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 집으로…,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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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9/2005. 14:38
코리아타임즈 ()
지난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올 3월 달에 2001년 3월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장기출국자 수가 입국자 수를 앞질렀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아시안의 입국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교민들은 주로 건강식품점, 데어리, 미용실, 이민ㆍ유학 사무소, 여행사, 식당, 자동차 판매 및 정비 등을 운영하거나 하숙과 플랫, 청소 등으로 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는데 갈수록 줄어드는 유학생 및 예비 이민자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게 교민경제가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동안 피부로만 느껴지던 사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수치가 지난 21일(수) 통계청에 의해 밝혀졌다. 금년 3 월 기준으로 영구 또는 장기출국자가 5,800명, 입국자 가 5,500명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출 국자 수가 입국자 수를 앞지른 것이다.
또한 뉴질랜드 국적이 아닌 자의 입국은 약 1,400명 감소를 했으며 그 중에서 중국인이 가장 많은 800명을 차지했다.
올해 3월말까지 순수이민자 유입은 28,000명을 기록했지만 작년 동기간의 41,600명과 비교하면 33%나 줄어들었다. 통계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3개월 동안 영구 또는 장기입국 자는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는 반면에 출국자는 지난 8개월 연속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민자들의 나라별 분포를 살펴보면 아시아권은 중국이 7,400명, 인도가 4,100명, 일본 2,100명 순이었으며 영국은 43% 증가한 10,300명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에 바뀐 일반이민법(4차례에 걸친 의향서 심사결과 영국인 비율 40%이상)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같은 기간 호주로 이주한 뉴질랜더는 11,000명(20 03년 3월 11,300명, 2002년 3월 16,100명)이었다.
'유학생 감소'는 교민경제 불황으로
경제전문가들은 3년만에 처음으로 입국자 수가 줄어든 것은 젊은 아시안 유학생들의 급격한 감소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1년 가까 이 진행된 적은 입국자, 많은 출국자 관계는 결국 지난달에 출국자가 300명 많게 되었으며 이민법, 환율 등의 조건이 나아지지 않는 이상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계청에서 밝힌 영구 및 장기 출국자들에는 뉴질랜드 영주권자를 포함해서 취업비자, 학생비자 소지 자들이 대거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순수이민유입은 1,170명으로 적정선을 유지했으나 2월의 2,140명, 최대 피크였던 작년 5월의 3,670 명에 비하면 엄청나게 큰 하락폭이다.
통계청은 "비 뉴질랜드 국적소지자의 입국이 1,400명 이나 줄어들었는데 여기에는 15세에서 24세 미만의 학생들이 대부분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Deutsche Bank의 수석 경제학자인 Ulf Schoefisch는 "평균적으로 매달 1,500명 순수이민유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올해 말까지 점차적으로 1,000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작년 11월경 한국으로 돌아간 유학생 이모(27세)씨는 당시 끝없이 치솟았던 환율 때문에 공부를 끝내지 못한 케이스인데 "너무나 갑작스런 환율상승 때문에 생활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더구나 용돈을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 는 정말로 하늘의 별따기 수준일 만큼 구하기가 어려웠다."라며 힘들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환율이 오르기 시작한 시점부터 한국으로 돌아간 유학생은 정확한 통계치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 려졌으며 이로 인해 대형 학원의 연쇄파산 및 합병 등은 올해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주 수요층이 줄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교민사회에서는 같은 업종의 사업 체들이 계속 들어서고 있으며 동시에 과다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산업이 뉴질랜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 말할 수 있으며 더불어 전체 3만 정도로 추산되는 교민사회에도 그 파장이 클 수 밖에 없는 게 당연한 현실이다.
비록 작년 말부터 빠져나가기 시작한 유학생들이지만 Education New Zealan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말 한국 유학생은 2만 명에 이르렀으며 이들 중 대다수는 영어학원 및 초,중등 교육기관에 집중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예전부터 조기유학생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한국이었지만 특히 작년에 초, 중등 교육기관에 입학한 학생수는 전년대비 45% 증가한 7,232명에 달했다. 이러한 수치는 중국의 5,376명보 다 거의 2,000명 많은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해 한국 유학생들이 뉴질랜드 경제에 기여(?)하는 금액은 3 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으며 여기에서 최소 5%는 교민 경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의 장벽(?), 환율과 이민법
그렇다면 왜 모두들 돌아가는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환율문제가 아닐까 한다. 부모님이 보내주는 용돈으로 생활하는 유학생의 입장에서는 환율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오클랜드 시내 학원에 다니는 한 학 생은 "최근 환율이 떨어지고 있어 약간은 안심이 되지만 그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나의 경우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와서 일을 하기가 다른 친구들에 비해 조금은 나은 편이지만 호주에 역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있는 대학친구 얘기를 들어보면 아르바이트 찾기나 임금, 볼거리, 학원수준 등에서 뉴질랜드보다는 장점이 많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어린 자녀교육과 영주권 획득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뉴질랜드에 온 학부모는 "주당 200불 가까운 딸 유치원비와 내 영어학원비, 생활비, 렌트비 등으로 매달 4,000불 이상의 지출이 계속 되는 상황이지만 환율 때문에 한국에서 남편이 보내 주는 돈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학원 등록한 기간이 끝나는 대로 한국으로 돌 아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환율과 더불어 예비이민자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는 이민법 역시 문제시되고 있는 부분으로써 'A' 이민 업체에 따르면 일반이민의 경우 새 이민법 이후로 아예 의향서신청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또 다른 'B'업체는 겨우 통과점수 180점에 턱걸이한 1명의 신청자가 있었을 뿐이다라고 전했다.
더구나 기업이민 심사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작년에 신청한 일반이민 역시 비록 담당 이민관의 승인이 났다고 하더라도 예전과 같이 가승인 레터가 바로 오지 않고 2-3개월 정도 더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업체 대표는 "일반이민 신청자뿐만 아니라 환율 및 영어시험관계로 투자이민도 전무한 편이다."라고 전했다. 이민의 문이 좁아지면서 많은 이들이 정착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은 작년 한국의 이민통계자료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을 떠난 총 이민자 수는 11,178명 그 중에서 27%인 3,000여명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다.
한국에서의 사업성공과 물려받은 재산으로 어느 정도의 부를 축적하고 있었 던 'K'씨는 한국의 모든 재산을 정리하고 뉴질랜드로 와서 이민을 준비 중이었지만 갑작스레 2년 남짓한 뉴질랜드 생활을 접고 작년 10월 다시 한국으로 간 케이스, 정착초기 투자 실패 등으로 쓰라린 경험을 했던 그는 고환율과 강화된 이민법으로 인해 더욱 힘든 나날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 후 그가 새로 시작한 일은 학교청소, 그러나 그 비용은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랐고 오히려 가지고 간 돈을 축내기에 급급했다. 그러다가 자녀들을 돌보던 아내까지 같이 청소를 하며 최대한 끝까지 버티려고 노력 했지만 도저히 생계를 유지할 수가 없었고 가지고 갔던 재산마저 남아나지 않자 작년에 서둘러 귀국을 했다.
경기침체는 올해 말까지
연간 12만명에 달하는 한국관광객, 2만 여명인 유학생, 기타 1만 여명의 이들을 포함한 15만명의 한국인들이 입국하는 뉴질랜드, 이들을 대상으로 영업 중인 교민업체들은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고전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어리를 운영 중인 한 교민은 "이민동기로 절친하게 지내던 한 친구가 사업체의 부진이 갈수록 정도를 더하자 살던 집과 가게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내놓고 한국으로 역이민을 생각 중인 보았다."라며 "결코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작년에는 특히 예비 이민자들의 귀국으로 인해 송별회가 자주 열리기도 했으며 지금 한인식당가 등의 상가표정도 점차 썰렁해지고 있다는 게 교민들의 얘기다. 당시 송별회에 참석했던 교민에 의하면 "상황이 좋은 상태에서 헤어지면 몰라도 가진 것도 변변하지 못한데다 언제 어디서 만나자는 기약도 할 수 없는 만남이었기 때문에 떠나는 사람, 남는 사람 모두 착찹한 표정들이었다."라고 전했다.
IMF이후 최대의 위기라는 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교민업체들은 단기수익에 급급하기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는 내실있는 경영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