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비리그 유펜 대학 합격,신해성 씨

미국 아이비리그 유펜 대학 합격,신해성 씨

0 개 998 김수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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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위들과 ‘다른 사람’임을 느끼지 않고 지내고, 나와는 방식이 다른 친구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된 것은 이민자인 나에게 조건 없이 이해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었던 이곳 뉴질랜드의 모든 사람들 덕분인 것 같다. 겉모습이나 눈에 보이는 차이보다 인간으로서 함께 가지는 공통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우리의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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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학 에세이 주제를 두고 ‘나에 대한 특별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짧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책상 주변에 꾸깃꾸깃 버려진 작가의 원고 종이들 대신, 입시를 치른 우리들 컴퓨터 폴더엔 에세이를 위해 끄적거린 ‘나에 대한’ 파일들이 차곡차곡 저장되어있을 것이다. 에세이를 쓰기 위해 초등학교 때의 오래된 상장들부터 최근 활동들에 대한 자료를 뒤적거리며,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경험들을 곰곰 되새기며, 또한 부모님께 내가 기억 못하는 나에 대한 에피소드들을 여쭤보며 원서와 씨름하던 시간은, 내가 그간 무엇에 내 에너지와 마음을 쏟았는지, 무엇 때문에 울고 웃었는지,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주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그런 나의 가치에 따라 새 출발을 준비하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내가 사랑하는 뉴질랜드
프라이머리 6학년 3텀부터 뉴질랜드 생활이 시작되었다. 1톤의 무게를 이해하기 위해 반 전체 학생의 몸무게를 하나씩 하나씩 재며 더하기를 해나갔던 수학시간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뉴질랜드 학교 생활의 시작 이었다. 영어가 안 돼 노래만 불러야 했지만 그래도 즐거워 목이 쉬도록 노래를 부르며 가슴 뭉클했던 학교 연극과 하키 채를 들고 뛰어다녔던 점심시간 그리고 두 텀 동안 사귄 친구들 선생님과 헤어져야 하는 아쉬움에 집에 돌아와 펑펑 울었던 프라이머리의 마지막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리고 뉴질랜드에 온 지 1년쯤 되었을 때 혼자 8시간이 넘게 시외버스를 타고 갔던 캠프에서 털을 빗겨주며 친구가 된 말과, 각지에서 온 키위 친구들과 넓은 들판에 누워 맞이한 새해, 그 밤하늘의 쏟아질 듯한 별들은 나로 하여금 뉴질랜드를 사랑하게 만들었다. 

럭비공을 든 작은 체구의 동양선수
지금의 나를 만든 가장 큰 부분은 Westlake Boys’ High School로 진학을 한 후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럭비였다. 럭비를 통해 동료와 팀에 대한 신뢰와 헌신이, 승리가 가져다 주는 빛나는 트로피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느꼈다. 한 사람의 이기적인 행동이 어떻게 팀 전체를 망치는 지, 한 사람의 솔선수범이 어떻게 팀 전체의 사기를 올리는 지 경험하며 개인 앞에 내가 속한 팀과 공동체를 두는 것의 가치를 배우게 되었다.
럭비에 대한 사랑은 자연스럽게 럭비와 관련된 다른 활동으로 이어져 2011년 럭비 월드컵을 위해 홍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경기장 설치에 참여하고 스포츠 단체인 Harbour Sport에서 여러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고, Kiwi Bacon TV광고에 럭비 선수로 잠깐 얼굴이 나오는 행운도 가질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럭비 관련 활동은 내 원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Westlake 시절부터 여러 해 참여했던 Young Enterprise Scheme 역시 내가 애착을 가진 활동이었다. 회사 설립부터 상품 기획, 홍보, 제작, 판매, 1년 기업활동의 회계보고서까지 기업활동의 전 과정을 팀원들과 진행시킨 이 활동은 여러 개의 상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 대한 경험과 관심을 구체화시켰고 대학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며 비즈니스를 함께 공부하겠다는 진로를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노스쇼어 Youth Council 의원으로 매주 모임을 하며 지역 청소년과 관련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프로젝트들에 참여했고, 학교 탤런트 쇼 총감독으로 무 예산의 악조건을 딛고 축제를 준비하느라, 몇 개월 간 아주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다. 

힘들었던 결정 AIC로의 전학
나에게 가장 힘들었던 선택은 AIC로 학교를 옮긴 일이었다. 운동장에서, 해변에서 혹은 공부 아닌 다른 활동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던 나에게 부모님께서는 깊이 있는 공부와 미국대학 진학을 위해 AIC 입학을 제안하셨다. 항상 내 의견과 선택을 존중해 주시고 자율적인 자세를 강조하셨기에, 내 결정에 전적으로 따르시겠다는 말씀과 함께 나는 정말 사랑했던 학교 Westlake, 전학을 가지 말라고 붙잡는 키위친구들과, 미국대학 진학이 줄 수 있을 다양한 기회와 넓은 네트워크에 대한 욕구 사이에서 몇 달을 아프게 고민했다. 누구의 압박도 아닌 온전한 나의 선택이어야만 했기에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그렇게 입학한 AIC는 지난 시간들과 비교할 수 없게 나를 성장시켜주었다. 
AIC에서 같은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며, 힘들 때 서로 위로하며 울고 웃었던 AIC에서의 시간은 나에게 합격의 결과보다 더 중요할 듯 하다. 내 이름을 ‘해(함께)성(번성하자)’로 지어주신 부모님께서는 늘 다른 사람과 함께 가기를, 아무리 작은 재능이라도 그것으로 나누고 살기를 강조하셨다. 보여주는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구에게든지 마음을 열다 보니 내 앞에서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경우들 때문에 힘이 들기도 했고 여학생들에게 잘해주기만 하면 사귀는 것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다. 점수와 자신의 목표를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모습을 볼 때에는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솔직 담백하고 남녀 구분이 없는 키위 친구들과 달리 좀 더 복잡하기도 하고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하는 동양친구들은 나에게 또 하나의 도전을 던져주었다.

학교 학생회장이 되었을 때 부모님께서는 축하와 함께 톰워샴 (Tom Worsham)의 ‘기러기 이야기’를 건네주셨다. 기러기 이야기는 서로에 대한 서포트와 팀 정신으로 함께 성장하는 학교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바쁜 일정 속에서도 행복하게 학생회장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다. 그래서 졸업이 가까워오는 이즈음 나는 내가 사랑했던 학교와 친구들을 떠난 게 아니라 너무나도 소중한 또 하나의 학교와 친구들을 얻었다고 느끼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를 가장 잘 전달하는 원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면서 분명해진 것은, 작은 성취들로 인해 얻은 여러 타이틀보다,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고민하는 친구와 SAT 시험을 코 앞에 두고도 밤새 나눈 이야기, 어려운 시간을 함께 하는 친구들과의 해변에서의 한 때 가나에게 소중하다는 것이었다. 미래만큼이나 현재가 내 성취만큼이나 친구의 행복이 나에게 의미 있음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합격에 대한 큰 열망과 같은 크기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원서를 쓰고 있을 수많은 지원자들이 경쟁자로보다 동료로 느껴졌고 우리의 승리는 남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치를 두고 있는 것에 충실하며 현재를 소중히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출발 앞에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 여러 활동들과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기는 성향 때문에 나만의 공부를 위한 시간이 부족했고 그래서 만족스럽지 못한 SAT 점수는 지금도 아쉬움이 남는다. 후배들에겐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위해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들을 포기하는 대신 조금 더 일찍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를 시작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부모님과 외국에서 온 낯선 우리 가족을 친 가족처럼 큰 이해와 사랑으로 보살펴주신 Godparents이신 Henry and Judy Norcross에 감사드린다. 또한 복잡한 원서작업을 꼼꼼히 지도해주시며 격려해주신 프라임에듀 원장님과 부원장 선생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마지막으로 많은 양의 공부와 활동 중에 스스로와 싸워가며 원서를 준비한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 어느 곳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든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를 마음에 품고 정직하고 용감하게 우리에게 오는 기회와 도전을 시도할 젊음과 열정이 있는 한 우리 모두는 승리자로서 새 출발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글,사진: 김수동 기자
[이 게시물은 KoreaPost님에 의해 2014-04-09 21:06:04 인터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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