즐거움을 느껴보지 못한 채 자기 자신보다는 부모를 위해 참여하는 식의 흉내만 내게 된다. 성취활동에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성취도는 현저하게 떨어지고, 부모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빠져나갈 궁리만 하게 된다.

  둘째, 부모가 아이를 감정경험으로부터 보호하는, 즉 부모의 과보호가 아이를 성숙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실패나 곤경의 가능성으로부터 아이를 구해주고 대신 마무리지어 줌으로써 아이는 대충 넘겨 버리는 미숙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상황으로부터 보호를 받으면, 아이는 여러 정서적인 도전을 긍정적으로 해결하는 법을 배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되어 버린다. 혼자 해결할 힘이 없다고 믿어 버리는 아이는 애초에 시도 조차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셋째, 부모 자신의 자긍심을 아이의 성공과 실패에 연결시키고, 아이에게 흥미를 갖게 해주는 정도를 넘어 지나치게 간섭이나 관여하면서 아이 할 일과 스케줄을 상기하도록 아이를 옆에 끼고 잔소리를 거듭하게 되면 아이는 점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자기가 하고 싶어서 했으면 잘 해야 하는데, 왜 안 하려고 하냐' '열심히 하지 않는다' '게을리 한다'며 부정적인 말을 자주하는 부모 역시 아이에게 싫증과 지루함을 가져다준다.

  넷째, 아이가 종종 성취활동에 대한 부모의 태도를 보고 배우게 되는데, 부모 자신이 하는 일을 힘들어 하고 노심초사하면, 아이는 성취활동을 통한 즐거움과는 거리가 먼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다섯째, 부모가 좋아하면 아이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부모가 당연 인생 경험이 더 많으니까 하면서 아이 의견을 무시하고 부모 자신의 흥미와 욕심에 따라 아이의 활동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