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심하게 했을 때나 긴장했을 때 손이 떨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이유없이 손발이 떨릴 때 혹시 풍기가 온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이처럼 특별한 원인이나 계기가 없는데 손발이 떨리는 질병이 파킨슨병이다.
이 질병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르게 한쪽 팔이나 발이 떨리기 시작해서 몇 개월 혹은 1~2년 사이에 차츰 반대편 수족도 떨리게 되고, 그 상태로 다시 3~4년이 지나면 양쪽 손발이 모두 떨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때 근육이 굳어지고 어깨가 앞으로 굽는가 하면 걸음걸이가 점점 둔해지면서 총총걸음을 걷게 될 뿐 아니라 심하면 혼자 걷지도 못하게 된다.
이 파킨병은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때, 예전에 권투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무하마드 알리가 손과 발을 덜덜 떨면서 성화를 점화하던 인상적인 장면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질병이다. 과연 이 파킨슨병은 어떻게해서 생기는 것일까?
파킨슨병은 뇌에서 근육의 굳은 정도나 근육 운동의 균형을 다스리는 대사물질인 도파민이 더 이상 분비되지 않을 때 생긴다. 자기공명 영상법(MRI)나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도 확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언제, 어떤 증세로 시작해서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가를 알아보는 것이 가장 정확한 진단방법이다.
간혹 손발이 떨린다고 해서 중풍 치료를 받는 경우가 있지만 이 병은 중풍이 아니다. 또한 잠시 치료하다가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고 병을 키우는 환자도 많은데, 이 병은 오랜 세월 동안 증세가 나빠진 경우에는 치료가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일찍 발견해서 일찍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이제까지의 치료 경험으로 보면 침구요법과 함께 체질적으로 치료하는 한약을 같이 쓰면 병이 더 나빠지지 않을 수 있다. 아주 심하게 떠는 증세는 간혹 수술로 치료하기도 하는데, 이는 신경외과 전문의와 상담해 좋은 치료방법을 찾아야 한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손발이 떨리고 걸음걸이도 불편한데다 남이 볼까 싫어서 집에만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치료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적어도 하루에 1~2시간 정도는 몸을 움직여야 하고 몸은 불편하더라도 정신적으로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예전의 화려한 명성을 뒤로 하고 파킨슨병을 숨기는 대신 수족을 떨면서도 성화를 들고 당당하게 사람들 앞에 나선 알리 선수처럼, 병을 이기려는 적극적인 사고야말로 이 병을 이기는 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