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영화를 통한 문화중화주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SKYCITY 아시안 시네마의 최신 개봉 예정 영화 ‘매란방’은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말 상영됐던 엽문(Ip Man)과 많이 닮았다. 영화 ‘엽문’과 ‘매란방’은 모두 1930년대 중일전쟁 시기 일본의 대륙 침략에 맞서 저항적 삶을 살았던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다룬 영화들이다. 엽문이 무술과 무인의 예의로 항일의식을 표현했다면, 매란방은 경극과 경극배우의 절개로 일본에 대항했다고 할 수 있다.
신도 뛰어 넘을 수 없었던 재능, 꽃처럼 아름다운 외모, 고운 목소리, 섬세한 손짓! 명망 있는 경극 가문에서 천부적인 재능을 지니고 태어난 매란방(여명 분)은 시대를 앞선 새로운 무대 스타일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최고의 스타로 급부상한다. 하지만 전통을 고수하는 스승과의 예기치 않은 갈등으로 급기야 두 사람은 경극계 일대 파란을 일으키는 스승과 제자간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게 된다. 결국 스승을 뛰어 넘어 경극계 일인자가 된 그의 인생은 남장 전문배우 맹소동(장쯔이 분)을 만나면서 차츰 달라지기 시작한다. 무대 위에서 함께 나눈 특별한 교감은 사랑으로 발전하게 되고,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것에만 익숙했던 매란방은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는 평범한 삶을 꿈꾸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경극을 위해 태어났고, 또 경극을 위해 살아야만 했던 운명. 의형제 구여백(진도명 분)은 그의 브로드웨이 진출을 계획하기에 이르고 더 큰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서 매란방은 그의 운명이라 믿었던 맹소동을 떠나 보내야만 하는데…
‘매란방’은 영화 ‘패왕별희’의 실존 인물이자 천재 경극 배우인 매란방의 인생을 담은 영화로 ‘패왕별희’ 진개가 (Kaige Chen) 감독에 의해 재 탄생한 또 한편의 ‘패왕별희’라 할 수 있다. 진개가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15년 전 ‘패왕별희’에 담지 못했던 매란방의 인간적 고뇌를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역사적 인물을 다룬 예술 영화답게(?)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여명, 장쯔이, 진도명 등 중화권 월드 스타들이 총 출동한 덕에 중국과 홍콩 등지에서 개봉 당시 수주간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예술적 감각으로 초반 지루함만 잘 극복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빠져들기 충분한 매력을 지닌 영화다.
•2009년 6월 25일(목요일) SKYCITY CINEMA Highland Park/St Lukes, Rialto New Market •드라마•중국/ 상영시간: 118분/ 중국어 (Mandarin) – 영문 자막 (12세 이상) •주연: 여명•장쯔이•진도명/ 감독: 진개가 •상영 정보 http://www.skycitycinemas.co.nz/ •공식 웹사이트(한국어) http://www.melanb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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