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9] 2006년이 본 뉴질랜드
뉴질랜드 정부는 다음 10년간 '경제개혁', '가정복 지', '국가 정체성'의 세 가지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경제 개혁'은 지식을 바탕으로 모든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고임금 경제를 만들어내는 것을 뜻하고 '가정복지'는 가정이 가족구성원의 강하고 안전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며 '국가정체성'은 늘어나는 다국적 국민들간의 화합을 통해 뉴질랜드만의 국가 정체성을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Social Report 2006은 뉴질랜더들이 지난 20년 간 어떻게 살아왔는지 보여주는 보고서로 People, Health, Knowlege & Skills, Paid Work, Economic Standard of Living, Civil & Political Rights, Cultural Identity, Leisure & Recreation, Physical Environment, Safety, Social Connectedness 등 11개 부문의 포괄적인 조사와 사회지표들을 담고 있다.
이번 Social Report 2006을 통해 아직까지 유러피안과 다른 소수민족 간의 불평등이 있는 것이 사실이나 상당 부분 계속해서 개선되어 옴을 또한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연도 보고서에서는 작년에 발표되었던 지방 당국 수준의 지표들이 한층 확대되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업데이트 되었다.
***** 붕괴되는 가정, 자살률 여전히 문제 *****
뉴질랜드 인구는 2005년 0.9% 증가했는데 지난 10 년 간의 평균 1.1%보다 더 느리게 증가하고 있는 상태 로 작년 말 412만 여명으로 조사되었다. 2011년까지는 평균 0.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그 중 출산/사망을 통한 자연증가가 4/5, 그리고 이민이 1/5을 차지할 전망이다. 2005년에는 뉴질랜드 유입인구가 유출 인구를 7천명 앞질렀는데 이민을 통한 인구증가 기여는 2004년 34%에서 2005년 18%로 줄어 확실히 이민자가 줄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가족 구성원 조사에서는 부부 단독 가정이 1986년 약 24%에서 15년만에 27%로, 커플과 자녀가 있는 가정은 같은 기간 40%에서 30%로 크게 줄었고 편부모 가정과 독신가정도 4-5%씩 늘었다. 결혼과 자녀 출산이 계속적으로 감소하고 편부모가 늘어 가정복지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함을 나타내었다.
2003년, 515명의 뉴질랜더가 자살로 사망했다. 2002년보다 50명 늘어난 것인데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대보다 줄어들고는 있으나 여성자살 시도가 10만명 당 약 7명, 남성은 18명이 자살을 시도했고 특히 15-24세 사이의 자살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자살이 사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중요한 건강지표 중 하나인 흡연율과 비만율은 어떠할까. 2004년 마오리의 흡연율은 남성이 39.5%, 여성이 47.6% 등이었고 뉴질랜드 전체적으로는 남성이 25.2%, 여성이 23 .8%이었다. 비만율은 계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남성여성 모두 1977년부터 26년만에 두 배가 들어 남성의 19%, 여성의 21% 정도가 비만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더의 교육률과 문맹률도 상당히 개선이 이루어 졌는데 특히 NCEA 레벨 1 이상 수준으로 학업을 마친 사람은 여성이 남성보다 약 8%정도 많았다. 눈에 띄는 것은 마오리가 47.4%, 유러피안이 73.6% 그리고 전체 평균이 68.8%인데 반해 아시안의 87%가 레벨1 이상의 학업을 마친 것으로 조사돼 다른 인종보다 높은 교육 수준을 보여 주었다. 대학교육은 2005년에 18-24세 남성의 33.1%, 여성의 40.2%가 참여하고 있어 여성의 교육 수준이 우위를 차지했으며 25-64세까지의 전체 인구의 대학 교육율은 18.1%였다.
***** 시간당 평균 임금 - 남성 $17.50 여성 $15 *****
1998년부터 계속적으로 감소해 오던 실업률(15-64세)은 작년 3.7%(7만9천명)로 떨어져 실업률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86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는데 여성실업률이 남성 실업률을 약간 웃돌았다. 인종별로는 마오리가 8.6%로 가장 높았고 퍼시픽이 6.1%, 유러피안이 2.6%, 아시안을 포함하는 기타 역시 2.6%였다. 2005년 OECD 조사에서 뉴질랜드는 한국과 함께 28개 국가 중 실업률이 가장 낮은 나라로 보고되기도 했다.
실업률의 감소와 함께 고용률(15-64세)은 남성이 80.8%, 여성이 66.5%로 총 73.5%가 한 주에 한 시간 이상 의 급료가 지급되는 일을 갖고 있다고 조사되었다. 이에 공헌한 것은 대부분 유러피안(79.7%)으로 마오리가 63. 8%, 퍼시픽 출신은 61.8%로 비교적 낮은 고용률을 보였고 기타 민족은 이보다 더 낮은 59%였다.
최근 임금상승에 대한 뉴스가 매체에 자주 등장했었는데 뉴질랜드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남성이 $17.50, 여성이 $15, 남녀평균 $16.1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8년 만에 11%인 $1.58가 오른 수치이다. 일주일에 40시간 일한다고 할 때 1년 52주의 연봉은 $33,800이 된다는 말이겠다. 또한 35-39세의 사람들의 시간당 평균 급여가 $18.80로 가장 높았고 어느 연령대에서나 남성의 급여가 여성보다 높았다.
지역별로는 오클랜드의 평균 임금이 시간당 $17.44로 가장 높았고 웰링턴($16.30), 캔터베리($16.15)등이 뒤를 이었다. 남섬의 태즈먼, 넬슨, 말보로우, 웨스트 코스트, 기스본은 $15로 가장 낮은 급여 수준을 나타내었다.
직장생활의 만족도는 '만족'과 '매우 만족'이 66%로 '불만족'과 '매우 불만족' 또는 '잘 모르겠음'보다 훨씬 높았다. 그리고 풀타임 직장(62%)보다 파트타임 직장(79 %) 근로자들의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여성이 남성들보다 직장생활에 조금 더 만족하고 있었다. 남성의 평균 급여가 더 많았던 것을 기억할 때 흥미로운 결과인데 노동 시간이나 급여가 직장생활 만족도에 압도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 아시안, 이민자에 대한 차별 안 줄어 *****
인지된 차별(Perceived Discrimination)에 대한 조사는 정확한 수치를 내기 힘든 항목 중의 하나인데 올 해 인권위원회의 연구결과는 아시안 이민자로 살아가는 사람 들에게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 말에서 올 해 2월까지의 이 조사에서 난민자, 비만인, 게이와 레즈비언, 퍼시픽 출신자, 마오리, 여성 등의 항목에서 차별이 있다고 인지하는 사람의 비율이 적게는 8%, 많게 19% 가량 감소했으나 유일하게 '최근 이민자'에 대한 항목에서는 2% 증가했고(70%) '아시안'에 대한 차별을 지각하는 사람도 73%에서 겨우 1% 줄어 들었으며 이는 가장 많은 사람이 차별이 있다고 느끼는 항목으로 꼽히기도 했다.
뉴질랜드가 부정부패가 적은 나라라는 것은 이미 작년 의 OECD 조사에서 발표된 바 있다. 뉴질랜드는 청렴도 점수에서 OECD 내 30개 국가 중에서 10점 만점에 약 9.8점을 받은 아이슬랜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는데 한국 이 5점, 미국 7.6점, 영국 8.6점, 호주가 8.8점이었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Social Report의 보유 언어 부문에서 뉴질랜드 내 출생자와 해외출생자의 모국어를 조사한 결과 뉴질랜드 내 출생 한국인이 한국어를 모국어로 꼽은 비율이 약 57%로 이탈리안(11%), 중국인(32 %), 사모안(42%) 등 조사에 채택된 15개 국가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모국어 인식을 보여 준 것이었다. 한국인들의 모국어 교육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다섯 명 중 네 명의 뉴질랜더들은 여가시간에 대해 만족 또는 매우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대 별로는 25-49세가 가장 불만족스러워 했고(24%) 65세 이상 노인들의 44%가 불만족을 표시했다. 수입으로 볼 때는 고소득자인 연간 $10만 이상 버는 그룹에서 불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뉴질랜더는 정직하고 신뢰할 만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신뢰도 부문 조사에서 'always' 또는 'usually' 서로 신뢰할 수 있다고 대답한 사람들이 전체의 68%를 차지했으며 다른 민족보다 퍼시픽 출신들에 대한 불신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 개선되고 있는 사회 복지, 나아가야 할 길은 *****
지면 관계상 자세히 실을 수는 없었으나 이번 보고서 에서 다룬 11개부문 42개의 사회지표들이 뜻하는 경향을 통해 뉴질랜드 사회의 달라지는 사고 방식, 경제 문화적인 변화를 찾아볼 수 있었다.
자살을 제외하고 건강지표들은 모두 개선된 것을 알 수 있으며 대학교육 참여가 약간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Knowledge and Skill' 부문 전반에 걸쳐 향상된 결과를 발견할 수 있다. 'Paid Work' 부문의 결과들도 실업률 개선 및 임금 인상과 더불어 고용율도 74.6%로 올라 칭찬할 만한 결과라고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소득 불평등과 저소득 인구, 주택소유 가능성에서는 1980년대 말과 90년대 초의 후퇴에서 계속적인 개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80년대 중반보다 여전히 더 못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또 하나의 문제로 지적되었다. 저소득층 인구가 1988년보다 늘어났고 평균 임금은 인상되었다는 결과를 같이 볼 때 소득불균형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대두된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세계의 새로운 기술과 지식 속에 뉴질랜드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외부적으로 국제 경쟁을 향한 무언의 압력 속에 내부적으로 경제침체나 이민 개선을 위해 노력을 꾀해야 할 입장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지적된 사항들의 향상과 긍정적인 평가가 이루어진 부분에서의 효과적인 유지를 함께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