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 나비 효과(butterfly)

[349] 나비 효과(butter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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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과학 분야의 최근 연구 결과 중에 “카오스(chaos)이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말 그 대로 “혼돈”이라는 의미인데 단순히 혼돈이란 뜻을 넘어서 “무질서 중의 질서”란 의미로 받아 들여지고 있습니다.

  카오스 이론은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 라고 부르는 현상을 발견한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나비 한 마리가 북경에서 날개를 펄떡거리면 다음 달 뉴욕 앞 바다에 폭풍이 일어날 수 있다든지, 어떤 사람이 서울에서 재채기를 하면 그 에너지가 허공으로 방사되어서 대기의 흐름에 영향력을 행사해서 이것이 뉴욕이나 다른 곳의 어떤 건물을 때려 부수는 폭풍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사람 하나하나가 전 지구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이론은 어떻게 보면 황당하지만 세계 현상은 대단히 정확하며 무질서 속에 질서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카오스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우주 공간은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텅비어 있는 것 같지만 공기의 대류 현상에 따른 미묘한 움직임들, 알 수 없는 에너지의 흐름이 끊임없이 교차되면서 질서 정연한 모습을 빚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령 우리가 말을 하면 말의 에너지가 허공을 울려서 진동을 하고 그 진동의 파장이 허공을 가득 채운다는 것입니다. 이 진동의 파장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허공에 있는 각양각색의 공기나 대류 현상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서 이것이 전 지구적 차원으로 펴져 나간다는 이론입니다.

  우리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은 정신에 깊은 자국을 남기게 됩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업(業:karman))이라고 합니다. 기업, 공업, 농업, 어업, 상업, 여행업, 무역업, 금융업 등과 같이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은 자신을 나타내는 얼굴이기도 합니다. ‘업'은 마치 마음의 밭에 뿌려진 씨앗과 같아서 후에 반드시 열매를 거두게 됩니다. 한 순간 우리가 갖는 생각이나 염원은 소멸되지 않고 이 우주 공간에 두고두고 진동합니다. 남을 미워하고 비방하면 그것이 그대로 내 영혼의 언저리에서 맴돌게 되어 나를 괴롭히게 됩니다. 남을 사랑하고 나누면서 살려는 자비로운 생각을 갖게 되면 또한 그 에너지가 내 영혼의 둘레에서 맴돌게 되어. 나의 환경이 밝게 변하고 좋은 이웃이 생기고 하는 일이 잘되게 됩니다.

  이와 같이 나의 생각이 나를 형성합니다. 어떠한 생각을 지니고 있느냐가 바로 그 인생을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생각이 사악하지 않고 선하고 성스러워야 합니다. 한 생각은 바로 결과입니다. 그래서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문화와 종교가 있어야 하고 사랑이 있는 집안과 맑은 자연환경과 아름다운 이웃과 그리워하는 친구가 있어야 합니다.

  가치의식이 뒤바뀌고 사람의 설 자리가 날로 위태로워지고 있는 험난한 세상에서 유혹에 빠지지 않고 자신을 지켜 한송이 꽃을 피우기란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간절한 원(願)이 있어야 합니다. 원은 목표입니다. 그 원의 힘이 나의 삶의 목표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서게 합니다. 추상적이고 요행을 바라는 원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원을 세워야 합니다. 원이 있는 사람은 그 어떤 시련이나 바람에도 꺽이지 않습니다. 인류의 성공한 위인들은 먼저 원을 세우고 기도하고 노력하고 봉사한 결과입니다.

  산다는 것은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어진 행운입니다. 다만 그 행운은 오래도록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끝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행운을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의 생각과 말과 행위가 비난받지 않아야 합니다. 나와 가족과 나의 후손들을 위해서도 그러해야 합니다. 나의 말과 행위는 허공에 사라지지 않고 나에게 몇 배의 무게로 어쩌면 그 보다 더 큰 어마어마한 부피로 되돌아 오기 때문입니다.

  이곳 교민 사회에 막무가내로 서로 비난하지 않고 건전하게 비평하면서 각 분야에서 “나비효과”를 불러 일으킬 인물과 단체를 찾고 길러 가야 내일의 아름다운 교민사회의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이미 많은 분들이 자신의 열정을 불태우면서 교민사회와 나라에 역할을 다 하고자 하는 분들이 계시니 우리 모두 다함께 관심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하나의 문제를 비난하게 되면 그 당위성을 위해 계속 비난하게 되고 여러 사람들이 가세하게 되고 그 결과는 비참하게 됩니다. 하나의 문제에 격려와 비판으로 인도한다면 그 완성도는 훨씬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나는 나 혼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 연결고리가 튼튼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나”만을 고집하여 자신의 생각만을 주장하고 행동한다면 필시 그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우리”의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나” 보다는 우리”를 생각해야 하며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나의 하나의 몸짓, 말, 생각, 행동이 그냥 “나”의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비효과”를 이루어 다른 이에게 폭풍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다니경>>에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세상의 모든 현상은 그냥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행하는 그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역사가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현대의 자연과학이 밝히고 있음은 무엇을 시사하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