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도 사이클이 있다. 과거 뉴질랜드의 집값 변동을 살펴보면 이 사이클은 보통 7년이었다. 이 가설에 따르면 2000년부터 시작 된 상승 사이클에 이어 올해부터는 하락 사이클에 접어든다. 그렇다면 과연 올해부터 집 값이 떨어질까.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의 현 사이클은 어디를 돌고 있는지 알아본다.
지난 1월 뉴질랜드 주택매매 중간가격은 32만7천 달러로 작년 12월 33만달러에 비해 0.9% 하락 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1월 데이터를 부동산시장 7년 주기설에 따른 2007년 하락 사이클 원년의 전조로 평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뉴질랜드부동산협회(REINZ) 머레이 클레랜드(Murray Cleland)회장은 오클랜드 집값이 가까운 장래에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한다. 클레랜드회장은 중앙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7.25%에서 7.5%로 인상한다고 해도 고가 부동산 시장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으로 예측했다. 실제 2004년과 2005년 거듭된 금리 인 상에도 아랑곳없이 모기지 대출은 늘어만 갔고 집값은 뛰 었다. 2005년의 경우 기준금리가 6.5%에서 7.25%로 인상됐으나 모기지대출액은 155억달러가 늘어난 1150억달러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이 상승 사이클이었던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마누카우 변두리지역이 131.9% 뛴 것을 비롯해 오클랜드 전체적으로 집값은 76%가 올랐고 기스본 176 .7%, 테임즈/코로만델 120.6%, 노스랜드 115.2%, 호크스베이 104%, 와이카토/베이어브플렌티 87.5%로 북섬 대부분의 지역에서 거의 두 배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표 참조).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상승 주기가 있으면 하락 주기가 있지 않을까. 클레랜드회장은 이에 대해 “주택시장은 지난 7년동안 강세를 거듭했고 올해부터 하락 사이클로 접어 드리라는 예측은 빗나갈 것이다. 시장이 나빠질 징조가 보이질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과거에는 부동산 사이클을 믿었지만 현재는 그 믿음이 약해졌다고 한다. 시장에는 부동산 수요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하락도 없고 옛날과 같은 사 이클도 없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부동산시장이 지난 몇 년 동안 두 가지 주요한 요 인, 즉 아시안 이민자 유입과 9.11 미국테러 이후 해외에 있던 부자들의 귀국 등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클레랜드회장은 내년에는 주택시장이 약간 조정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시인하면서 “약간의 조정이지 가격하 락은 아니다. 만약 집값이 떨어진다면 나부터 놀랄 것이다. 시장에는 수요가 공급보다 여전히 우세하다. 리뮤에라와 엡섬 지역이 급등하자 사람들은 마운트알버트와 와이마우쿠, 쿠메우 등지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사이클로 부자되기'의 저자 키에란 트라스(Kieran Trass)는 뉴질랜드에서 통상 사용되는 주택 중 간가격(median price)이 부동산 사이클을 정확히 반영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사이클은 존재하지만 항상 7년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요지이다.
“1980년대와 90년대 우리가 경험한 부동산 사이클은 7~8년 지속됐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 기간을 테두리로 믿고 있으나 세계적으로 부동산 사이클을 조사해 보면 부동산 주기는 7년처럼 짧은 수도 있고 20년까지 길 수도 있다”고 트라스는 주장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7~2006년 사이 뉴질랜드의 집값 상승률은 94% 로 조사대상 국가 중 12위에 올랐다. 뉴질랜드는 2002년 같은 조사에서 한 분기에 집값이 22% 폭등하면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뉴질랜드 주택시장이 이미 저점을 통과했고 올해부터 재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주택시장은 지난 겨울인 작년 7월을 전후해 이미 조정을 받았고 매매량이 감소하는 등 슬럼프를 맞았으나 조정폭이 미미해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한 채 지나가 버렸다는 것. 봄이 되면서 가격과 매매량이 증가하면서 전문가들의 전망도 낙관적으로 변해 갔다.
지난 겨울 30만달러를 맴돌던 주택 중간가격이 11월 들어 33만달러로 뛰었다. 뱅크어브뉴질랜드의 수석 경제학자 토니 알렉산더(Tony Alexander)는 “올해 뉴질랜드 주택시장은 큰 재앙이 없는 한 견고한 성장세가 예상된다”면서 “집값이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작년에 기록했던 9.8%의 상승률이 올해 말에는 5%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도이치뱅크의 수석 경제학자 다렌 깁스(Darren Gibbs)는 주택시장의 견인요소로 이민자 유입을 들며 이민자 증가에 따라 올해 주택시장의 활황을 예상했다.
이에 반해 트라스는 현재 주택시장을 과열로 규정하며 “뜨거운 부동산 시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사람들에게 경고했다. 그는 과열의 징후로 매물에 대한 다수의 오퍼, 가격대없이 시장에 나오는 주택, 매물의 절대 부족, 오퍼 가격 이상으로 팔리는 주택 등을 들었다. 트라스는 “모든 부동산 붐의 마감 직전에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부동산 붐은 2007년 말이나 2008년 대단원의 상승곡선을 마감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하락 사이클동안 집값은 떨어질 것인가. 이에 대해 트라스는 “개인적으로 많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현재의 상승 수준을 밑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TV 부동산 프로그램에도 나와 친숙한 얼굴의 스테판 하트(Stephen Hart)는“시장이 균형에 이를 때가 있다. 그 때는 첫 집 장만자가 부동산시장에 진입할 여력이 없을 때다”고 설명했다.
웨스트팩의 수석 경제학자 브렌단 오도노반(Brendan O’Donovan)은 “중앙은행은 집값을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보고 있고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돼있다”며 “부동산 주기가 전보다 길어지고 있으나 미국, 영국, 호주처럼 분명히 조정을 받는 때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