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올수가 없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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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9/2005. 16:59
코리아타임즈 ()
.. 한주동안 잔듸깍으로 오는 사람이 오지를 않아,
우에된일인가 궁금했었지요.항상 날짜는 정확히 지키는 사람이기도
했고 무슨일이 있으면 미리 알려주었던지라 궁금햇었는데,
어제는 집으로 돌아오니 말끔하게 잔듸가 깍아져있더군요,
거기다가,
앞마당에 수북히 떨어진 오렌지알들을 빈화분가득 담아놓고
쪽지까지 한장 써놓고 갔두먼요,
"르네 미안합니다 지난주에 손이 아파서 일을 전혀할수가
없었습니다,병원치료도 받았고 오늘부로 저는 잔듸를 깍으로
올수가 없게되었습니다.
그대신 다른 사람이 담부터는 올것이니 혹 맘에 안들땐,
연락주십시요.
ps.오렌지 몇알 가져갑니다,^---^ "땡스 르네!
노트한장을 죽 찢어서 적은 그의 쪽지를 보며,
그냥 웬지모르게 맘이 짠해졌습니다.
애고 내가 있을때 왔으믄,오렌지도 더 많이 가져가게 할거고
먹지않는 레몬도 다 따서 주었으련만,
싶었지요.
잔듸를 깍는 사람들이 그런말을 하던군요,
일년이상 그 일을 하게되면 가장먼저 신호가 오는것이.
바로 손이라구요,
귀마개를 하고 그저 청소기 밀고다니듯 쉽게 마당을
왔다갔다 하는듯 보이지만,
그 또한 직업병이 있는지라 그 어떤 직업이든 참 쉽지가
않는것을 우리는 알지요.
창밖으로 보이는 골목안엔 집집마다 내다놓은 쓰레기봉투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는게 보이고,
전과 다른게 있다면,
이 동네에 첨 이사왔을땐 그저 발에 차이는게 휴지들이었고,
깨진 맥주병까지.대단했었지요.^^
그런데 지금,
길가에 떨어진 휴지를 본다는건 이제 쉽지 않는 일이된겁니다,
후후,
버리는 넘들보다 줍는넘이 더 동작이 빠르니.
버리는것도 한두번이지 지들도 낯짝이 있음 어찌 계속그럴까여,
까만얼굴에 고개를 숙이고 걸어가는 아프리카 청년들이나,
허리둘레인지 엉덩이 둘레인지 가늠키 어려운 큰 덩치에.
치마까정 걸치고 다녔던 마오리 아자씨들이나,
연신 누런코를 훌쩍거림서 맨발로 도로가를 마당삼아
뛰어다니던 피부색이 까만 어린아이들까지,
첨엔 무서워 보이기도하고,
한번 도둑을 맞은 뒤로는 보이는 사람모두가 다 도둑인냥,,^^
그리 보이기도 했었는데,
알고보면 대개는 순진한 사람들이고,
그리고 착한이들이 더 많은거 같습니다.
겨울은 이제 집안 곳곳까지 스며들어서,
오늘은 나무땔감이라도 사가지고 화이어플레스에
불이나 지펴야겠습니다,
해밀턴의 겨울은 비도 많지만,
물안개도 심해서,아이들 등교길엔 헤드라이트를 환하게
밝혀도 시야가 안보일때가 참 많지요,
한국의 겨울은 어떠햇던가,
가끔은 기억이 가물해지기도 하니.
이곳의 시간은 참으로 빨리 지나가는듯,,
2004.07.01 04:4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