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2] 행복한 밥상을 위한 투쟁 (Ⅲ)
세계 제3차 대전은 식량 전쟁이다. 대한민국은 그 전쟁 중에 이미 핵폭탄을 두어 방 맞았다. 미국산 쇠고기로 한방 맞고, 5월 1일, 미국산 유전자 변형(GM)옥수수 5만 7천여 톤이 울산항에 들어와 또 한방 맞았다. 물론 그 전에도 미국 중국 등에서 GM 옥수수가 일부 들어왔지만, 공업용과 사료용이었다. 이번에 들어온 옥수수는 식용이다.
GMO(GeneticallyModifiedOrganism;유전적으로 조작된 유기물)는 어떤 종(種)의 유전자를 다른 종의 유전자에 집어 넣어 만들어진 새로운 종이다. 생산성 증대 를 위해, 병충해나 잡초로부터 살아 남는 강한 종으로 만들기 위해, 또는 유통 가공상 편의를 위해서 등 조작 목적은 다양하다. 개구리 유전자가 이식된 콩, 뱀, 원숭이 등의 유전자가 이식된 옥수수는 식물인가, 동물인가, 괴물인가?
최초의 GMO는 1994년 미국 칼젠(calgene)사의 토마토.물고기 지느러미 유전자를 이식시켜서 오래 두어도 물러지지 않도록 한 것. 세계 최대 종자 회사인 미국의 몬산토(Monsanto)는 60년대 월남전의 고엽제, 70년대 강력 제초제 생산 회사였다. 종전 후 뭔가 돈벌이가 될 다른 일이 필요했다. 97년 몬산토에서 칼젠사를 인수했다. 1996년 몬산토에서는 특정 제초제에 살아 남는 GM 콩을 만들어 냈다. 이어 노바티스사가 독소 물질균(Bt;Bacillus thurin―giensis)을 스스로 만들어 해충을 죽게 만드는 GM 옥수수를 만들었다. 이번에 울산항에 수입된 옥수수가 바로 이 옥수수다. 일반 옥수수보다 1톤당 100달러 정도 싸다.
현재까지 개발된 GMO는 40여종 이상. 수박만한 감자, 일반 연어의 30배나 되는 수퍼 연어, 고농축 비타민 함유 채소, 냉해에 강한 딸기 등 종류도 동식물을 망라하고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그 중 옥수수는 GM 식품의 대표로 미국의 전 세계 수출 점유율이 58.8%에 이른다(2006/07 기준).
놀라운 것은 소와 마찬가지로 옥수수의 쓰임새도 너무 다양하다는 것. 물엿으로 만들어진 옥수수는 제약이나 청량음료, 제과, 제빵, 아이스크림, 소주 등 식품의 단맛 내는 재료로 두루 쓰인다. 전분의 형태로 가공된 옥수수는 각종 식품과 접착용, 제지(백상지 코팅)등에 사용된다. 쇠고기와 마찬가지로 먹지 않으려 해도 알게 모르게 먹게 되고 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GMO를 만들어 내는 학자, 거대 기업, 그 기업과 공생 관계인 나라에서는 예찬한다.
“GMO는 신의 선물이다.”
GMO는 앞으로 대재앙을 가져올 지 모른다고 염려하는 EU에서는 규탄한다.
“GMO는 프랑켄슈타인 식품이다.”
실제로 여러 학자들이 GMO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여기저기서 폐해가 드러나고 있다. 1989년 일본‘쇼와 전공’사에서는 필수 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립토판의 대량 생산을 위해 유전자를 조작한 고초균을 집어 넣었다. 트립토란은 다이어트, 불면증, 월경전후 증후군 등에 효과가 있어 여성들이 선호하는 건강 식품. 미국으로 수출된 쇼와 전공의 트립토판을 먹은 사람들이 호산구(백혈구의 일종)가 증가하는 부작용이 발생, 15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38명이 사망했다. 또 2000년에는 GMO 농산물을 무상 원조 받던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이 이름 모를 질병으로 죽어가기도 했다. 그래서 아프리카에서는 몇몇 나라를 제외하곤 미국의 GM콩과 옥수수 원조를 거부했다. 그것을 대한민국은 돈 주고 사 먹는다.
1999년에 발생되었던 모나크 나비 사건은 생태계 폐해를 고스란히 보여 준 사례. 살충성 형질이 이식된 Bt 옥수수를 먹은 나비는 신경이 마비되어 죽고, 배고픔을 못 느껴 굶어 죽는다. 나비 애벌레도 옥수수를 갉아 먹고 죽었다. 인도에서는 GM 면화를 먹은 양과 염소가 괴사하는 일도 발생했다. GM 농작물의 꽃가루가 바람을 타고 멀리까지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확산을 불러일으킨 사건도 있었다. GMO의 위험성을 많은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다. 각종 동물 실험에 의하면 GMO는 면역기능을 약화시키고 각종 암의 원인이 되며 이상행동, 정신 산만, 공격적 성향, 난폭함을 불러 일으킨다고. 또 호르몬 등 몸의 체계를 교란시키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영구치가 없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광우병 쇠고기와 마찬가지로 GMO의 위험성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베일 뒤편이 'The day after tomorrow'처럼 스산하다.
생태계를 심각하게 교란시키거나 다른 종들의 생존을 위협하거나 죽이거나 알 바 아니다, 대량 생산해서 많은 돈을 벌면 그 뿐인가? 지구의 미래가 암울한 것은 GMO를 만들어 내는 거대 기업과 방조한 국가가 면죄부를 받기 때문이다.
무기는 없다, 콩과 옥수수 등이 전부였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