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을 뚫고 보니 차는 있는데 바퀴가 휑하니 없다
뭔가 본 것이 있는지 물어보는데
나는 아무것도 본 것이 없다
오후내내 집에 있었는데 아무 소리도 못 들었다
차를 통째로 몰고 가 버리는 도둑 얘기는 가끔 들었지만
이렇게 바퀴만 빼가는 경우는 첨 본다
바퀴 하나에 300불 이란다
아무도 목격자는 없고 훤한 대낮에
도둑들이 이렇게 일을 조용히(?) 해 치운 것을 보니
사전답사도 하고 아마추어는 아닌 모양이다
내 차도 어제 하루종일 카포트에 서 있었는데
40불짜리 중고타이어는 비껴간 모양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러고보니 지난 1년간 이런저런 도둑얘기를 많이 들었다
1. 제*엄마는 집 앞 도로변에 차를 세워두었는데
아침 7시에 붕하는 소리를 들었다 잠시후 나가보니 차가 없더란다
자동차보험을 통해 본인이 지급한 차량구매금액보다 300불 더 받아서 손해본 장사는 아니었단다
2. *진엄마는 거라지세일을 했는데 꼭 2주후에 도둑이 들어서 가전제품을 몽땅 가져갔다
도둑들이 여러목적을 가지고 거라지세일을 구경다니는 모양이다
하여간 보험을 들어두어서 모조리 보상받고 새걸로 장만했다 TV고 뭐고 구매영수증을 다 챙겨둔 것도 아닌데 별말없이 보상받았다니 뉴질랜드보험회사는 양심적(?)이라고 해야하나
3. *리엄마 친구네는 부부가 모두 일을 하느라 거의 매일 집을 비운다 그집 딸이 고등학생인데 하루는 학교갔다가 뭔가 잊고 가서 다시 혼자 집에 걸어와서는 자기방에서 뒤적뒤적이고 있었는데 그때 부엌쪽 문 유리를 깨고 도둑이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다 무서워서 얼결에 방안의 벽장에 숨었다 남자둘이서 이방저방 뒤지고 다니다가 이집 딸이 방안에 숨어있는 것을 알게되었다 여고생과 도둑이 서로 두 눈이 딱 마주쳤다 그러자 도둑들이 얼른 도망을 쳤다
4. *성엄마는 수영장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레슨을 끝내고 나와보니 조수석 유리가 박살이 났고 유리파편이 조수석, 운전석, 뒷자석까지 잔뜩 흩어져 있었다 원인은 조수석에 놓고 내린 그집 아들의 책가방이었다 가방안에는 빈 런치박스외에는 별다른 건 없었다 그냥가기 섭섭했던지 도둑은 런치박스를 들고 갔다
수영장 직원에게 얘기했더니 한 직원이 비짜루를 들고나와서 대충 쓸고 치워주면서 정말 죄송하게 되었다고 사과했다
내가 놀란 것은 이 차의 주차위치였다 수영장입구 바로 앞이었던 것이다 수시로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대낮에 그랬으니.
물론 보험으로 새 유리를 끼웠다
5. *론엄마는 온 가족이 한달간 한국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집에 들어서니 자잘한 살림살이가 많이 사라졌다
전자레인지부터 새로 사서 포장도 안 뜯었던 양말, 팬티, 음악 CD, 아껴입느라 몇번 안 입있던 골덴바지까지 가져갔다
이것은 단연코 동네사람 소행이라는 것이 모두의 결론이다
6. 아들이 학교갔다오더니 얘기해 준다
도서관이랑 몇몇 교실의 유리창이 많이 깨졌단다
토요일밤에 어떤 사람이 그랬단다
다행히 일요일중에 깨진 유리를 다 치울 수 있어서 월요일 수업에는 지장이 없었다
어떤가 싶어 이틀후에 한번 둘러보았다
주택가를 끼고 있는 정문주변의 저학년반들은 멀쩡한 반면 학교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면서부터 유리창이 난타당한 것 같아 보였다
새 유리를 끼울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지 우선은 나무판자로 창을 막아 놓은채였다
근처의 H 초등학교에서도 두어달전 그런 일이 있었단다 그곳에서도 교실 유리창만 수십개가 깨졌다니 아마도 이동네사는 동일범의 소행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