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기만 합니다.

그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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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완전히 바뀌었다..
라고 말하면 정답인 요즘입니다.
불과 몇주전까지 오달달 춥다고 환기통까지 바람들어올까 꼭꼭 닫아걸고
살았건만,
오늘아침만해도 아이들이 열어제쳐놓은 거실문 주방쪽문,,화장실 창문,
욕실창까지 방방에 창문들이 열려있는것을 보면,
봄은 봄이고 여름은 머지 않으리이죠,
섬머타임 으로 달라진 그 한시간동안 우리가 누릴수 있는 여유는
한시간의 곱배기. 그렇게 사람맘은 간사하고 그리고 변화무쌍합니다.

어떤날 바라보는 구름낀 하늘은,
운치있어서 좋아보이고 또 어떤날은 꼭 같은 색갈의 하늘이건만,
그렇게 서러울수가 없고 슬플수가 없고,
이나라가 결코 내나라가 어찌 되겠느냐,그저 내나라는 핵폭탄을 발사하던.
물난리가 나든 차가 백중충돌을 하던,
지지고 볶아도 코리아가 내 나라인거지.
그렇게 말할때도 참 많습니다.

어제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왔을때,
저또한 두고 간 물건이 있어서 집에 잠시 들렸었지요.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어매한테 작은녀석이 하는 말인즉,,
"옴마 ~ 그나저나 클났어요,,ㅜㅜ"
" 와??? "
" 내가,,,,PE시간 마치고 탈의실에서 옷갈아입다가,,,,,"
"입다가 모??? 언능 말해라,,뜸들이지 말구,,,거참,,,,"
" 입다가,,,정신이 없어가지고 우리반 아이 교복바지를 내 가방에 넣어가지고
와버렸어요,,그니깐,,내 교복바지는 입고,,그너마 바지를 내 가방에 넣어가지고
왔단 말이져,,,,"
" 모야??? 네 바지 입었는데 와 갸 바지를 가방에 넣었어???"
" 그러게 말에여,,,나두 몰러,,,나는 내 자리에 그 바지가 있어서
그냥 내 다리를 보니깐 바지를 입었더라구요,,해서 아아,,입었구나,
그런데 그 다음순간,,딴거 모하다가,,그냥 지나치는데 그 바지가 또 있길래.
아아,내게 여기 떨어져 있었구나,하고는 그냥 백에 넣어가지고 온거에여,,,,ㅠㅠ"

" 흐미..너 정신이 없는게 아니고,,애미닮아서 암만테도 건망증증세가 장난아니다...
그러믄 단박에 달려가서 그걸 줘야지 갸는 모입고 낼 등교 할건데???"
" 그러게..나두 집에와서  가방열으니깐 그게 있잔아요,,,갸 전번도 모르고,,
근데 누구건지 짐작은 가거든여,,"
"누구거 ??? "
" 올리버라고,,,중국아이인데...."
" 갸 이름이 있었으???"
" 아녀,,냄새만 맡으면 알지.....갸네 집이 테이크웨이 해서,갸 한테서는
교복,,,머리..몸,,모두모두 피시엔칩스 냄새가 나걸랑,,,,"
"흠,,,,어느동네서 가게 하는지 아나???"
"아녀,,,"
"히히..근데 올리버 낼 학교 올때 빤스입고 오겄네???? ㅋㅋ"
" 너 지금 웃음이 나오니???"

글케 절케..아이한테 한마디 야단을 쳐주곤,,,
" 낼아침에 너는 학교앞집에 사니깐 일찌감치 교문앞에 서서 올리버 기다려라,,,
그리고 교복건네주고,,미안타 하고 고의가 아니니깐,,,,"
"헉,,,어케 말하지??? 나 죽일라고 할거얌,,흑흑,,,"
"얼라리....니 사내맞나??"
"ㅋㅋㅋ"

그리고 오늘아침..
아이를 재촉해서는 일찌감치 학교앞으로 내보냈습니다.
울집 너른 거실창문으로 학교앞 정문은 마치 마당을 쳐다보듯 잘 보이는
뷰인데....
팔짱을 끼고 어떤 광경이 벌어지나,,내심 재미있게 구경을 하고있는데.

쭐래쭐래 갸 교복 바지를 들고 가는 막내넘,
그리고는 두리번두리번 몇분정도 기다리는듯,,,
드뎌,,
아이의 모습이 우물쭈물하는 순간,,,올리버가 나타난검돠,
포부도 당당하게...
상의는 감색 니트교복 커디건에 하의는 삼각빤쮸보다 더 짧은 PE기어를
입고,,
허벅지는 다 드러내 놓고,그 아래 신은 검정 삭스와 검정 가죽 구두..
우히히...
아조아조 멋진패쑝,...이었습니다.

작은넘이 모라모라 하는거 같은데..그 순간 이단옆차기로 그녀석이 다리가
작은넘의 옆구리를 향해 날라가고,
담순간,,그넘의 책가방이 아이의 머리를 향해 날라가는 순간,,
갑자기 하늘로 붕 날라서,,,,,찻길 중앙으로 던져진 그아이의 교복바지...
( 작은넘이 차 도로로 던진거져,....)
순간,,,얼쑤,저넘들이 등교길에 학생들 많은데서 쌈을,,,??????
하고는 달려나갔는데...
둘다,,히히거림서,,장난을 하는거더라구요,,
휴우,,,,

그냥 모른척 들어왔지요.

아이들을 볼때마다,
어쩌면 그렇게 부러운지.언젠가 아이들 캠프보내고도
그렇게 글을 쓴 적이 있을겁니다.
엄마는 정말 너희들 시간으로 다시 돌아간 다면,,너무너무 좋을거 같다고,

결코 쉽지 않게 사는 시간,
더더구나 먼 이곳까지 와서 살아가는 지금,,
힘든일은 곳곳에 숨어있다 예고없이 나와 우리를 괴롭히지요.
그럴때마다,
용기를 내고 힘을 내고 하는건,,
아이들이 있기때문인데.

나는 요새 그 아이들이 정말 많이 부럽습니다,
울아부지한테 용돈을 타던 그 시절이 참으로 그립기만 합니다.

( 지금은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이지만 서너살때 사진을 함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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