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 hip과 hip hop과 glam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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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9/2005. 15:50
코리아타임즈 ()
“몸짱 아줌마처럼 탄력있는 힙선을 갖고 싶은 주부반 특별모집” 한국의 한 health club의 회원 모집을 위한 광고문안이다. 일산 몸짱 아줌마 때문에 기죽어 있는 한국 아줌마들은 당연히 이때 말한‘탄력 있는 힙선’을 ‘탄력 있는 엉덩이 선’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아마 아 줌마들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 중에서‘hip’이란 영어 단어를 모른다고 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알고 있는 한 미국인은 hip이란 단어를 몰라 쩔쩔맸었다고 한다. 한국지사로 발령 받아 온지 일 주일 만에 회사 동료들과 같이 간 야유회에서 놀이를 하다 져서 벌칙을 받았는데 이른바‘히프로 이름 쓰기’벌칙 이었다.
한 한국인 동료가 그에게 “Would you write your name with your hip?”이라고 하자, 도대체 왼쪽과 오른쪽, 양쪽에 있는 hips중 하나만을 갖고 어떻 게 이름을 쓰라는 것인지, 아무리 문화 차이가 심하다고 해도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림에서 보듯이 원래 우리가 말하는 엉덩이 부분을 가리키는 영어 단어는 hip이 아니라 buttocks이다. Hips는 허리 아래 부분부터 엉치뼈 윗 부분까지를 일컫는 단어이며, pants라는 단어처럼 항상 복수형으로 써야 한다.
따라서 문화차이로 이해 하려고 미국인 친구가 아무리 노력하려 한다고 해도 buttocks가 아니라 hips로 그것도 멀쩡하게 왼쪽, 오른쪽 양쪽에 있는 hips를 쪼갠 한 쪽으로 이름을 쓰라는 벌칙을 감당할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
또한 hips가 아니라 hip이라고 쓰면 속어로‘잘 알고 있는, 멋진, 현대적인,’이라는 뜻이 된다. 몇 년 전 인기 리에 방영되었던 situation comedy‘SEINFIELD’에서 한 친구가 코를 킁킁거리며 음식점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합석했던 친구가 화장실까지 따라 가서 “I'm hip.”이라고 말하자 코를 킁킁거리던 친구 가 화를 내며“Hip to what?”이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마약 복용을 하는 사람들이 화장실에 서 코에 둥글고 흰 원이 묻도록 마약가루를 코로 들이마 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코를 벌름거리며 화장실을 들락거리면 마약 복용을 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 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이때“I'm hip”은“난, 알아”라는 말이고“Hip to what?”은“알긴 뭘 알아?”라는 뜻이다.
Hip이란 단어가 몇 년 전부터는 한국 청소년들과 연관되어 많이 쓰이고 있다. 힙합 스타일의 신발, 힙합 바지, 힙합 구두, 힙합 댄스, 힙합 가수. CBS-TV의‘60분(60 Minutes)’에서 추적한 바에 의하면‘hip hop’은 본래 흑인들이 1960년대 빈민가 뒷골목 층계 같은 곳에 서 모여 앉아서 부르던 노래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랩음 악의 유행에 얹혀 술집과 같은 야간 업소에서 많이 불리 어지다가 갑자기 대중들에게 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갑 작스럽게 인기를 끌게 된‘hip hop’이라는 명칭은 미국 에서 1960년대에 유행했던‘groovy’라는 말과 동의어 처럼 쓰이게 되었는데‘groovy’는 우리말로‘끝내주는,죽여주는’이라는 의미를 갖는 비속어이다.
따라서‘hip hop’은‘멋진, 끝내주는 음악이나 춤’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미국 흑인들의 문화인데, 한국 의 방송 매체들의‘철없는’부추김에 힘입어 어느덧 한국 ‘청소년 문화’와 동의어처럼 사용되고 있는 느낌이 들 고 있어 씁쓸한 마음이 든다.
몸과 관련되어 우리가 흔히 잘못 쓰고 있는 영어단어에 glamour라는 말도 있다. 서두에 언급한 -속칭‘몸짱 아줌마’를 보고 영민 엄마가‘대단한 글래머’라고 언급 하자, 길 건너편에 사는 희영 엄마가“글쎄, 글래머는 아니지. 글래머는 마릴린 먼로처럼 풍만한 몸매를 갖고 있어야 글래머지. 우리 나라 여자들 중에는 글래머라고 할 수 있는 여자는 거의 없을 걸.” 하며 수정해 주었다.
‘glamour’라는 단어를 모두 잘못 사용하고 있는 일상 적인 모습이다. ‘glamour’라는 영어 단어는 지난 주에 TV에서 방영 되었던 아카데미 시상식 같은 호화로운 모임에서 값비싼 모피나 커다란 다이아몬드 반지, 진주 목걸이 등으로 우아하고 화려하게 치장한 여성의 외적인 모습을 언급할 때 쓰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잘못 연상하는 마릴린 먼로, 제인 러셀, 제인 맨스필드, 이사비처럼 몸의 굴곡이 확실 할 정도로 풍만하고, 육감적이며, 균형 있는 몸매를 가진 여성을 언급할 때는‘glamour’가 아니라,‘sexy’하다고 한다든지, 너무나도 매끈하고 잘록한 허리를 갖고 있는 모래시계를 빌어와‘hourglass figure’라고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