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개
3,259
26/07/2008. 14:08 코리아타임즈 (125.♡.179.126)
낯선 목적지를 향해 힘든 발걸음을 옮겨가던 한 여행자는 날이 저물자 여관을 찾기 시작한다. 그는 이 곳을 기점으로 하여 재충전하고 난 후 미지의 공간 즉 새로운 세계를 모험하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설 참이다. 드디어 여관에 도착한 그가 안내 데스크에 팔을 괘고 설레임과 함께 약간은 긴장된 목소리로 던지는 한마디 '빈방있어요 ?…'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국적의 젊은 작가 8명은 '빈방(Free Space)'이라는 주제로 한국의 창동 미술 스튜디오에서 14일부터 오는 28일까지 2주동안 양국의 현대 작가 교류전을 열고 있는데 한국으로 출국하기 앞서 뉴질랜드 대표로서 참가하는 서혜연씨와 Tyler Fox를 만나 보았다.
이번에 뉴질랜드-한국 미술 교류전을 기획한 서혜연씨는 "뉴질랜드 대표인 저와 이재훈씨, Gabriel(뉴질랜더), Tyler(미국인) 등 4명의 작가들은 각각 교포 1.5세대로 두 문화사이에서 성장하거나 장기여행자로 또는 미군으로 일하며 한국을 잠시나마 경험했던 분들입니다.
이제는 다시 예술가가 되어 한국에 돌아가 잠시 머물다 또 다른 목적지로 향할 것입니다."라며 "1.5 세대들이 뉴질랜드에서 그리고 외국인이 한국에서 이방인으로서의 느꼈던 감정들을 이 전시회를 통해 각기 다른 두 나라의 자가들을 하나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라 고 설명했다.
서혜연씨는 현재 오클랜드 미대 4학년에 재학 중이며 작년 서울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는 동안 연세대 영상대학원 주최로 열렸던 '메카 페스티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이번 작품에 참여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전시회가 확정되었을 때 무엇보다도 제가 태어난 한국에서 그것도 뛰어난 작가분(한국대표는 프로젝트 그룹인 '이동시점')들과 함께 작품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 다는 것이 정말로 기뻤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키위작가인 가브리엘 화이트씨는 무려 14개월 동안 한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셀프카메라로 다양한 한국의 모습들을 찍었는데 한국인들도 평소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여러 가지 사실들을 영상으로 표현했다고 하며 또한 주한미군출신인 타일러 폭스씨는 멀티채널비디오를 통해 '홍수'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그는 "사람들이 도시에 살며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주차발권기계, 버스티켓 지급기, ATM기계 등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초현실적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황금만 능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개인적으로 인터미디어(음악, 영화, 무대, 회 화 등을 복합한 예술)의 창시자 인 백남준씨를 존경하며 그의 멀티미디어 하이테크 아트의 가능성은 앞으로도 끝없이 계속될 것으로 믿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서혜연씨와 이재훈씨의 작품은 인간의 신체적, 유전적 특징에 중점을 맞추고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서혜연씨는 " 7명의 뉴질랜더 얼굴에다가 저의 얼굴을 합성해 만든 디지털 프린트와 한 켠에 쌓인 랜티큘러 스티커로 극도의 애매모호함과 이질적인 공간을 만들었습니다."라며 "교포 1.5세대로서 느끼는 소외감과 고통, 혼란, 후회 그리고 희망 등 의 복합적 감정을 가시화시키며 정체성을 풀어 가는 과 정을 연출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뉴질랜드-한국 미술 교류전을 발판 삼아 정기적인 작품전시회를 계속 개최하겠다는 이들의 첫번째 계획은 올 연말에 오클랜드에서 제2차 뉴-한 교류전을 여는 것이다. 특히 2차 미술 교류전은 Asia 2000과 한국 국제 협력부 주관으로 개최할 예정이며 많은 유능한 작 가들의 참여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