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 뉴질랜드 이민 정책, 그 칼과 국화의 양면성

[327] 뉴질랜드 이민 정책, 그 칼과 국화의 양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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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전환기에 살게 된 사람에게도 선택의 자유가 있습니다. '흐름을 탈 것이냐' '흐름을 거스를 것이냐' '흐름에서 발을 뺄 것이냐’ -----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14(그리스도의 승리) 서 문 중에서

***** 다시 솔솔 피어 오르는 이민문호 개방설 *****
2004년 말에 중국인 지인들과 함께 송년모임을 가진 적이 있었다. 서로의 직업을 잘 아는 처지들인지라 이런 저런 얘기들이 오고 가는 자리에서 소위 이민부와 모종의 커넥션을 가지고 있다는 한 사람이 필자에게 특별히 당부하듯이 얘기를 한 것이 기억난다.

지금 당장 이민문호가 닫혀 있지만 아주 근시일 내에 영어시험 완화를 골자로 한 이민완화 정책이 발표될 것이기 때문에 절대 이민대행업을 중단하지 말라는 애정 어린(?) 어드바이스었었다. 그리고 그 당시 많은 이민관련 업체들도 상당히 그럴 듯이 그 변경내용을 미리 용감히 예측하기도 했었지만 1년이 넘게 경과한 지금 법의 완화는 커녕 피부적으로는 오히려 이민법의 적용이 강화된 듯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다시 새해 들어 완화된 이민법의 개정이 임박했다는 소문들이 무성해지고 있다. 뉴질랜드 경기의 경착륙 조짐과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뉴질랜드라는 소국이 취할 수 있는 옵션이 이민 밖에 없다는 인식과 더불어 최근 이민부 장관의 아시안 이민에 대한 나약한(?) 발언 등이 그 뒷 배경인데 최근 기업이민 신법에 적용 받아 악전고투하고 있거나 혹은 이민 기각 판정을 받아 지난 3년 이상의 뉴질랜 드에서의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장사비자 소지자 분들을 보면서 착잡한 마음 금할 길 없다.

***** 두 번에 걸친 이민부의 칼날 *****
2002년 11월에 영어시험 도입 및 강화를 주 골자로 한 이민법 개정을 통해 한국 및 중국인들의 유입에 급제동을 건 뉴질랜드 이민부는 그 이후 단순히 새로운 장사비자 신청을 하지 못하게 했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신청한 장사비자 신청건들에 대해 상대적으로 무차별적이라는 표 현이 어울릴 정도로 이후 기각판정을 내렸었다.

그리하여 이전에 장사비자를 신청하여 불과 한두달 사이에 문제없이 승인을 받아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연상하면서 신청결과가 나오기 전에 미리 뉴질랜드에 가족과 함께 이주를 했다가 한없이 지연되는 심사기간 및 기나긴 기다림 속에서도 결국 기각 판정을 받고 경제적 손실과 더불어 쓰디쓴 회환을 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 가족들이 속출했었다. 뉴질랜드 이민부의 첫 번째 칼날이었다.
  
이 와중에서도 이후 신법으로나마 장사비자를 승인 받은 분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 안으면서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이제 그 분들이 2년의 비즈니스 영위기간을 채우고 기업이민 카테고리를 통해 영주권 신청을 하는 시점이 되었다. 허나 이 분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싸늘한 뉴질랜드의 기업이민 신법이다. 전번 3회에 걸쳐 연재했듯이 훨씬 까다롭고 엄격하게 기업이민 신법을 이들에게 적용하여 제 2의 무더기 기각사태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뉴질랜드 이민부의 두 번째 칼날이다.

***** 흐름을 탈 것이냐 *****
만약 개정이 이루어진다면 이민법이 어떤 식으로 또 얼마만큼 한국인들에게 유리하게 이루어질지 모른다. 허지만 위에서 서술했듯이 지난 3년간 한국인 장사비자 신청자 및 기업이민 신청자들의 쓰라린 전철을 결코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물론 역으로 이 흐름을 잘 탄 사람은 지난 몇년 사이에 별 경력 없음에도 불구하고 장사비자를 한두 달 만에 받고 이후 형식적으로 비즈니스 흉내만 내고도 또 두세 달만에 기업이민으로 영주권을 받았을 수 있었는지 모른다. 허나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파는 백전백승 주식투자가 날이면 날마 다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 듯 이런 밀물 흐름을 잘 읽고 이 흐름에 자신과 가족들의 운명을 건다는 것은 참으로 위험 천만한 사고방식이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흐름을 탈것이냐, 흐름에서 발을 뺄 것이냐는 어찌 보면 이민수속 대행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뉴질랜드 이민을 접근하는 방식이지 신청 당사자들이 이 흐름을 절대적인 이민 OK사인으로 받아들일 것은 전혀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너도 나도 장사비자 신청할 때 나는 실질적으로 사업을 할 사람도 아닌데 사업을 할 것처럼 비자신청을 하여 비자를 받고 사업을 하지 않는다면 선의의 실질적인 수요자가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끝내 장사비자를 신청하지 않고 비싼 자녀 유학비를 끝까지 내면서 생활을 한, 흐름을 거스르는 자들에게 어쩔 수 없이 Credit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 칼 일수도 국화일수도 있는 이민법 *****
소급입법과 같은 이민정책을 예사롭지 않게 시행하는 뉴질랜드 이민정책을 비판하는 필자이지만 이는 에이젼트 입장에서 하는 소리이고 이민을 준비하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이래서는 안 된다고 본다. 무조건 보수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밀물이 들어오고 있다고 그 밀물이 자신을 해변까지 끝까지 밀어 줄 것이라고 믿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충분히 자신을 육지까지 밀어줄 듯 보였던 밀물이 중간에 힘을 잃더라고 자력으로 해변까지 갈 수 있는 기본 체력 및 수영 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밀물은 자신이 육지까지 가게 하는 시발점 역할로 제한, 규정하고 이후는 룰에 따라 힘들더라도 정해진 수영법으로 헤엄쳐 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법은 법이다. 그 법이 밀물처럼 다가올 수도 썰물처럼 다가올 수도 있다. 이런 흐름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것은 법대로 수영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 및 실천이다. 이 기본 룰에 대한 이해없이 밀물과 썰물에 대한 이해만 있다면 지난 3년간 그리고 현재도 벌어지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이 재현될 것이다.같은 파도에서도 밀물에서는 국화일수도 있지만 썰물에서는 칼일 수도 있는 것이 뉴질랜드 이민법인 것 같다. 잔 파도의 흐름에 의연할 수 있는 준비자세가 필요한 뉴질랜드 이민이 아닐까 생각한다.

***** 영어는 어떻게든 준비하자 *****
뉴질랜드 이민을 희망하는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영어는 이민 동기가 무엇이든지간에 준비를 하시라고. 과거 동료와 이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뉴질랜드로 이민을 오고 싶으면 최소한 3가지 중에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손꼽은 것이 바로 돈, 기술 그리고 영어실력이다. 실제로 이민 생활을 하면서 피부로 느끼는 것이지만 영어실력은 이민관 문을 통과하는 필요 무기이기도 하지만 이민사회에서 자신의 계급이동(?)을 가능케 해주는 필수요소이다.
  
설사 조만간 영어시험 기준 완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이민법 개정안이 발표되더라도 미리 영어 성적표를 준비해놓지 않은 자에게는 그 기회를 살릴 가능성이 그만큼 희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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