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가정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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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006. 15:02
박신영 ()
한 지역신문에 의하면, 크리스마스 및 새해 휴일동안에 경찰에 신고된 가정폭력은 하루에 13건이나 된다.
2005년 12월 23일부터 2006년 1월 8일까지 오클랜드의 central지역에서만 230건이 신고되었고 그중 61명이 체포되었다.
크리스마스란 원래 가족이 한데 모여 즐기고 화평과 사랑으로 가득찬 시간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매우 다르다고 한다.
대개 모든 경우에 협박 및 강압적인 행동이 폭력으로 이어지는데, 연휴기간에 오히려 평소의 2배 가까이 가정폭력으로 인한 체포건수가 증가한다고 한다.
이 심각한 현상에 대해, 관련 agency에서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것은
이웃과의 공조이다.
가정폭력의 소음이 들리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라는 것이다. 오호, 이건 한국에서도 많이 듣던 소린데.......
뉴질랜드에서는 12일에 한명꼴로 가족이나 partner의 손에 의해 여성이 살해된다고 한다. 그래서 agency에서는 가족이나 이웃의 적극적인 개입이 가정폭력 예방 및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세계최초로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앞서가는(!) 나라 답지 않게 뉴질랜드의 가정폭력은 심각한 문제인 모양이다. 뉴질랜드의 문화-럭비를 좋아하고, racing에도 열광하고, 맥주를 즐겨마시고-자체가 이런 폭력의 원인이 된다고도 한다.
나는 뉴질랜드에 온 지 얼마 안되어 아들녀석을 혼내주려고 매를 든 적이 있었다. 하필이면 늦은 저녁시간이었는데, 매를 들어 엉덩이를 때리면서도 혹시 이웃들이 이 광경을 보고, 또 아들녀석의 울음소리, 내 고함소리등 큰 소리를 듣고, 경찰에 신고하면 어쩌나 싶어서 슬그머니 매를 내린 적이 있었다.
다음날, 뉴질랜드에 10년이상 살고 있는 지인에게 물어보았더니, 걱정말라는 거였다. 여기서는 아이들을 훈계하려고 매를 곧잘 들 뿐 아니라, 심지어 마오리족은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때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해주어서 나를 놀라게 했었다.
그렇다면 이런 가정폭력의 문제는 마오리족등 폴리네시안이나 중국인, 인도인들만의 문제이고 백인 키위들은 한 발 빠진다는 건가 싶은 생각이 언뜻 들기도 했지만, 이것이야말로 백인우월주의적인 편견인 것 같다.
그 예를 들자면,
아들녀석의 학교에서 하교시간에 백인여자아이와 폴리네시안 남자아이가 서로 붙은 것을 보았다. 얼른 상상하기에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를 힘들게 할 것 같지만, on the contrary,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를 깔고 앉아서 가슴, 배등을 사정없이 주먹으로 때리는 것였다.
솔직히 뉴질랜드에서는 한국과 같은 이런류의 다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지라, 나는 몹시 놀라서 한동안 멍하니 쳐다보다가 그 남자아이 대신에 우리아들이 그런 처지에 놓일 수도 있을 것 같고, 어쨌든 정신차리고 말리러 가는데...... 그 여자아이가 일어나 가 버렸다.
그리고 뉴질랜드 출신의 유명 연예인으로는 러셀 크로(Russell Crowe), 브렌든 콜(Brendan Cole), 애론 제프리(Aaron Jeffrey) 이 세 사람을 꼽을 수 있는데 이 백인 세 사람을 가리켜 소위 Kiwi Bad Boys라고 한다.
러셀 크로는 뉴욕의 호텔종업원에게 전화기를 던져 문제가 되었고 브렌든은 카메라맨에게 소리지르고 욕하고, 애론은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유명인임에도 불구하고 그 성질 못 버린 모양이다.......
공식통계에 의하면, 3명의 키위 여자 중 한명은 남자로부터 폭력의 희생물이 된다고 한다. 이것은 세계최고(!!) 수준의 여성에 대한 폭력비율이라고 한다. 아마 한국도 이런 점에서 뉴질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지만(개인적인 생각!), 뉴질랜드의 경우는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