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의 길은 마라톤, 김도형 씨

요리사의 길은 마라톤, 김도형 씨

0 개 1,680 김수동 기자


요리사의 길은 마라톤이라고 생각 한다. 
페이스를 전력으로 달려야 하지만 오르막에서는 페이스를 낮추고 다음 스퍼트를 노려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자기의 꿈을 향해 달려 간다면 기회는 분명히 올 것이고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잡기 바란다. 나는 한국인 만큼 긍지 있고 뚝심 있는 요리사들을 본적이 없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그 긴 터널을 지나면 빛은 언제가 보일 것이라 생각 한다.




요리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던 최고의 꿈 이었다. 생각해보면 부모님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항상 저희 형제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었고 신문에 나온 요리정보를 스크랩을 해서 한 달에 한번 정도는 꼭 색다른 레스토랑에 데려가 재미있는 설명과 함께 음식을 맛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물론 지금도 새로운 요리정보가 신문과 잡지에 실리면 항상 초대 해서 함께 요리를 즐긴다. 지금은 내가 가족이 생기고 일이 바빠서 항상 참석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내가 처음 레스토랑을 접하게 된 것은 일식 레스토랑에서의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다. 요리학과가 있는 대학교에 입학 하기 위해 돈을 모아야 했다. 일식 레스토랑에서 설거지를 시작으로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던 중 기회가 닿아 스테이크 하우스(steak house)에 정식으로 취업하게 되었다. 요리를 위해 정식으로 처음 일하게 된 곳으로 키위 요리사들과 전문적으로 배워가는 음식의 세계는 나에게 항상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렇게 남들과 같이 요리사의 길을 힘든 것 없이 평범하게 일해갔다. 그렇게 편안함과 평범함 속에서 처음의 의욕은 점점 사라지고 무료하게 일을 했다. 그 당시 나의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고 다른 길로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의 마음은 요리에 대해서 점점 멀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회의가 밀려왔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많은 생각과 고민으로 새로운 발전과 희망이 있는 레스토랑을 찾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새롭게 취업한 레스토랑이 유로 레스토랑(Euro restaurant)이였고 다시 밑바닥(chef de partie)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유로 레스토랑은 프린스 워퍼(prince wharf)에 위치한 큰 규모의 레스토랑으로 다양한 국가의 쉐프들이 서로 마음과 몸을 다해서 열심히 일하는 곳 이었다. 하루에 200명의 손님이 방문하는 대형 레스토랑 이었다. 손님도 많고 모든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레스토랑이지만 요리사들에게는 정말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어 힘든 하루 하루를 보내야 했다. 그 당시 하루에 4시간 정도 밖에는 잘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정말 힘들었지만 내가 결정한 일이었고 힘든 만큼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요리에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물론 그러한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에 내가 단단해질 수 있었던 소중한 곳 이었다. 건축으로 말하면 기초공사를 했던 그런 곳이라고 생각 한다. 
 
뚝심있게 노력 하는 요리사
큰 레스토랑에서 일하다 보니 인종차별도 심심치 않게 생겼다. 어떤 날은 해드 쉐프(Head chef)가 내가 만든 음식이 맛이 없다면서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나에 기분은 물론 의욕을 까지도 상실하는 일이 있었다. 정말 힘들고 모든 것을 그만 두고 싶었지만 그들을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그들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요리 실력으로 그들을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나를 움직였다. 내가 더욱더 노력해서 그들보다 더욱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야겠다는 기폭제로 사용했다. 지금도 그때 일이 있어서 인지 항상 모든 요리에 완벽을 기하려고 노력한다. 아마 그 당시 우리 한국인들에게 있는 오기가 나에 마음을 움직여 더욱더 노력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바쁜 일과 생활로 정신 없이 요리에 빠져 있을 때 나에게 다른 기회가 찾아 오게 되었다. 오클랜드에서 유일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fine dining restaurant, grove)에 새롭게 취업을 했다. 그 당시 해드 쉐프는 Sid Sahrawat, 지금까지 내 요리 인생 중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 준 요리사 이다. 이 요리사 쉐프와 일을 하면서 만드는 음식들은 나에게 충격적 이였고 요리도 예술로 승화 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노력 하면 정교하게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창작적인 요리 예술을 위해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쉐프가 자기만의 레스토랑을 개업 한다고 하였고 같이 움직이기로 결정 했다. 새롭게 일을 하게 된 레스토랑 (Sidart)에서 3년 반 근무하였다. 우리는 그곳에서 오픈 한지 1년 만에 메트로(metro) 잡지에서 주최하는 시상식(2010 restaurant awards)에서 오클랜드 최고의 레스토랑(Auckland’s best new restaurant) 으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 보았다. 열심히 노력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렇게 나의 요리사 영역을 넓혀가면서 느낀 것은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일을 하면서 특별한 요리를 경험하는 일이었다. 

레스토랑의 주방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이 항상 평온 하지는 않다. 정말 여러 가지의 드라마를 보듯 하루에도 몇 가지 장르가 오고 간다. 그 중 에서 한가지 생각나는 사건이 있었다. 800명의 단체예약(fuction)이 레스토랑에 있었다. 시간이 다가 올수록 요리사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준비하는데 갑자기 모든 전기가 나가버리고 레스토랑은 암흑으로 변해버렸다. 물론 주방도 마찬가지로 모든 전기가 나가 버렸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여름철이라 아직 밖은 밝은 상태였고 모든 장소를 밖으로 옮기고 주방은 가지고 있는 전등과 촛불을 동원해 불을 밝히고 가스와 촛불에 의지해 요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지만 그때는 정말 등에 땀이 젖을 정도로 힘든 하루였다.

부 주방장으로 새롭게 출발
지금까지 수 많은 생각과 노력으로 많은 레스토랑을 거치면서 많은 경험으로 지금은 Clooney restaurant에 정착하였다. 현재 근무 하고 있는 레스토랑은 뉴질랜드에서 다이닝 룸이 가장 잘 피팅 되어 있으며 2014 cuisine megazine에서 3hat을 받아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는 레스토랑 이다. 이곳에서 나는 부 주방장(Sous chef)을 맡고 있고 총 주방장( Head chef, DasHarris)와 같이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 현재 Clooney restaurant은 오클랜드를  베이스로 삼아 해외에 브랜드 런칭도 하고 있는 활기 넘치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파인 다이닝(Fine dining)은 그 나라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자재를 이용하여 요리하는 사람의 총 지식과 경험을 사용해 만들고 가장 맛있는 상태로 이끌어내고 그 어디에도 먹을 수 없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맛의 배합과 기술을 접목시켜서 최상의 상태로 접시에 내놓는 것을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이라 한다.

여기는 내가 지금까지 요리 관련 해서 배웠던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적절한 곳이다. 해드 쉐프와 함께 메뉴를 같이 만들고 실험도 하면서 나의 아이디어가 접시에 올라가고 그 음식을 먹으면서 손님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나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열 이였다. 처음으로 요리사를 한 것이 기뻤고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 한다. 항상 시작이라고 생각 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견습생의 마음으로 음식을 만든 것이 아마도 내가 요리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 한다. 이제는 어떠한 힘든 일이 닥쳐오더라도 나에게는 앞으로 더욱 나아가게 해줄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요리사를  꿈꾸는 교민 후배들에게 한마디
모든 사람들의 목표가 다르겠지만 요리사가 되려면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요리사의 길은 마라톤이라고 생각 한다. 페이스를 전력으로 달려야 하지만 오르막에서는 페이스를 낮추고 다음 스퍼트를 노려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자기의 꿈을 향해 달려 간다면 기회는 분명히 올 것이고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잡기 바란다. 요리사는 자신의 마음을 접시에 담는 것이다. 기분이 안 좋은 상태에서 음식을 접시에 담으면 그 접시에는 항상 화가 담겨 있고 행복을 전해주고 싶은 사람은 그 접시에 행복이 나온다. 접시에 진중한 마음을 담는다면 그 요리사는 최고의 요리사라 생각한다. 

글,사진: 김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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