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 유학 후 이민을 생각한다(장기인력부족직종을 중심으로)(Ⅰ)

[344] 유학 후 이민을 생각한다(장기인력부족직종을 중심으로)(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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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앞서  *****

저번 글 ‘영주권이 뭐길래…'가 나가고 난 뒤 전화를 주신 분이 계시었다. 구 장사비자를 통해 영주권을 받으신 분이고 그 간 필자의 글을 큰 애정을 갖고 지켜 봐주신 분인데 전 번 글이 자칫 장사비자 구법에 해당하는 모든 분들이 아무 노력 없이도 영주권 취득이 가능했다는 뉘앙스로 비추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필자의 의도는 같은 시기에 장사비자를 신청했으나 운이 없어 한참 동안의 시간이 소요된 끝에 어렵게 신법 하에서 장사비자를 받고 또 다시 2년 뒤 영어시험을 포함한 어려운 기업이민 영주권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분들이 느낄 수 있는 상대적 피해의식에 초점을 맞춘 것인데 본의 아니게 오해의 여지를 남긴 듯 하다.

수많은 구법 하 장사비자 고객 분들의 영주권 신청을 대행 했던 필자로서 이 자리를 빌어 전번 호 필자의 글에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리며 전화 주신 분의 애정 어린 지적에도 감사를 드린다.


****  홍길동씨의 뉴질랜드 이민 계획  *****

60대의 부모님이 계시고 5살짜리 남아와 8살짜리 여아의 아버지이자 대학 졸업 후 전업주부를 하고 있는 35세의 아내를 둔 가장, 홍길동씨. 금년 38세. 대학에서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중견회사에서 총무과장으로 8년째 일을 하고 있다. 아이들의 교육문제 등으로 뉴질랜드 이민을 고려하는데 과연 이 가족들의 경우 어떻게 뉴질랜드 이민을 성취할 수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홍길동씨는 영어실력이 뉴질랜드 이민부의 기술이민에서 원하는 IELTS 6.5 수준은커녕 5.0도 가능하지 않다. 학교졸업 이후 영어를 사용해 본적이 전혀 없고 별도로 공부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영어실력이 전혀 안 되는 상태에서 뉴질랜드로 이주가 가능한 카테고리를 찾아보니 취업비자(work visa)가 있으나 뉴질랜드에 아는 이 아무도 없는 홍길동씨에게는 실현 가능성이 무척 낮다.

따라서 이것 저것 알아보다가 아이들의 학습능력 및 시기, 효과 등을 고려했을 때 더 이상 미루는 것은 안 좋겠다 싶어 유학도 고려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부모 중 한 명이 소위 장기인력부족 직종에 해당하는 과목을 공부하게 되면 자녀들에게는 학비 면제 혜택을 주는 학생비자가 주어지고 아내에게는 아무 직장에서나 일할 수 있는 오픈 취업비자를 준다는 정보에 급격히 이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


*****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  *****

2년간 공부를 할 경우 2년 후 기술이민 신청 때 영어면제가 된다는 것과 공부하는 동안 두 아이들 학비혜택에 크게 고무된 홍길동씨이나 막상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서서히 마음이 무거워진다. 손 놓은 지 십 수년이 된 영어책을 다시 붙잡고 공부를 해야 할 당면의 현실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녀 학비 혜택 비중이 적지 않은 그로서는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장기인력부족직종에서 찾다 보니 선택의 폭이 더욱 좁아진 듯 하다. 또한 공부가 주목적이라기보다는 영주권을 취득하기 위한 수단과 더불어 뉴질랜드에서의 생활영위 수단의 준비 측면이 보다 강하다 보니 빠른 시간 안에 코스를 마칠 수가 있어 보이고 보다 실용적인 과목들에 눈길이 더 가게 된다.

그러다 보니 소위 Health Group(의사, 간호사 등)에 속하는 학과들은 자연스러이 외면하게 되고 실용적인 Trades Occupations(전기기사, 자동차 정비사, 목수, 배관공 등)나 Horticultural Occupations(원예, 과수 매니저 등) 그리고 많은 한국인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IT 쪽의 학과를 노크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이 장기인력부족 직종 학과의 공부가 영주권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Qualification의 Level이 문제가 된다. 위에서 언급한 목수, 자동차 정비사, 원예 매니저 등의 직종에서 이 곳 뉴질랜드 이민부가 원하는 level은 National Certificate level 4나 Degree인데 현재 한국 분들에게 많이 홍보가 되고 있는 이들 학과들에 대한 안내를 보게 되면 기술이민 점수 신청 시 50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1년 과정에 대부분 집중되어 있다. 아니면 한 걸음 더 나아가도 영어시험을 면제받을 수 있는 2년제 Diploma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마치 이 1, 2년 과정을 마치게 되면 곧바로 동시에 영주권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되는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대목이다.


*****  하루아침에 Carpenter가 탄생하지 않는다  *****

예를 들어 현재 level 4로 인정되어 학력점수 50점을 인정 받는 1년제 Carpenter Certificate 과정을 보자. 이 과정을 들어가게 되면 장기인력부족 직종에 해당되어 배우자 오픈 취업비자 그리고 자녀들 학비혜택이 주어지게 된다. 또 졸업 후에는 학력점수 50점도 인정받게 된다.

허나 만일 신청자가 한국에서 Carpenter 관련 경력이 전혀 없이 새롭게 시작한 것이라면 이 1년제 Certificate 갖고는 Carpenter로서 잡오퍼를 받아 기술이민을 신청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이는 1년제 과정이기에 영어 IELTS 6.5 요구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외에도 잡오퍼를 현지 회사로부터 받을 때 직책이 도저히 Carpenter로 나올 수 없다는 데에 보다 문제의 핵심이 있다. 그 이유는 그 1년제 코스를 수료한 것으로는 뉴질랜드 이민부에서 요구하는 소위 Skilled Employment에 해당하는 직책을 어느 키위 고용주도 주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National Certificate 과정을 들어가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자연스러운 의문에 봉착하게 된다.


*****  National Certificate란  *****

혹시 잘 개념 정립이 안 되어 있는 분들을 위해서 말씀드리면 일반 폴리텍 같은 데에서 제공하는 Certificate 과정은 National Certificate 과정과 구분해야 한다. 특히 착각하기 쉬운 것이 학교에서 제공하는 1년제 Certificate과정이나 National Certificate나 점수 측면에서는 기본점수 50점(National Certi- ficate의 경우 장기인력부족 직종의 학과에 대한 보너스 점수 10점이 있어 60점인 반면 일반 Certificate 과정은 보너스 점수가 없어 50점이다)인 것은 똑같기에 자칫 이 National Certificate의 의미가 희석될 수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National Certificate는 단순히 이 보너스 점수 10점 때문에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National Certificate가 있어야만 정식 Carpenter가 될 수도 있고 정식 자동차 정비사(Automotive Mechanic)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식이라 함은 잡오퍼로 50점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며 반대의 의미로 이 National Certificate가 없는 상태에서 받는 잡오퍼는 skilled employment로 인정받지 못해 설사 잡오퍼를 받는다 하더라도 50점에 해당하는 잡오퍼 점수를 인정받지 못해 기술이민 의향서 제출시 초청장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이다.(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