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7] 뉴질랜드 이민, 2006년을 돌아본다

[347] 뉴질랜드 이민, 2006년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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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1월 이민정책 변경 이후 4년째 이어져 오는 한국인의 뉴질랜드 이민 갈증은 올해 역시 뚜렷한 주력군을 찾지 못한 채 한 해를 넘기고 있다. 뉴질랜드 내부적으로는 장기사업비자를 받고 사업을 2년간 운영한 분들이 기업 이민 카테고리를 통해 영주권을 받았기에 수치적으로는 여전히 한국 분들의 영주권 획득 수치가 큰 폭으로 하락 된 듯한 느낌은 받기 힘드나 이 분들의 경우 이미 뉴질랜드에 들어와서 체류한지 최소 2, 3년이 되었기에 순수히 외부에서 유입되었다고 할 수 없는 계층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7월 이민부 장관의 소위 ‘크리스마스 선물' 발언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2006년 12월 15일 현재이다. 여러 가지 설들이 솔솔 흘러 나오곤 있으나 뚜껑을 열어 보기 전까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임을 많은 분들은 경험적으로 느끼고 계실 것이다.

올 한해 한국인들에게 영향을 미치었던 뉴질랜드 이민정책의 변화 사항들을 되돌아 본다.


*****  가디언 비자 소지자의 취업비자 제한  *****

조기 유학생들 부모들의 체류를 보장해주는 소위 가디언 비자(비지터 비자의 한 유형)를 만든 뉴질랜드 이민부는 올해 5월 이들 가디언 비자/퍼밋을 가진 이들의 취업비자/퍼밋 및 학생 비자/퍼밋으로의 전환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명분은 자녀들의 유학생활을 돌봐야 할 부모들이 취업이나 학업을 풀타임으로 할 경우 자녀들 돌보는데 지장을 준다는 것이지만 안을 들여다 보면 이들 가디언이 취업비자로 전환하게 되면 자녀들이 소위 오픈학생비자(유학생 학비가 면제되는)를 자동으로 받게 됨에 따라 발생하는 유학생 비용 손실이 년간 몇 백만불 수준에 달하고 그에 따른 일선 학교측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 교육부를 거쳐 이민부로 전달이 된 결과로 보여진다.

아무튼 이 제한 조치로 인해 애초 유학생 부모로서 이 곳에 들어왔지만 생활하다 보니 뉴질랜드가 좋아져 취업비자나 학생 비자의 과정을 거쳐 영주권을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일단 가디언 비자를 종식시키고 다음 단계를 착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게 되었다.


*****  장기인력부족직종학과의 유학의 급증  *****

한국인의 뉴질랜드 이민 고려는 다른 나라 출신 이민자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띠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 중심에 항상 자녀 교육이 있기 때문이다. 영구 이주이건 단기 이주이건 간에 가장 큰 사유를 꼽는다고 하면 아마 자녀들의 교육/미래일 것이 다. 이 자녀들의 교육/미래는 영어를 익힐 수 있는 적정 나이대를 고려할 경우 대부분 초ㆍ중학교 시절부터 이 곳에서 공부시켜야 적절하다는 것이 한국 학부모들의 생각이다. 이러다 보니 영주권과는 별개로 영어 교육 측면에서 적정 뉴질랜드 이주시기를 고려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영주권이 당장 없더라도 아이들의 학습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전제 조건을 달고 시작하게 된다.

장기인력부족 직종학과를 공부하는 것은 이런 면에서 일정부분 취학 연령대의 자녀를 가진 한국인 이민희망들의 이해관계와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어차피 현행 뉴질랜드 이민 상황에서 단박에 영주권을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기에 시간이 걸리는 길을 밟을 수 밖에 없는데 이 준비과정에서 자녀들의 학비혜택을 받을 수 있는 옵션이 바로 이 장기인력부족 직종학과의 공부이기 때문이다.

비록 기간이 많이 걸리고 또 졸업 후에도 직장을 구해야 하는 불확실성이 도처에 있지만 어쨌든 본인하기에 따라서는 뉴질랜드에서 영주권과 직장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길의 첫 걸음을 띠었다는 것이 중요할 것이며 또 이 공부를 하는 과정 및 그 이후 실습생 과정으로 현장에서 일을 하는 기간 내내 자녀들이 학비혜택을 보면서 시기를 놓치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뉴질랜드 이민정책이 바뀌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바뀌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린 한국 분들을 위주로 이 옵션이 주 트렌드로 자리잡은 2006년 한 해이다.


*****  일단락된 장사비자 물결  *****

2000년부터 약 3년간 뉴질랜드 한국이민 시장을 강타한 장기사업비자제도를 통해 뉴질랜드에 들어오신 분들이 올해를 고비로 대부분 정착과정을 마무리하였다. 일찍 장사비자를 받은 분들의 경우 2003년부터 기업이민을 통해 영주권을 받기 시작해 올해 중반을 기점으로 2년간 비즈니스를 운영한 대부분의 장사비자 소지자 분들이 영주권을 받은 것으로 이해된다.

물론 장사비자를 이민정책 변경 이전에 신청했으나 이후에 승인이 나 기업이민 신법에 적용을 받아 힘든 싸움을 아직도 하고 계신 분도 여전히 계시고 신법 하에서 장사비자를 신청하시고 새롭게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소위 제 2세대 장사비자 분들도 계시지만 2000년대 초반 뉴질랜드 교민 사회를 들썩거리게 했던 장사비자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보기 드문 카테고리로 전환한 셈 이다.


*****  이민부 실사과정의 강화  *****

오클랜드의 경우 이민부에서는 별도의 실사팀(Verification Unit)을 운영하면서 각종 이민 신청서 상 제공된 정보(대부분 고용 및 자영업관련)를 현장에서 확인하는 절차를 시스템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진정한 사실관계에 기초하지 않은 허위 정보를 제출한 신청서들이 적지 않다는 판단 하에 이런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실질적인 고용 및 피고용 의지없이 단순히 이민 신청서 제출용도로 일정 사례를 주고 받는 관행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셈인데 문제는 이렇게 처음부터 색안경을 끼듯이 고용관계를 의심하고 접근하는 이민관들로 인해 선의를 가지고 고용제의를 한 고용주와 피고용 의지를 가진 신청자까지 덩달아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 심사과정이 어렵게 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  전면적인 이민법 재검토  *****

1987년에 제정된 이민법(Immigration Act 1987)이 시행 20년이 되는 내년 4월에 전면적으로 개정이 될 예정이며 초안이 지난 12월 초에 선을 보였다. 한국인이 더 들어올 수 있도록 정책이 변경되었느냐 아니냐에 초점을 모으던 교민사회 입장에서 이런 형식의 변화는 당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므로 김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지만 아무튼 예정대로 내년 4월부터 시행이 된다면 이 새로운 이민법의 세부 시행령에 대한 기본 인식을 갖고 있어야 그간 관행에만 익숙해 있다가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는데 따르는 불필요한 삐걱거림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  2006년을 보내며  *****

필자 역시 습관적으로 ‘교민경제 힘들다'를 얘기하면서 새로운 한국 이민자들을 가뭄 끝 단비처럼 기다리지만 어떤 교민 분들은 이런 와중에도 꽤 성공적으로 사업을 번창시키는 것도 심심치 않게 본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민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내가 바뀔 수 밖에 없듯이 어떤 식으로 이민정책이 바뀌든 간에 교민분 등은 교민 분들 나름대로 자생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며 새로이 이민 오려는 희망자들은 뉴질랜드가 원하는 방식에 자신을 맞추어 가면서 뉴질랜드 이민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지난 한해 성원해주신 많은 교민 분들 그리고 이민 희망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새해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합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