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한국 학생들이 상담실을 찾을 때 공부에 관련된 고민들을 나누는 경우가 흔한데 특히나 영어과목, Social Studies 나 Humanities 등의 에세이를 쓸 때 어떻게 써야 할지 난감하다고 한다. 영어과목의 에세이도 여러 종류들이 있기 때문에 하나 하나 배워갈 때마다 확실히 방법들을 익혀두지 않아서인지 쓸 때마다 혼란스럽다고도 한다. 고급스러운 표현들을 쓰지 않아서 그런지 열심히 써가는 데도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도 한다. 참으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단지 영어실력이 부족해서 에세이에서 점수를 잘 받기 힘든 것일까?
요즘 학생들을 보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책을 잘 읽지 않는다. 한국에 있으면 고전문학이라도 전집으로 사다 놓고 읽히고 학교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읽게 하고 독후감을 쓰고 시험을 보고 한다. 한국문학도 읽지만 외국 고전들도 섭렵하니 정보 이해력이 발달하게 된다. 즉 글을 읽으면 그 글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 기본적인 의미는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뉴질랜드는 책 값이 비싸고 다양한 책들을 마음 놓고 구해서 읽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공립도서관에 의지하게 되고 폭 넓은 여러 장르들과 작가들의 책들을 골고루 읽는 기회가 적다. 게다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재미를 주는 선택의 폭은 더 많아져서 책을 멀리하고 시각적인 재미를 느끼게 하는데 흥미를 느끼면서 점점 독서와는 먼 삶을 살게 된다. 그러다 보니 고등학교 들어와서 그동안 해왔던 것보다 수준이 더 높은 문학작품들을 읽고 해석, 분석하면서 느낀 바도 함께 적어 내려가는 에세이가 쉬울 수가 없다.
다른 과목들도 마찬가지로 책과 더불어 신문이나 뉴스 등도 시사적인 부분들은 무시하고 흥미위주의 기사들만 읽다 보니 어떤 이슈를 보고 비판하거나 판단해야 하는 그런 과목들에서 쓰는 에세이들은 아이디어들의 부족으로 인해 써내려 가지를 못하게 된다. 어떤 사실들을 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해나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 고등학교 시절이기에 그런 부분들을 강조하고 평가를 하게 되는데 그런 판단능력은 다양한 정보들을 습득해온 내공이 쌓여야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영어적인 기술로만은 채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에세이 점수가 나오지 않는 이유가 늘 영어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영어적 기술을 보강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은 뿌리가 연약한 나무에 자라지 않는다고 안타까워 물만 듬뿍 주는 형국인 것이다.
장기적인 방법이야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읽고 Review를 자꾸 써보는 것인데, 단기적인 방법으로는 어떤 한 이슈에 대한 기사나 길지 않은 글들 그리고 어떤 주제에 대한 에세이 형식의 글들을 찾아보고 자꾸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 한 것도 자꾸 좋은 글들을 읽어보고 논리적으로 서술해놓은 작가들의 솜씨를 감상하면서 연습을 하다 보면 처음엔 비슷하게 따라 하는 듯 하나 그런 연습들을 통해 자신의 확실한 사고능력을 기르게 되고 적용할 수 있게 되므로 아무 생각 없이 자꾸 무한 반복하여 쓰기 훈련만 할 것이 아니라 많이 읽어보고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도록 해야 결국 논리 정연한 에세이를 쓰게 되고 좋은 점수를 받게 되는 것이다. 고등학교 뿐 아니라 대학을 가서도 계속 되는 에세이쓰기…. 늦는 법은 없으나 당장 시작하지 않는다면 늦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