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태초의 신비가 드러나 있는 곳(Ⅲ) - 로토루아 지역

[365] 태초의 신비가 드러나 있는 곳(Ⅲ) - 로토루아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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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망구 - 지구 탄생의 비밀 간직한 분화구

  1886년 이전의 와아망구는 아주 평범한 숲이었다. 하지만 1886년 타라웨라 폭발과 더불어 그 전의 모든 생명체와 풀과 숲을 뒤엎어 새로운 시작을 했다. 와이망구는 그 첫 폭발부터가 기록된 세계 유일의 분화구이며 팬케이크 분화구의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온천 호수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다른 화산 활동 지역은 인류 역사 이전부터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 첫 활동을 알 수 없다. 그래서 이 와이망구는 생태계의 시작단계를 연구하는 자료로 아주 큰 가치가 있다고 한다.

  약 2시간의 트랙과 트랙 끝의 로토마하나 호수에서의 보트 관광, 그리고 버스로 돌아오는 코스로 되어 있는 이 곳은 와이오타푸보다 더욱 젊고 거친 자연을 볼 수 있다. 입구에는 잘 지어진 깨끗한 사무실과 카페가 자리 잡고 있다. 이 곳은 1917년 4월 1일 화산 폭발로 인해 집이 무너지면서 두 사람이 사망한 곳이다.

  입구에서 5분쯤 걸어가면, 오른쪽으로 남쪽 분화구가 보인다. 이 곳을 거쳐 코스 전체가 완경사의 내리막으로 되어 있어 걷기가 편안하다. 조금 후부터 프라잉 팬 호수(Frying Pan Lake)가 나오는데, 언덕 아래의 끓는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약 3,800m2의 이 무시무시한 호수는 평균 깊이 6m에 호수 전체의 평균 온도가 섭씨 55도다. 이렇게 표면이 넒은 호수의 평균 온도가 55도라 함은 대단히 뜨거운 것이다. 물에 들어가면 따끈한 거 같지만, 대류로 인해 호수 표면의 온도가 훨씬 뜨겁기 때문에 도저히 살아 나올 수 없다.

  온천수라는 느낌 보다는 거대한 지옥의 분위기다. 호수 옆에 보면 이 곳에서 자라는 희귀 말류가 뜨거운 물 속에서 물살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여서 더더욱 지옥 같은 분위기가 물씬 난다. 호수 옆의 에코 분화구에서는 뜨거운 온천과 증기가 압력으로 뿜어져 나오 산이 울리는 무서운 저음을 낸다.  

  이 호수에서 흐르는 뜨거운 온천수가 깊은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는데 계곡에서는 말류와 함께 계란 삶는 냄새의 뜨거운 증기가 무럭무럭 피어올라 한층 그로테스크하다. 이 온천 계곡의 중간 중간의 여러 분출 공에서 펄펄 끓는 물들이 솟아올라 아직 혈기 왕성한 땅임을 느끼게 해준다.

  모퉁이를 돌아 좌측으로 나 있는 계단을 올라가면, 이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는 인페르로 분화구(Inferno Crater - 인테르노는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 혹은 지옥 같은 곳이라는 의미)가 나온다. 보기에는 아름다운 옥색의 조용한 이 거대한 분화구의 호수에는 고인 물은 섭씨 80도가 넘고, 웬만한 쇳덩이도 녹이는 ph2.2의 강산성이다. 약 30일 간격으로 호수의 물이 넘쳐 분화구 아래 계곡으로 흐르는 특이한 간헐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곳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가노라면 계류가 급속히 식어 간다. 근처의 오카로 호수에서 유입되는 냉수가 섞이기 때문이다. 수온이 미지근하고 습한 이 합류 지점부터는 계곡 근처에 이끼와 고사리과 식물이 잔뜩 자라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아래쪽으로 아름다운 색의 요드 연못, 그리고 마지막에 이 곳의 전설적인 마오리 가이드인 알프레스 워브릭의 아름을 따서 이름 지어진 워브릭 테라스가 나온다. 이 테라스는 온천에 섞여 나온 규소 성분이 쌓여 테라스 형태를 만들고 있는데, 각종 화학 성분과 이끼가 어우러져 아주 복잡한 색상을 만들어 낸다.

  길의 끝은 로토마하나 호수다. 이 호수는 화산재와 탄소 성분에 의해 호수물이 검은 빛이 난다. 여기서 작은 배를 타고 약50분 정도 가서 호숫가의 간헐천을 구경한 후 타라웨라 산의 분화구로 접근한다. 친절한 선장이 간단한 차와 음료도 판다.

  뉴질랜드 북섬에는 화산 지대를 걷는 트랙 관광이 많다. 헬스 게이트(Hell's Gate), 와카레와레와, 크레이터 오브 문(Crater of Moon), 히든 밸리(Hidden Valley), 와이키테, 타라웨라 산(Mt. Tarawera) 등 여러 장소가 있어 시간이 부족한 사람은 선택이 쉽지 않다. 그 중에 단연 특색이 있는 곳이라면, 필자는 위에 두 장소(와이오타푸와 와이망구)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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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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