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육상국가대표 감독, NZ에서 새로운 도전 - 도호영 트레이너

전직 육상국가대표 감독, NZ에서 새로운 도전 - 도호영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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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높이뛰기 국가대표 선수, 육상국가대표 감독 8년 등 범상치 않은 경력을 소유하고 있는 도호영(50)씨가 화려한 경력을 등에 지고 뉴질랜드에 온 지도 벌써 7년이 되었다. 2002년 육상 감독으로 국가대표 선수팀을 이끌고 2002 부산아시안게임을 준비하기 위해 전지훈련을 온 곳이 바로 뉴질랜드였는데, 뉴질랜드의 좋은 공기 덕분일까? 2002 부산아시안게임 남자높이뛰기에서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하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전지훈련 당시 뉴질랜드에 대한 이미지도 너무 좋았고, 나중에 꼭 가족과 함께 이민을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정말 그의 희망이 현실이 되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도호영 씨는 말한다.

180센티미터가 훌쩍 넘는 키에 마른 체격을 가진 그는 전직 운동선수 그리고 국가대표 감독답게 호랑이 선생님 같은 캐릭터를 가지고 있을 법도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만난 도호영 코치는 오히려 그 반대의 차분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도 코치는 한국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훈련시킬 때는 강압적으로 대하기도 하고 태릉선수촌의 분위기도 매우 근엄하기 때문에 엄격한 규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뉴질랜드에 이민와서부터는 환경적인 요인들과 더불어 삶이 많이 변화되었다고 한다.

1995~2002년까지 육상국가대표 감독 생활을 하면서 도 코치는 아틀랜타올림픽 결승진출, 방콕아시안게임과 부산아시안게임 남자높이뛰기에서 우승해 2 관왕을 차지한 이진택 선수 등 훌륭한 선수들을 키워 내기도 했다. 뉴질랜드에서도 도 코치는 뉴질랜드 남자높이뛰기 국가대표 선수이자 뉴질랜드 기록보유자인 Glenn Howard 선수를 훈련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Glenn Howard 선수는 1995~2001년, 그리고 2003년 뉴질랜드 높이뛰기 신기록을 세웠지만 최근에는 부상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하고 있다. 도 코치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뉴질랜드는 투포환 선수 Valerie Villi가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중.장거리 육상경기에서도 높은 수준을 보여 주었습니다. 투포환 외에도 조정 종목, 사이클 종목 등 육상 종목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죠.”라며 스포츠에 대한 키위들의 자긍심도 굉장히 높다고 설명한다.

도 코치의 부인 김희선(47)씨도 남편 못 지 않는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 역시 한국에서 높이뛰기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하며 1988 서울올림픽 결승진출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여 메달획득 뿐만 아니라 1990년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서 여자높이뛰기 한국신기록을 갱신했다. 슬하에 두 명의 자녀가 있는데, 자녀들 역시 뉴질랜드 주니어 높이뛰기 선수로 공부와 운동을 함께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도 코치는 자녀들이 뉴질랜드의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서 열심히 훈련 해 부모가 이룬 성과보다 더 훌륭한 성적을 거두어 뉴질랜드 높이뛰기 대표선수로 활동하길 바라는 희망도 가지고 있다. 오전에는 일반인들이 운동을 효율적으로 하도록 돕는 트레이너로 일하고, 오후에는 육상 대회 등을 준비하는 선수들을 훈련하는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오후에 그가 트레이닝 하는 어느 키위 선수의 나이가 의심적어 살짝 물어 보았더니 도 코치는 “저 선수는 60대 여성으로 국내에서 치러지는 시니어 육상대회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저 선수 외에도 40대 중반의 한 여성도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꾸준히 트레이닝을 받고 있죠. 운동을 즐기는 저 분들의 실제 나이보다 훨씬 더 젊어 보이지 않나요? 젊어지는 비결은 바로 꾸준한 운동에 있습니다.(웃음)”라고 말한다. 실제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몸에 찰싹 달라붙는 트레이닝 복을 입고, 목에는 수건을 두르며 도로 위를 뛰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는 나라가 바로 뉴질랜드이다.

오후에 훈련을 하러 나온 60대의 한 키위여성은 훈련 도중 “도 코치는 정말 멋진 사람입니다.”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는 등 도 코치에 대한 칭찬으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차분한 말투로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관찰하고, 개인적으로 운동 할 때에도 문제점이 무엇인지 꼼꼼히 살펴주는 도 코치는 서양인들은 신체조건이 뛰어나기 때문에 꾸준히 훈련을 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질랜드뿐만이 아니라 한국사회에도 지난 몇 년 사이 웰빙바람이 불고 있어 소위 몸짱(?)을 만들기 위해 국민들 이 런닝머신 위를 열심히 뛰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교민사회에서도 지난 7년간 헬스장을 찾는 교민들이 크게 증가했고, 처음보다 건강해진 회원들의 모습들을 볼 때마다 트레이너로써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 동안 운동을 꾸준히 해 온 회원들이 예전에는 피곤함을 자주 느꼈는데, 요새는 금방 피곤해지지도 않고 건강을 되 찾은 것 같다는 분들이 대부분이세요.”

하지만 얼마 전 뉴질랜드 언론에서는 이민자들의 비만율이 높아지고 건강도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결과를 보도했다. 고향과 전혀 다른 식습관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 뉴질랜드 타지에서 적응하고 있는 이민자들의 건강이 본인들도 모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도 코치는 “자녀들을 양육하느라 먹고 살기에만 바쁜 이민자들이 이제는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자기 자신에 신경을 써야 할 때입니다. 운동은 보약보다 더 큰 효과를 가져다 주며, 젊어지는 비결이기 때문이죠.”라고 말하며 노후를 준비하는 이민 1세대들의 건강에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운동 전 반드시 적당한 스트레칭을 해 주고,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면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도 코치는 여느 이민자들과 마찬가지로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그리고 거기에 하나 더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기에 적합한 곳을 물색하다가 뉴질랜드까지 오게 되었는데 앞으로 뉴질랜드 육상대회에 출전하는 대표선수들이 많이 나타나 크게 활약하길 바라고, 이들을 지원해주는 든든한 스폰서들도 부족하지 않길 바란다는 바램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이강진 기자 reporter@koreapost.co.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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