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기가 살아온 환경과 조건 속에서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한 것 밖에 모른다. 그 속에 갇혀 있으면서 갇혀 있음을 모른다. 또 자기가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한 것이 다인 줄 알고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자기만이 옳다고 생각한다.
창조주를 잊고 지내면서 그것이 잘못인줄 모른다. 창조주를 모르고 또 창조주가 현존하심을 모르면서 그 모른다는 것이 잘못인줄을 모른다. 또 자기가 바라는 창조주를 만들어 관념으로 가지고 있으면서도(觀念의 偶像)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모른다.
성현들이 하늘 일을 전하여도 보지도 듣지도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잘못 알고 있음을 모른다. 한 말씀을 놓고 자기의 관념으로 받아들여 이런 뜻이다 저런 뜻이다 하며 서로 자기가 옳다 하고 갈라지고 다툰다.
성현들의 말씀은 ‘바로 지금’ 그렇게 되어 그렇게 살아라는 말씀이다. 그런데도 ‘인간이 어떻게 그렇게 되고 그렇게 살 수있나.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면 되지’하고 생각한다. 자기편의적(自己便宜的)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편의적으로 살면서 스스로 성현들의 말씀을 좇아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물의 영장이라면 만상만물과 하나되어 상생(相生)의 삶(서로 살리는 삶)을 살아야 할 터인데(만물의 영장다워야 할 텐데) 하나 되지 못하고 상극(相剋)의 삶(이기고 짓밟으며, 때로는 파괴하고 죽이는 삶)을 살면서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한다.
만상만물 중에 인간만이 지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 이외의 것들은 지혜가 없고 어리석다 한다.
인간이 무지(無知)하고 또 무지(無智)함을 모르고 스스로 많이 알고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이기적으로 살면서 이기적으로 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남을 위하는 선행(先行)조차도 궁극적으로 자기를 위해서 한다는 것을 모른다.
아무도 오르지 못한 산을 오른 사람이 사람들에게 산에 오를 수있음을 알려 주고 산에 오르는 길을 안내하여 주겠다고 하여도 믿고 따르려 하지 않는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 산에 오른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무슨 소리냐’ 하고 스스로 체념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산에 오르려 하면 현혹되지 말라고 하면서 말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