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질랜드 비지니스 업계의 화제거리는 BlueChip 이다. 연일 신문에서 BlueChip에 관한 새로운 기사가 보도되는데, BlueChip은 최근의 뉴질랜드 부동산 붐을 타고 일어선 투자 회사이다. 이 회사의 주력 상품/서비스는 아직 완공이 되지 않은 다세대 주택, 즉 아파트나 테라스 하우스 등을 투자자들에게 팔고 완공 후에는 그 아파트를 주인을 대신해 임대하고 관리 해주는 것이다.
소규모로 시작했으나 어느새 호주 주식시장에 상장도 하고, 뉴질랜드 골프 오픈 대회, 럭비팀도 스폰서 하는 등 뉴질랜드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중견 그룹이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삐끗삐끗 하더니만 이번 달에 결국(liquidation) 청산 신청을 하고 말았다.
이번 BlueChip의 청산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 중 한 가지가 바로 계약금(Deposit)이다.
보통 일반 집을 부동산을 통하여 매매하게 되면 오클랜드 변호사 협회에서 발행한 부동산 매매 계약서를 작성하게 된다. 이 계약서에 의하면 구매자(purchaser)는 판매자(vendor)에게 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부동산업자(agent)가 중간에 매매를 성사 시켰다면 부동산 업자가 구매자로부터 계약금을 받아서 업자의 신탁 계좌에 예치하게 된다.
만약 계약이 아무런 조건이 없는 unconditional 계약이라면 부동산 업자는 계약금을 자신의 신탁 계좌에 10일 동안 예치한 후에 판매자 또는 판매자의 변호사에게 지불하게 된다. 계약이 LIM이나 finance등의 조건이 걸린 conditional 계약이라면, 부동산 업자는 계약의 모든 조건 이 충족이 된 후에, 즉 계약이 unconditional이 된 후에야 계약금을 판매자에게 지불 할 수가 있다.
문제는 계약금이 판매자에게 지불된 후에 생긴다.
계약금이 판매자에게 지불된 후에는 판매자는 계약금을 자신의 맘대로 쓸 수가 있다. 판매자가 Settlement Date (잔금을 치루고 부동산의 소유권이 이전 되는 날)에 소유권을 이전 할 수 없게 된다면 구매자는 계약금을 돌려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판매자가 이미 계약금을 다 써버리고 다시 환불해줄 방법이 없다면 구매자는 계약금을 손해 볼 수 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판매자가 계약금을 받은 후에 유럽 여행을 다녀오느라 계약금을 다 써버렸는데, 소유권이 이전되는 Settlement Date에 구매자에게 받을 잔금으로는 부동산에 설정 되어있는 mortgage(저당)을 해지하기에 부족하다면, 구매자에게 소유권 이전이 불가능하다. 소유권 이전이 불가능 하다면 구매자는 계약금이라도 돌려 받아야 하는데, 판매자가 환불할 능력도 안되고 빛이 많아 파산 신청을 해 버린다면, 구매자는 현실적으로 계약금을 돌려받기가 요원하다.
현재 BlueChip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가장 염려하는 점이 바로 계약금 환불이 불투명 하다는 점이다.
특히나 BlueChip 상황과 같이 완공이 안된 아파트 등을 개발업자에게 분양받을 때에는 오클랜드 변호사 협회에서 발행된 일반 계약서가 아닌, 여러 조항이 가감된 별개의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계약서에는 계약금이 언제 어떻게 지불되고 누구에게 소유권이 있는지, 환불 절차는 어떠한지를 꼭 확인 하시기 바란다.
계약금에 관해 조금 더 조심하고 싶다면, 부동산 매매 계약서를 작성할 때 아예 계약금을 걸지 말거나 최대한 적게 거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이것이 불가능 하다면, 계약금을 Settlement Date(잔금을 치루고 소유권이 이전되는 날)까지 판매자의 변호사 신탁 계좌에 예치시키고 소유권이 이전 될 때까지 판매자에게 지불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하는 방법도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 계약을 할 때에는 계약서에 서명을 하기 전에 법률 자문을 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