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 종일이네 가족이야기

[281] 종일이네 가족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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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인순씨가 10년간의 침묵을 깨고 뉴질랜드로 이민간 한국의 한 가족이 그 곳에서 당당 하게 뿌리내리며 살아가기까지 겪어야 했던 힘든 과정을 꾸밈없이 그려낸 '뉴질랜드로 이민간 종일이 네 가족'을 펴냈다.

주로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많이 썼으며 현재도 한국학교에서 동화구연 교사로 활동 중인 이인순씨를 만나 보았다.

"창작동기라면 제가 이 나라에 와서 직접 잔디를 깎으러 다니면서 겪었던 일들을 다른 이들에게도 열어 보이고 싶었고 특히 어린이들에게 부모가 이 나라에 와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던 자부심을 갖고 부모님들을 자랑스럽게 여겨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쓰게 되었어요."

뉴질랜드에 이민 온 사람이라면 누구 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뉴질 랜드로 이민간 종일이네 가족' 저자인 이인순씨는 스스로를 작가가 아닌 농 부라고 언급했는데  인터뷰 당일도 농 장일 때문에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족들의 순박한 미소 와 몇 가구 안 되는 주변경치는 오클 랜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정말 소 박한 광경이이었는데 "농장일이 워낙 바빠 맘놓고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없어요. 특히 대낮에 남들 일하는데 혼자서 컴퓨터앞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사치스럽게 보일 정도이니까요(웃음).

94년 이민을 온 이후로 잔디깎이에서부터 피자집 등 을 거치며 현재 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그녀는 "지금까지 쉬운 날들은 아니었지만 이민온 것을 결코 후회해 본적 은 없어요. 잔디깎이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제 자신의 삶 이 바로 동화의 한편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었어요."라고 말했다.

종일이네 가족 이야기가 실제이야기는 아니 지만 여기에는 그녀가 지금 까지 뉴질랜드에서 경험한 모든 인생 이야기들이 포함 되어 있다고 하는데 "거의 실제에 가까운  이야기가 많습니다.

남편이 한국에 일보 러 간 사이 아이들 데리고 다니며 혼자서 잔디를 깎던 것하며 제가 왜 그토록 극성스리우리만치 잔디를 깎으러 다녔는가하면 '한국에서 나는 뭐였는데.' 하는 허울을 벗 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릅니다."며 또한 "아이들에게도 우 리가 선 자리를 바로 보게해서 저희들이 어떻게 해야 여 기에서 제대로 자리매김하며 성장해 갈지를 가르치고 싶 었던 거지요."고 말했다.  

이인순씨는 인터뷰내내 본 기자에게 마치 한편의 동 화를 들려주듯 약간 높은 톤의 목소리로 또박또박 답변 을 해 주었다.

동화구연교사라서 그런 지 더욱더 호감이 가는 목소리였는데 유지비결이 무엇인지 물어 보자 "특별 한 게 뭐 있겠어요. 늘 기쁜 마음으로 즐겁게 사니까 목소리가 남보다 한톤 더 올라가서 경쾌하게 들리고 찡그린 얼굴보다는 웃는 얼굴을 좋아하니까 목소리에도 웃음이 담겨 있어 그렇겠 지요(^ ^).라고 웃으며 말했다. 사실 그녀는 뉴질랜드 카톨릭 방송 MC라는 또 다른 명함을 가지고 있다.

이인순씨는 한국에 있었을 때 산간 벽지에 있는 학교나 고아원 그리고 농 아학교같은 곳에서 봉사활동을 많이 했으며 한국학교에 서는 유치부어린이들에게 동화를 들려 주고 있는 등 어 린이를 위한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글쎄요. 제가 어린 이를 위해서 노력하는 이유라…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 다는 제 자신이 아직도 어린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서 일 겁니다.(웃음)" 그녀는 어린이들을 찾아다니며 동화를 들려주고 또 재미있는 동화를 지으며 사는 것이 제일 행 복한 일이라고 한다.

향후 계획에 대해 "솔로몬군도 같은 오지를 여행하면 서 그곳에 살고 있는 한국 어린이들을 만나고 싶고 그런 뒤에는 그들을 주인공으로 책을 펴낼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의 숨은 또 다른 꿈은 인터뷰 끝나 기가 무섭게 밭으로 다시 나가는 모습에서 바로 땅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직한 농부가 되려는 것임을 은연 중에 짐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