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나 가자

물놀이나 가자

0 개 2,020 코리아타임스
날씨가 너무 더워 코끼리 형제가 물놀이를 하러 가는데 길을 잘 몰라 헤매고 있었습니다.

형 코끼리가 나무위에 앉아 있는 두루미 자매를 발견하고 도와 달라고 말을 합니다.

"얘들아~ 우리형제가 물놀이를 가려는데 어디로 가야되는지 잘 모르겠어, 물 있는 곳을 알려 줄래?"

언니 두루미가 하늘높이 날아 좌우를 살피고 내려와서 지름길을 알려 주었습니다. 요즘같이 더운 날은 정말 코끼리 형제처럼 물놀이나 갔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코끼리 코로 물을 쭈욱 빨아 등에 뿌려 주면 얼마나 시원할까,

그늘진 데크에서 동물 조각을 하고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실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야 오죽 덥고 짜증이 나겠습니까,

너무 더워 나무 밑의 그네의자에 누워 있으면 시원한 바람이 불고 매미소리에 단잠이 옵니다.

매미는 애벌레로 땅속에서 7년 동안 지내 오다가 햇빛이 내려 쬐는 여름에 껍질을 벗고 바깥 세상으로 나와 일주일동안 살다가 저 세상으로 간다는군요.

7일간의 세상살이가 너무 아쉬워 그렇게 서글피 온종일 울어 댄다는군요.

우리 집 매미는 저세상으로 가기가 정말 싫은지 요즘 오밤중까지 울고 있어요. 그럴 만도 하지요. 세상에서 매미보다 4000배나 더 살아가는 사람들도 질질 짜면서 살아 갈 때가 많은데...

매미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어릴 적 고향생각이 가득히 떠오릅니다.

나는 초등학교를 산골짜기에서 다녔습니다. 아마 그 경험 때문에 지금 뉴질랜드 촌구석에서 살아갈 수 있나 봅니다.

충청도 두메산골, 집 앞에 작은 개울물이 흐르고 바깥마당에는 커다란 호두나무가 있었지요. 텃밭에는 나보다 키가 더 큰 옥수수나무가 노란 수염을 내놓고 껄껄껄 웃고 있었지요.

나는 그 집에서 닭도 기르고 토끼도 기르고 새매도 키웠습니다.

몸이 아프신 아버지는 기침을 하며 방에 누워계시고 어머니는 텃밭에서 옥수수를 따다가 가마솥에 삶았습니다. 모닥불을 피워 놓고 그 옆에 멍석을 깔고 저녁을 옥수수로 때워도 맛있고 마냥 행복했던 어린 시절이었지요.

시원한 소나기가 한차례 퍼붓고 지나가면 호두나무 밑 땅에는 구멍이 뻥뻥 뚫려 있었지요.

구멍 속에서 매미 애벌레를 꺼내어 방 문살에 붙여 놓으면 아침햇살 사이로 은빛 찬란한 매미가 껍질을 벗고 나와 얌전하게 문살에 붙어 있었지요.

몇 시간이 지나면 매미는 제 색깔을 들어내며 맴~맴~맴~ 사정없이 울어 댑니다.

나는 푸드득 거리는 매미를 하늘높이 날려 보내고 물놀이를 하러 개울로 달려가곤 했습니다.

자연스레 굽이진 개울, 송사리가 노니는 깨끗한 물, 그 물 속으로 풍덩~ 하고 뛰어들곤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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