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 비상하는 프리마돈나

[283] 비상하는 프리마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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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목) 늦은 시각, 드디어 시계가 밤 11시를 가리키는 가운데 무대가 서서히 열리고 객석은 조용히 숨을 죽인 채 그녀의 등장을 기다렸다. 잠시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곧 'Ave maria'의 아름다운 감동이 온 몸으로 감겨오는 듯한 진동이 느껴지면서 다시 한 번 객석으로 흘러내렸다.

"Ave maria, hear my cry…, O……, guide my path,…" 이 곡은 백찬미(Westlake Girls Form4 재학,14세)양이 4월5일부터 이틀간 타카푸나 Pump House에서 열렸던 'North Shore Performing Arts Competitions Junior Vocal'부분에서 아시안으로는 처음으로 대상을 받았을 때 불렀던 곡이다.
  
백찬미양의 성경캠프 관계로 어쩔 수 없이 늦은 시간에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하루종일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목소리에서는 그런 느낌을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내면에서 우러나는 목소리는 너무나 당당해서 음악이 무대전체와 완전히 하나가 되면서 객석을 더 격정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비록 관객들은 4명(그녀의 가족포함)에 불과 했지만 말이다(^ ^).    
  
'훌륭한 음악적 재능, 잘 정돈된 목소리, 정확한 발성법, 풍부한 감성'  이 모두는 이번에 열린 대회의 심사 위원단이 내린 평가들로써 본격적으로 성악을 시작한지 1년만에 거둔 결과로는 훌륭한 것들이다.

또한 '동양인이 이렇게 뛰어난 이탈리안 발음으로 불러낼 수 있다니!'  라며 대회 당일 날 현지인들의 아낌없는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노래를 하는 것이 마냥 즐거워요. 만약 노래를 할 수 없다면 삶이 너무 삭막할 것 같아요."라며 웃으며 말했다. 모든 십대들의 공통된 관심사인 가요, 팝송, 랩 등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주저없이 당당하게 드러내는 시원스러운 성격이어서 그런지 영락없는 '프리마돈나(pri ma  donna)'의 모습이다.

현재 Westlake Girls에 재학중인 백찬미양은 합창단 활동뿐만 아니라 피아노, 첼로반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어떻게 아름다운 목소리를 유지하느냐고 물어 보자 "특별한 방법은 흠… 잘 모르겠어요 정말로, 1주일 동안 하루종일 연습을 해도 목이 전혀 피곤하거나 아프지 않아요."라고 약간은 수줍은 듯 말했는데 사실 이러한 백찬미양의 타고난 능력은 성가대를 했던 아버지와 피아노 선생님인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들이다.

그녀의 아버 지인 백인권(한의사)씨는 "한국에서 새벽성가대 활동을 할 때 보통 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목소리가 나오기 힘들지만 저는 제자신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주 쉽게 나 왔습니다."라며 "할아버지때부터 모두 성악하기를 원했 지만 결국 집안의 반대로 꿈을 이 루지 못했는데 찬미가 이제 그 꿈을 이루는 것 같습니다.(허허)"라고 말했다.
  
50회 North Shore Performing A rts Competitions 역사상 지금까지 J  unior Vocal부분에서 2연패를 한 경우가 단 한번 있었다고 하는데 백 찬미양은 최초로 3연패에 도전해 보겠다는 당찬 계획을 세웠다. "3연 패, 4연패…, 계속해서 도전해보고 싶지만 나이제한(16세 미만)때문에 포기해야 되니 조금은 섭섭해요(웃음)."라고 말했다.

학교 공부가 너무 힘들게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는 성악공부를 병행하겠다는 백찬미양, 아직은 어린 나이이지만 뉴질랜드에서 살아가는 교민1.5 세대로서 언젠가는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처럼 의사가 되어 아프거나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도우면서 살고 싶어요. 특히 의료시설이 낙후되었거나 의사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곳들을 찾아 다니면서 의사로서, 선교사로서 그들을 돌보면서 지내는 것이 꿈입니다."라고 말했다.
  
슬플 때 들으면 위안이 되고 또 응원가처럼 기쁠 때 같이 부르면 더 신나고…. 그게 바로 노래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지 않을까. 나중에 백찬미양이 부를 노래도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위안을 주는 노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되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