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 중병(重病) 걸린 NCEA 시험

[303] 중병(重病) 걸린 NCEA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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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초기부터 기존의 버서리제도보다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던 NCEA 시험제도가 총선과 맞물리면서 정치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그 동안 여기저기서 제기되었던 문제점들이 다시 한번 부각되면서…*****

NCEA(National Certificate of Educational Achieve ment)시험이 심각한 중병을 앓고 있다. 2002년 시행단계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으며 시험을 치를 때마다 크고 작은 논란과 시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최근에 불거진 Scholarship 시험의 난이도 조절실패는 비단 올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해마다 되풀이되었던 문제로 교육부와 정부는 그 때마다 임시방편의 제도로 일관해 오고 있다.

더구나 이는 수많은 문제 가운데 단지 일부분에 불과할 뿐이라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어 앞으로 NCEA 시험제도가 어떤 식으로라도 부분 또는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선 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 "공정해야 할 국가대표시험인 NCEA의 공신력이 휘청거리고 있고 더 나아가 국가적인 망신을 초래하고 있다."며 "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교육당국은 책임전가에만 급급하고 뒷짐만 지고 있다."며 교육부의 밋밋한 처리 태도를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한 전직교사는 "지난 과거에도 난이도 조절문제, 복수정답 시비가 나올 때마다 그들은 항상 '모든 책임은 출제위원들에게 있다'는 식의 말도 안되는 언행으로 일관해 왔다며 따라서 이런 잘못된 관행이 단번에 사라지리라고는 절대로 생각지도 않는다."며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중의 하나인 교육제도를 정치에 이용하는 이들을 이번 총선에서 전부 낙선 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지금부터 NCEA시험의 현 실상과 정부의 대응실태 그 리고 올바른 개편방안 등에 관해 점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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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EA 제도하에서 낮은 대학합격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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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연합이 지난 17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04년도 대학합격률이 전년도에 비해 무려 6 %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Lincoln 대학교 Roger Field 부총장은 "이는 버서리제도보다 변별력이 없다고 알려진 NCEA시험 제도가 의외로 학생들에게는 어렵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직접 NCEA시험을 치뤄본 한때 오클랜드 대학교 화학교수를 역임했었고 버서리시험 심사위원이었던 John Packer씨는 "전임교수였던 나 자신도 시험을 완전하게 끝마치지 못했다. 난이도로 볼 때 NCEA시험은 분명 학생들에게 '재앙'과도 같은 존재임이 틀림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그는 "아무리 우수한 학생일지라도 제한된 시간이내 시험을 잘 마무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결국 우수(merit)나 최우수(excellence) 등급을 받는 것이 힘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Field부총장은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지금까지 학생들을 NCEA의 'guinea pigs(실험대상)'으로만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대단히 수치스러운 사실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6일에는 국회에서 교육 및 과학분과위원회 소속의원들이 NZQA 수장인 Karen Va n Rooyen에게 강도 높은 질문을 하면서 진상조사 파악에 나섰는데 이 자리에서 Karen 수장은 "NZQA 자체조사결과 대략 600여명의 학생들이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수치는 어디까지나 임시자료일 뿐 조만간 합격률은 다시 상향조정 되는 등의 어떠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빅토리아대학 부총장 보좌관인 David Mackay는 "불합격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대학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읽기능력 및 수리적지식 등급을 얻지 못한 상태이므로 Karen의 말과는 달리 입학에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물론 교육부가 제시한 특별전형을 통한 그들의 결과와 다른 요인들을 면밀히 분석한 후 입학을 고려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이는 학교뿐만 아니라 최대 피해자인 학생들을 질리게 하는 어이없는 교육제도라고 볼 수 있다."며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게다가 Canterbury대학 부총장인 Jan Cameron은 David Mackay의 말대로 많은 학생들이 대학입학의 최소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했기에 실질적인 입학에는 무리가 있다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몇몇 경우를 살펴보면 분명히 보아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명백한 실수들을 발견할 수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입학을 논한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는 학생들의 단순한 실수로 보아야 하는가 아니면 정부의 엄청난 과오로 보아야 하는가"라며 "하지만 이 질문에는 누구나 정확한 답을 표기할 수 있을 것이다."며 NCEA의 문제점을 비꼬았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불충분한 학습기록 서류들을 들 수가 있는데 다시 말해 학생들이 등록할 때 대학교로 보내는 서류들에는 모든 것들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대학교 직원에 따르면 보내온 서류들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사실들을 가끔씩 발견한다고 한다. 한 예로 어떤 대학교에서는 해당학생의 고등학교로 직접 전화를 걸어 또 다른 정보를 입수한 후 교장의 확인을 받는 등의 절차를 거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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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수정이 필요한가…, 기본골격은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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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과목의 낮은 Scholarship 합격률로 인해 NCEA 시험제도가 여론의 집중공격을 받기시작하자 교육계, 야당 그리고 당사자인 학생들은 그동안 쌓여 있었던 불만과 분노를 한꺼번에 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와중에서도 정부의 태도는 단호한 입장이다. 정부는 비록 Scholarship합격률이 달라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NCEA시험 자체에 커다란 모순이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정부측 관계자에 따르면 2003년에는 Level3, 2004년은 Level4(최소 72학점 취득요구, 2004년부터 과목에 따라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게 되었으며 내신평가가 아닌 외부시험을 통해 결정됨)의 시험이기 때문에 난이도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낮은 Scholarship 합격률에 대해서는 1990년부터 2003년까지의 버서리 시험제도를 통한 Scholarship 합격자는 전체의 3-4%의 해당했지만 NCEA시험에서 Scholarship은 단지 Year13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에게만 자격조건이 주어지기 때문에 합격 률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MIT(Manukau Institute of Technology) 교육개발센터의 Senior Lecturer인 Karen Dobric는 "작년과 재작년의 Scholarship 합격률 차이를 NCEA시험제도 전체 문제로 확대 연결짓는 것은 커다란 모순이다."며 "Level이 틀린 만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보통 여론이나 정치권에서는 매년 합격률이 같거나 비슷해야한다라는 기대심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 자체가 문제이다. 그들은 평가사정기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조차 숙지하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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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당, NCEA시험 전면개편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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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은 Scholarship 시험을 포함한 NCEA시험자체를 다시 재조정해 줄 것을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교육대변인인 Bill English는 지난 14일 "NCEA의 잘못된 시스템으로 인해 수천명의 학생들이 매년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정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국민당에 따르면 지난주 상당수의 학생들은 어리둥절할만한 시험결과를 받았으며 더욱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까닭 모를 불합격 통지서를 받은 학생들에게 또 다른 시험을 제시한 것으로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오히려 혼란만을 가중시키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ill English는 "지금 일선학교에서는 Level2와 Level3 의 내신평가(Internal Assessme nt)와 외부시험(External Exams) 사이의 합격률에 관한 변화의 추이를 파악하고 있다."며 "그러나 상식적으로 따져 보아도 내신평가보다 외부시험에 의한 평가가 불리할 수 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 과목을 살펴보면 내신평가로는 80%의 합격률을 자랑하던 것이 외부시험을 치르자 합격률이 38%로 급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오클랜드 랑기토토 칼리지의 많은 상위권 학생들이 Level3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고 대거 탈락한 것으로 알려져 시정요구가 거세 지고있다.

Mr English는 "Level 1, 2에서 최우수(excellence) 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같은 난이도 L evel3의 Internal Moderation(공식 제1차 시험)은 무난히 통과했지만 외부시험에는 합격하지 못했 다."고 밝혔다. 한편 랑기토토 칼리지 Allan Reachey교장은 "외부채점방식은 우스꽝스럽고 조잡하며 불공평한 제도다."라고 비판했다.
  
정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이가 NCEA제도에 대해 심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험을 치룬 한 학생은"정부와 교육부가 잘못 만든 NCEA시험제도로 억울하게 불합격 처리되고 또한 이로 인해 나의 미래가 불투명해진다고 해도 그들은 나에게 아무런 보상을 해주지 못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결국 나의 잃어버린 시간과 고통 은 누구에게 보상받아야 하느냐"라고 항변했다.

이 시점에서 정부는 무엇보다 오랫동안 얽히고 설킨 오해와 불신의 벽을 먼저 허무는 일만이 NCEA 문제점을 푸는 첫 걸음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