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

좋은만남

0 개 2,062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1993년 개봉한 임권택 감독에 오정해, 김규철, 김명곤 주연의 영화 <서편제>는 한국영화 최초로 1백만 관객을 동원하고 제31회 대종상 작품, 감독, 촬영, 신인여우, 신인남우, 녹음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하며, 판소리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 내용 중에 소리패로 떠돌아 다니는 아버지가 나오고, 데리고 다니던 어린 딸의 눈을 멀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恨) 맺힌 소리를 내라고 독약을 먹여서 자기 딸의 눈을 멀게 한다. 그 장면에 관객들은 보다 못해 눈물을 흘리고 많은 생각을 한다. “비록 영화지만 이 아이는 세상을 잘못 만났구나? 애비도 잘못 만나고 판소리도 잘못 만나 생고생을 하는구나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지 그 작품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비하면 “심청전”은 좀 다르다. 서편제 아버지 와는 반대로 딸이 눈먼 자기 아버지 눈을 뜨게 해 달라고 간절한 마음으로 공양미 300석에 몸을 팔고, 인당수에 뛰어 들면서, 자기 아버지 눈을 뜨게 해 달라고 기도 한다. 심봉사는 딸 하나 잘 둔 덕에 평생토록 못 보던 새 세상을 만나게 된다.

나는 여기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세상을 만나야 남은 생을 보람 있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갖는다. 가정과 인생에 정말로 좋고 훌륭한 인연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남자는 아내 잘 만나야 되고 여자는 남편 잘 만나야 한다. 어디 배우자뿐인가?

장인, 장모도 잘 만나야 하고, 시부모, 시집 식구도 잘 만나야 하고, 사회 친구도 잘 만나야 한다. 반대로 가정 풍파를 맞지 않으려면 며느리가 잘 들어와야 하고, 사위도 잘 선택해야 한다. 또 인생에 있어서 실패를 하지 않으려면 사회친구도 잘 만나야 한다. 술하고 친구는 오래 될수록 좋다는 말이 있다. 또 직장 상사, 직장 동료도 잘 만나야 되고 기업인은 좋은 사원을 만나야 회사가 발전 한다.

뉴질랜드에 와서 정보와 문화에 어둡고 각종 생활 법 규와 제도에 익숙하지 않아 새로 사귀고 만나는 사람들이 많다.

유학원을 통해서 교민 단체를 통해서 또는 교회와 성당, 사찰을 찾아서 낯선 만남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의심하고 확인 하면서 새로운 만남을 만들게 된다. 그 중에는 이해심 많은 인간성 좋은 사람도 있고, 겸손하고 부지런한 사람,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가볍고 쓸데없이 말 많고 소문 잘 내는 사람, 남을 이용해서 자기 이득 챙기는 사람, 자기 자랑 과시해서 남 피곤하게 하는 사람, 남의 말은 안 듣고 자기 말과 자기 자랑만 장황하게 하는 사람, 돈 빌리고 사기치는 사람 등 별별 사람들이 많다.

교민사회는 좁고 서로 남남이라. 남의 존재가 귀한 줄 모르고. 자신의 우월성을 나타내느라고 “카드라 통신”에 의해 칭찬보다 비난을 많이 하고, 그래서 상처 받기 쉬워서 함부로 나다니지도 못하고, 진실로 믿고 마음을 열지도 못한다.

<인과경>에서는 “좋은 만남이란 상대방의 잘못을 일깨 워 주는 것이고, 좋은 일을 보면 마음속으로 기뻐해 주는 것이고 괴로움에 처했을 때는 서로 버리지 않는 마음 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조금 손해보고, 조금 불편 하드라도, 서로 생각하고, 나누고, 봉사하고, 칭찬해야 가능하다.

인색하고, 이기적이고, 화 잘내고, 성질 급하고, 잘난체 하면 멀어진다.

뉴질랜드에서 귀중한 만남을 이루고 그 만남을 통해 남은 인생을 아름답게 보람되게 살려고 한다면 어리석은 일인가? 잘 한 일인가?

나는 어떤 만남의 대상인지 확인 해 보고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으로 재삼 거듭 태어나야 한다. 그래야 인간 관계와 교민사회가 따뜻해지고, 밝아지고, 잘 살게 된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빛이 되는 것은 삶의 환경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달려 있다.

뉴질랜드에 와서 살아가는 것을 후회하지 않게 찬란한 봄날 서로에게 꽃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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