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착한 사람인가?

나는 착한 사람인가?

0 개 792 동진스님
우리는 살아 가면서 아주 당연하고 자명한 것들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거나 무시하고 지내는 경우가 흔하다. 초등학생이나 심지어 유치원 아이들 조차 아무런 이유를 대지 않고 수긍하는 것들을 십 수년의 교육과 또 다른 십 수년의 사회경험을 마친 성인들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지극히 올바른 사실들에 대해 슬쩍 눈을 감으려고 한다.
 
빨간 신호등에서는 주행 하거나 횡단하지 말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바쁘다거나 아무도 보지 않는다는 것을 기회로 이 사회의 아주 기본적이고 중요한 약속인 교통규칙을 어기기도 하며,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강제로 빼앗지 말아야 한다는 전체 공동체의 기본규범을 눈 하나 아랑곳 하지 않고 상대보다 힘이 세다는 이유로, 또는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다는 이유로 백주 대낮에 버젓이 무시 해버리는 것을 너무도 흔하게 보고, 듣고, 경험하고 있다.

이런 기초적인 상식이나 기본적인 사회규범 또는 도덕적인 양식에 속하는 것들을 자주, 또는 잘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못 배우거나, 가난하거나, 힘이 약한 소수자(마이너리티)들보다는 반대로 많이 배우고, 가진 것이 상대적으로 많고, 힘이 강한 (사회적 발언권이 큰) 집단에 소속된 소위 말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인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더군다나 이들이 저지르는 비도덕적, 비공동체적인 행위는 힘없고 배운 것 없는 소수자들에 의해서 저질러지는 그 행위보다 우리의 전체 공동체에게 미치는 해악이 더욱 심각하다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어떤 이는 자유시장경제체제(자본주의)를 냉엄한 자연의 법칙이 지배하는 정글로 표현 하기도 한다. 약육강식이 기본적인 질서로 인정되는 말 그대로 먹고 먹히는, 돈 놓고 돈 먹는 아수라장인 세계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에서는 도덕을 이야기하고, 양심을 저울질 하기도 하며 인간성을 들먹이기도 한다. 이런 모순, 혹은 아이러니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야누스적인 이중성에 기인 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착한 사람을 좋아하고 나쁜 사람을 싫어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우리는 자기자신이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며 대체적으로 자신의 행동이 양심적이고 사회규범을 잘 지키는 도덕적인 사람이라는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과연 정말 그럴까?  정말 사람들은 착한 사람을 좋아하는 것일까? 그래서 자신이 착한 사람이길 원하며 나아가 자기의 자식들에게까지 자신 있게 너희들은 착하게 살아라…라고 가르치는 부모가 될 수 있을까?

그러나 사실 사람들은 착한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저항하지 않으며,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여 줄 사람을 기대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사람, 그 사람이 설령 나쁜 사람 일지라도 자신의 이익에 부합되면 얼마든지 그 사람의 옳지 않은 행위를 눈 감아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보통의 우리들의 진짜 모습이다. 그렇기에 겉으로는 자식들에게 올바른 사람, 착한 사람이 되라고 이야기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눈치 빠른 사람, 좋게 표현하면 능력 있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친다. “악업을 짓지 말고 선업을 쌓아라”라고 하는 종교적인 교훈은 한쪽 벽에 장식품 정도로 걸어 놓고 마음 가득히 “너의 욕심을 채울 머리를 굴려라”라는 실천적 다짐에 온 정신을 집중하며 어제를 보냈고 오늘을 지내며 또 내일을 살아갈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벌거벗은 적나라한 모습이다.
 
그러나 우주를 지배하는 자연의 법칙은 이러한 인간들의 자질구레하고 냄새 나는 욕심만을 채워 줄 만큼 편협하지 않다. 스스로 그러함(自然)은 너무도 광대무변하고 오묘해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도 없고 슬쩍슬쩍 눈 감고 넘어가지도 않는다. 모든 존재들에게 공평무사한 것이 자연이기 때문에 이러한 자연 앞에서 우리 인간들은 그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아주 작은 티끌과 같은 것이다. 특별히 뛰어난 존재이기에 특별한 대접을 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 자연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기 때문이다. 
 
자연은 에너지의 흐름이다. 음양(陰陽)이 조화를 이루고 천지(天地)가 균형을 이루는 상대적인 이 세계에서 우리 인간들의 끝 모를 욕심은 반드시 어느 한쪽의 희생을 강요 하게 되고 또한 고통을 초래 하게 된다. 이런 상태는 에너지를 어느 일방적인 곳에 모아 두게 되는 것이고, 이럴 때 자연은 본래의 성품으로 편중된 에너지를 조화롭게 되돌리려 한다. 표현이 장황하게 되었지만 한마디로 말하면 “선인선과(善因善果)요 악인악과(惡因惡果)이며, 뿌린 대로 거둔다.”라는 것이 적당한 표현일 것 같다.
 
착한 사람, 올바른 사람이 좋다라는 것은 타인을 위해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그 본인을 위해 착한 행위, 올바른 행위를 하라는 말이다. 나 자신을 위해 타인의 에너지를 획득해오면 언젠가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 그 뺏어 온 에너지를 반드시 돌려 주어야 한다는 칼 같은 자연의 섭리가 분명하고 자명한 진리 이기에 너, 나 우리 모두는 열 가지 좋은 행위(十善業)를 즐겨 할 것이며 열 가지의 나쁜 행위(十惡業)를 멀리 해서 전생, 금생, 내생을 통해 고통 없는 복락을 누릴 일이다.  

201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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