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4] Shakespeare산책-Ⅰ.Macbeth

[374] Shakespeare산책-Ⅰ.Macbe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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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에서 Cambridge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영어공부를 시키면서 Shakespeare의 작품들을 다시 읽자니 학창시절에 읽었던 똑 같은 작품들이 지금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인생의 경험은 부족하고 미래에 대한 꿈과 열정만이 가득 차있었던 그 시절에는 Shakespeare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이 준비되지 않았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많은 작품들 중에서 더욱 빛나는 작품들을 들라고 하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본 적이 있는 그의 '4대 비극-Hamlet, Macbeth, King Lear, Othello'-을 꼽을 수 있다.

  '비극(tragedy)'이란 무엇인가? '악한 사람이 악한 일을 하다가 큰 재앙을 만나고 벌을 받게 되었다.'라고 한다면 그것은 비극이 될 수가 없다. 그런 이야기는 그저 '권선징악'이란 주제를 갖는 일반적인 동화가 된다. '비극'은 본질적으로는 선하거나 정상적인 사람이 그가 갖고 있는 치명적인 결점이나 어쩔 수 없는 주변 상황 으로 인해서 피할 수 없는 파국(catastrophe)을 맞게 되는 것이다. Shakespeare의 4대 비극 중에서 macbeth는 '야망의 비극'을 다루고 있다.

  Macbeth는 스코틀랜드의 장수로 Duncan왕을 위해 전쟁에 나가 승리를 하면서 영웅이 된다. 그러나 그에게 앙심을 품은 마녀들이 그가 왕이 될 것이라는 거짓 예언을 한다. 그 예언을 남편 Macbeth의 편지에서 전해들은 그의 부인, Lady Macbeth는 왕을 죽이고 왕의 자리를 차지하라고 Macbeth를 충동질하고, 그 일이 옳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는 그 일을 피하려고 했지만 자신의 야망과 부인의 말에 이끌려 결국 왕을 죽이고 만다. 그러나 왕을 죽이라고 남편을 충동질 했던 Lady Macbeth는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하게 되고 Macbeth는 Duncan왕의 아들인 Malcolm에 의해 살해 된다.

  Macbeth의 비극은 인간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야망(ambition)'을 그가 갖고 있다는 것과 많은 남자들이 경험하는 '잔소리하는 부인(henpecked wife)'을 그도 갖고 있다는 평범한 사실에서 시작된다. 그 자체로는 악(vice)라고 할 수 없는 보편적인 인간의 삶과 모습을 그도 소유하고 있었다. 또한 그가 왕을 살해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갈등하는 장면에서 보면 그도 자신의 야망과 부인의 잔소리를 극복하고 선한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Duncan is here on double trust: first, because I'm his kinsman and his subject; then, because I'm his host, who should protect him from his murderer – not bear the knife."("던칸왕은 두 가지 이유에서 나를 믿고 여기에 있다. 첫째로, 나는 그의 친척이고 그의 부하이다. 그리고 그는 나의 손님이고 나는 칼을 들 사람이 아니고 그를 살인자로부터 보호해야 할 사람이다.")

  그러면 이런 평범하고 정상적인 인간이 친척이며 그의 왕인 Duncan을 살해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많은 비평가들은 그의 야망(ambition)과 Lady Macbeth의 '자신이 여성임을 부인할 정도의' 극단적인 충동질로 인해 왕을 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Lady Macbeth의 'unsex me here'('나의 성을 제거해 주세요.')라는 표현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남편을 들볶는 기괴하게까지 보이는 한 여자의 집착을 보여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주변적 상황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Macbeth가 자신의 야망으로 인해 평상심에 대한 통 제력을 잃었다는 것에서부터 비극은 시작된다. 누구나 때로는 욕심도 생기도 야망도 갖게 된다. 또 때로는 그 일을 실행하도록 부추기는 친구나 배우자 혹은 자녀들까지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의 선택은 항상 본인 자신에게 남겨지는 과제이다. 결국 그것을 택하고 안하고는 본인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Macbeth와 같이 사람을 죽이는 무서운 사건은 아니지만 비슷한 상황에 처하여 갈등을 하고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 순간이 많다. Macbeth가 왕의 살해를 고민하면서 그 결과가 어떨지를 예측했었던 것처럼 우리도 선택의 순간이 올 때 우리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에 대해 희미하나마 예측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욕심이나 야망 혹은 우리의 자존심이 그 모든 것을 넘어서게 될 때 다른 사람들의 속삭이는 말을 '그럴듯한 핑계'로 삼아 우리는 잘못된 '그 일'을 실행에 옮기게 된다. 그 뒤에 따르는 대가, 혹은 비극(tragedy)에서의 파국(catastrophe)은 또 얼마나 담즙(bile)처럼 쓰고 호되었던지.

  여담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어떤 사람이 있다. 그는 한 나라의 왕이었고 Macbeth와 똑같이 살인죄를 지었다. 자신이 직접 죽인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을 시켜 자기의 부하를 '모살(premeditated murder)'했다. 그 부하의 아내가 탐났기 때문이다. 그가 바로 돌팔매질 잘하여 거인 골리앗을 죽인, 유대인의 왕 '다윗(David)'이다. 흥미롭게도 그의 죄는 Macbeth와 같이 그를 파국으로 몰고 가지는 않았다. 그에게는 목숨을 걸고 직언을 하는 예언자 '나단'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왕'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신하의 직언을 받아들여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눈물로 회개하는 '겸손함'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죄를 하나님으로부터 용서 받았다. 비록 그 죄의 대가는 '그 부하의 아내와 다윗,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의 죽음'이란 아픈 채찍으로 그를 매섭게 다루었지만, 그는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는 '성군'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