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어머님이 한국으로 가신지 벌서 3주가 되었습니다..
첫 주는 뻗어서 자느라 정신 없었고..
두 번째 주는 못했던 일들 하느라 정신 없었고..
사실 어머님이 떠나신 그날 부 터 집안이 휑해서 일부러 정신없이 보내려고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3주가 되니 어느새 우리도 전의 일상으로 돌아와있었습니다..
“ 엄마 잘 도착했는가??”
한참을 전화로 재잘거리던 남편 난 한번도 바꿔주지 않더니 뚝 하고 전화를 끊어 버립니다..
“ 뭐야?? 어머님 잘 가셨데?? 나 좀 바꿔주징…..”
“ 미안…”
“ 왜 서운하셔??”
“몰라…참 엄마가 너 한약 좀 지어 먹으래..”
“ 한약??”
“ 공항에서 손 잡았을 때 손이 너무 차서 깜짝 놀라셨대….”
“ … …”
참…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한 순간이나마 해방감을 느꼈던 내가 얼마나 철부지 같았는지. 귀까지 빨개졌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시어머니요 나는 며느리…
우린 가깝고도 아주 먼 사이..
이렇게 선을 긋는 것은 나 자신 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느날
신랑이 계단에서 아랫 층 아이들과 마주쳤습니다..
인도에서 새로 이민을 온 가족인데 아이들이 얼마나 인물이 좋은지 어머님이 계시는 동안에도 말 한 마디 통하지 않는 그 집 애들 칭찬을 얼마나 하시곤 했습니다...
그 아이가 신랑에게 아줌마 어디 갔냐고..난 그녀가 그립다고 …..물었습니다..
“ 아줌마?? 아…마누라…Up stair Coming Now~~”
갸우뚱 거리고 집으로 들어가 버린 아이들…
“ 야! 아랫집 남자애가 너가 어디갔냐고 찾더라??”
“ 날??”
“ 응..뭐 miss you 라던데??”
“……”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랫집 애들은 어머님을 찾던 거 였습니다..
다음날 주차장에서 아랫집 아줌마를 만났습니다..
아줌마는 아이들이 어머님을 그리워 한다고 했습니다..
아래층 정원에서 뛰어 놀 때면 어김없이 위층 창문에서 손을 흔들어 주시던..어머님의 따뜻하고 정겨운 미소가 이제 이민을 막 시작한 그 아이들에게 전해졌던 걸까요…
그 짧은 기간에 어머님은 초코파이 보다 더 달콤한 정을 심고 가셨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다음에는 이번보다는 좀더 노력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