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에서 유기 농산물 취급을 늘린다고 발표함에 따라 유기 농산물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 졌다. 그래서 시사주간지 타임(Time, 2007년 3월 12일)에서도 이와 관련된 많은 기사를 취급하고 있다. 아무래도 앞으로 수십 년간은 계속적인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면 자기 지역에서 유기 농산물이 생산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가 다음 논쟁의 대상이다. 현재까지의 일반적인 견해로는 지역 내의 일반 농산물 가운데 믿을 만한 농장에서 생산된 것을 구입하는 것이 최선으로 나와 있다. 그러면 왜 지역 농산물이며 도대체 지역(Local)은 어디까지로 봐야하는가?
여러분도 웹 사이트 검색으로 잘 알려진 구글(Google)의 구내식당 '까페 150 (Cafe 150)'은 유기 농산물 소비 운동으로 유명하다. 지역에서 생산된 유기 농산물이 아니고는 구입하지 않는 독특한 메뉴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의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여기서는 지역은 반경 240km 이내에서 생산된 생산물을 지역 농수산물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문가와 단체에 따라 지역의 범위가 약간씩은 다르기는 하지만, 대략 좁게는 반경 160km에서 넓게는 반경 400km까지를 지역으로 봐야 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주장들이다.
좀 더 구체적인 사례로 견주어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오클랜드의 경우 지역을 오클랜드로 한정 시킬 것이냐, 아니면 북섬까지 확대할 것이냐다. 더 나아가서 남 섬까지 포함한 뉴질랜드 전역으로 확산할 것이냐, 아니면 호주도 포함시킬 것이냐가 논란의 쟁점이다. 한국을 예로 들면 서울에서 부산까지가 400km 정도이니, 서울에서는 중부권까지를 지역으로 봐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넓게는 부산까지니 국내 전역을 지역으로 봐도 문안할 것이다. 여기서 지역의 개념은 물리적 거리에 한정된 것이며, 정서적 면에서 자국 내 국산 농산물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면 이런 지역의 개념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나?
미국에서 딸기 하나를 캘리포니아에서 뉴욕까지 실어 가는 데 435 칼로리가 소모되며, 이로 인하여 뉴욕의 소비자는 5 칼로리의 영양분을 섭취하게 된다. 뉴질랜드에서 영국까지 키위 한 상자를 실어 가는 데 키위 무게의 6배에 해당하는 탄산가스를 대기 중에 배출하게 된다. 농산물 운반에는 거리가 멀면 멀수록 더 많은 운반연료를 소모하게 되며, 그로 인하여 환경이 오염되는 원인이 된다. 게다가 농산물 품질관리에 수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며, 품질에 대한 보장도 어렵다는 말이다. 그로 인하여 지역 농산물 애호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농산물의 품질은 생산에만 한정 되는 것이 아니고 유통과정에서 더 심한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아무리 저온유통 시스템이(Cold Chain System) 발달되고, 농산물의 품질 인증제도가 확립되었다 하더라도 그 비용을 감당해 내기가 쉽지가 않다. 또한 이러한 것들만으로 농산물의 품질의 보장할 수 없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그래서 대형 급식업체나, 대형 유통업체서는 직영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면 일반 가정에서는 어떤 대안이 있는가? 유기 텃밭에서 과일과 채소를 직접 길러 먹는 것도 작으나마 대안으로 간주된다.
그러면 만약 우리 지역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바나나 오렌지 같은 열대 과일을 먹고자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또한 겨울철에 여름철 과일이나 채소를 소비하고 싶을 때는. 현대 사회에서 수도원 같은 절제된 생활을 강요할 수는 없다. 개인의 욕구도 소중하고, 소비자의 선택은 존중되어야 한다. 품질이 좋지도 않고 터무니없이 값이 비싼데, 자기 지역의 제철 농산물이 아닌 것을 구입해야 할 이유가 있겠는가? 개인의 건강을 유지하면서 더 나아가 현대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현명한 소비 운동이 절실하다. 내가 소비하려는 농산물의 푸드 마일은 얼마나 되나, 지역 농산물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