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9] 타라나키 북사면 트랙(Ⅳ)

[379] 타라나키 북사면 트랙(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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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산섬이 육지로 붙은 '뉴질랜드의 후지산'

홀리 산장 ~ 아후카와카와 습지 ~ 포우아카이 산장  (2시간30분)


  바깥이 온통 붉은 색으로 보여 밖으로 나와 보니, 아침 햇살에 산과 구름이 온통 타오르고 있다. 강한 햇살에 주위에서는 김이 피오 올라, 엷게 안개가 깔리고 있다. 아침 식사로는 어제 먹던 김치찌개와 함께 살라미 소세지를 넣어 찬밥을 함께 끊여 먹었다. 어제 빠졌던 개울을 보니, 폭이 어제의 반도 되지 않는다.

  내리막길이 계속되는데 트랙 저 밑에 아후카와카와(Ahukawakawa) 습지가 보인다. 습지라 하지만, 물이 더럽거나 불쾌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오히려 한국의 산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경치를 이룬다. 수초와 갈대, 이끼가 대부분이며, 겨울이라 그런지 대부분 노랗다. 습지 중간, 흐르는 물줄기에는 아름다운 아치형의 나무다리를 사설해 놓았다. 이 물줄기가 더 둠 봉우리 사이로 빠져 어제 보았던 아름다운 벨스 폭포를 이룬다.

  이제부터 능선을 타고 오르막이 계속된다. 트랙 상태는 어제보다 좋지 않다. 거대한 타라나키 산을 뒤로 하고 정북을 향해 트랙이 나 있어, 햇볕에 얼굴이 따갑다. 숲과 작은 언덕을 번갈아 지나고, 선글라스와 비옷을 번갈아 쓰고 입기를 몇 번, 드디어 시원한 타스만해와 뉴플리머스 시내가 펼쳐져 보이는 산꼭대기에 포우아카이 산장(Pouakai Hut)이 나타났다. 규모 면에서는 어제 묵은 홀리 산장의 반도 되지 않는 사이즈이지만 경치나 아늑함에서는 훨씬 앞선다.

  간단한 야채 스프와 육포를 먹는데, 옆에 불쏘시개용 신문 조각 보인다. 뜨거운 야채스프를 먹으며 보는 6개월이 넘은 신문이 정말로 재미있다.

포우아카이 산장 ~ 작은 연못 ~ 헨리파크 (1시간 30분)

  산장이 있는 험프 능선(Hump Ridge)에는 풀이 거의 없이 작은 투속(Tussock)류의 고산식물과 자라고 있다. 능선 오른편으로 보이는 타라나카 산 정상에는 맞춰서 덮어쓴 듯한 삿갓형의 구름이 덮여 있다. 저런 구름은 산 정상에서 격렬한 바람이 분다는 증거다. 다행히 내가 가는 이 트랙에는 해가 내리쬐면 시원한 바람만 분다.

  길 좌측으로는 작은 연못(tarn – 산 정상에 있는 아주 규모가 작은 호수로서, 일반 연못과 달리 크기는 작지만 거의 마르지 않음) 이 있고, 길은 비교적 잘 정비돼 있지만 워낙 비가 많이 와서 곳곳이 침수되어 있다.

  능선을 따라 멋지게 나 있는 길 끝에 헨리 봉(Henry Peak)이 기세 좋게 서 있다. 경사도가 워낙 심해 트랙 대신 나무를 이용해 끝도 없는 층계를 만들어 놓았는데, 올라가며 층계 개수를 세워 보았더니 거의 800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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