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유학, 얼마나 일찍 유학을 시작하는 것이 조기유학인가? 보편적으로 대학교 과정 이전에 유학을 한다면 그것을 통상 조기유학이라 일컫는다. 그러면 얼마나 일찍 가는 것이 가장 좋을까? 거기엔 정답이 있을 리 없다. 여기서는 조기 유학을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답을 주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기왕에 뉴질랜드에 조기 유학을 와 있는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것이 가장 적절한가를 짚어보고자 한다.
뉴질랜드 학제는 Primary School이 6년, Intermediate School이 2년 그리고 College가 5년 총 13년이다. 여기 뉴질랜드에서는 만 5살이 되면 Primary School에 입학이 가능하다. 만5살의 1학년부터 만 17-8세의 13학년까지 구성되어 있다. 반면 한국은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3년 총 12년이다. 한국에서 고3이 여기서는 13학년이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뉴질랜드에 입학하고자 하면 만 나이를 계산해서 입학할 수도 있고 단순하게 한국 학년에 1학년을 더해도 좋다. 가령 초등학교 4학년이면 이곳 뉴질랜드 5학년으로 입학시키면 대개의 경우 무난하다.
이곳 뉴질랜드의 학교에 입학하고자 할 때 1학년부터 8학년까지는 학생의 나이에 맞게 입학하면 좋다. 영어를 못한다고 하여 한 학년을 낮추는 일은 현명해 보이지 않는다. 영어도 어학원에서 별도로 공부할 필요도 없다. 가르칠 어학원도 마땅하지 않은데다 어학원이 있다 해도 시내에 있어서 픽업 문제가 골치거리다. 이 또래의 학생들은 언어 습득 능력과 사교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학교에 직접 입학을 시켜도 무리가 없다.
학기 시작도 연중 2월 4월 7월 10월 등 4번의 기회가 있는데 학교가 받아 주는 한 아무 때나 입학을 특별한 지장은 없다.
대학교 입학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는 11-13학년 3년 동안 집중적으로 하게 된다. NCEA는 11학년에 Level1 12 학년에 Level2 13학년에 Level3 를 준비하게 된다. Cambridge과정은 11학년에 IGCSE 12학년에 AS Level, 13학년에 A2 Level을 준비하며 IB Program은 11학년에 IB 준비반 12학년과 13학년 2년 동안 IB프로그램을 하게 된다. 같은 이치로 한국에서는 수능을 고1에서 고3까지 준비한다. 모든 대학교 준비과정이 3년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볼 때 뉴질랜드의 9학년 10학년은 본격적인 대학입학 준비과정을 위한 예비과정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교과과목도 Primary School과 Intermediate School에 비해 한층 전문적이고 깊이가 깊어진다. 따라서 영어의 능력이 중요해 진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학생에게 ESOL선생님이 영어를 보충하여 가르쳐 주지만 어학 실력이 아주 낮다면 영어공부를 어학원에서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공부하고 입학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학업 습득 측면에서 유리하다.
11학년 12학년 13학년에 해당하는 학생은 반드시 영어실력을 갖추어서 입학 할 것을 권장한다. 요즈음엔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쳐 주는 이른바 Reception Course를 운영하는 칼리지가 많으므로 이러한 시스템을 이용해 볼 만하다. 학년 중간에 뉴질랜드에 온 경우 우선 어학원에 먼저 다녀서 영어 실력을 쌓아 두었다가 칼리지의 인터뷰를 하여 되도록 연초에 입학할 것을 권장한다. 대학을 입학하기에는 너무 늦게 뉴질랜드에 유학 온 경우이므로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필요한 경우 한 학년을 낮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NCEA체제에서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12학년의 영어과목(읽기 쓰기)에서 8학점을 받아야 대학교에 입학이 가능하다. 11학년 또는 12학년으로 너무 늦게 유학을 시작하여 영어학점을 받아내지 못하는 학생의 경우에는 칼리지에서 계속 공부하는 것보다는 오클랜드 대학교 파운데이션 과정이나 AUT대학교 파운데이션 과정 등을 밟는 것이 대학교 입학에 보다 유리하다. 12학년을 마친 사람은 파운데이션 과정에 입학이 가능하고 파운데이션 과정을 성공적으로 졸업한 경우에는 대학교 입학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대학교 파운데이션 과정을 마치면 호주 대학교 즉 Monash University, University of Adelaide, ANU등에도 입학이 가능하여 선택의 폭이 넓다.
뉴질랜드의 공립과 사립의 차이점에 대해 문의를 많이 받게 된다. 사립이 좋은지 공립이 좋은지는 개인마다 다르고 절대적인 기준이 있을 수 없다. 뉴질랜드 공립학교의 수준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우수하다. 그러나 공립학교에서는 채워줄 수 없는 것들이 사립학교에는 있게 마련이다. 클라스를 소수로 편성하는 것, 우수한 교사를 월급을 많이 주어 고용하는 것, 최첨단 시설을 갖추는 것 등의 장점은 본질적으로 공립에서 모방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뉴질랜드의 공립 학교와 사립 학교의 수업료가 현지인 자녀의 경우엔 많이 차이가 나지만 유학생의 입장에서는 별로 차이가 나질 않는다. 따라서 현지인과 동등한 대우를 해주는 취업비자 소지자의 자녀는 공립학교의 수업료가 면제가 되기 때문에 굳이 고비용을 부담하면서 사립학교를 갈 필요가 없어 보이며 유학생인 경우에는 개인의 목적에 따라 사립학교를 택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문제는 대학교를 어느 나라로 생각하느냐에 NCEA, Cambridge, IB program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사립과 공립을 택하는 것보다 중요해 보인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부터 참으로 고생이 많다. 과도한 주입식 교육과 이웃에 대한 경쟁적 교육열이 아이들을 기계처럼 만들고 있다. 이곳에 유학을 오게 된 연유도 사실 이러한 것에 대한 환멸 때문이었다.
그러나 뉴질랜드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우리처럼 긴장감이 많지 않다. 그것은 서로가 처한 환경이 다르고 문화적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와 동등하게 비교할 일은 아니지만 일부 사립학교를 제외하고는 공부를 너무 안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의 개인적 소견은 느슨하고 창의적인 교육도 중요하지만 11학년 12학년 13학년, 이 3년 동안은 한국식으로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대학교에 가서 열심히 하면 된다는 것은 계산 착오이다. 칼리지에서 공부한 기초 없이 마음만 먹는다고 공부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칼리지 마지막 3년 동안에 배운 것이 평생의 밑거름이 된다는 생각이 필자의 개인적 소견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한국의 특목고와 같은 성격을 지닌 시니어 칼리지, AIC, 오클랜드 그램마 등이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