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백만 불의 집!

천백만 불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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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인생)에 있어서 좋은 친구와 함께 사는 것이 개인의 기쁨이라면, 좋은 이웃과 사는 것은 가족의 행복입니다. 좋은 이웃과 함께 사는 것은 마치 꽃향기 가득한 방 안에 들어가는 것과 같고 반면 맘이 안 맞는 이웃과 함께 살면 생선가게에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잘못된 이웃을 만나면 몸과 정신이 피폐해지고 인생 자체에 회의가 들고, 좋은 친구, 동료, 이웃은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보배이자 행복입니다.
 
좋은 이웃과 함께해 같이 산다면 천만금이라도 아까울 것이 없다는 고사가 중국 남북조시대의 남조(南朝) 역사서인 <남사(南史)>에 나옵니다.
 
송계아(宋季雅)라는 고위 관리가 정년퇴직을 대비해 자신이 살 집을 보러 다녔습니다. 주의 사람들이 추천해 주는 산 좋고 물 좋은 몇 곳을 다녀도 자기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천만금을 주고 광릉 지역의 여승진(呂僧珍)이라는 사람의 이웃집을 사서 이사를 하였습니다. 여승진은 정직하고 담력과 지략이 뛰어나고 뭇사람들을 살피며 존경과 추앙을 받는 사람입니다. 평소 여승진의 인품을 흠모하던 송계아는 그와 이웃이 되려고 옆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하루는 여승진이 송계아에게 물었습니다. “집을 얼마나 주고 사셨습니까?” 

송계아는 “千百萬金(천백만금)을 주고 샀습니다.” 百萬金(백만금) 밖에 안 되는 집을 千百萬金(천백만금)을 주고 샀다는 말에 여승진이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송계아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백만금은 집값으로 지불했고(百萬買宅) 천만금은 당신과 이웃이 되기 위한 값(千萬買隣)이라고 답 했습니다. 
 
좋은 이웃과 함께하려고 집값의 10배를 더 지불한 송계아에게 여승진은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송계아는 집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조건을 좋은 이웃에게 둔 것입니다. 이래서 백만금으로 집을 사고 천만금으로 이웃을 사라는 말 (百萬買宅 백만매택,  千萬買隣 천만매린)이 탄생 했습니다.
 
주거지를 정할 때는 반드시 이웃을 선택해서 정해야 한다는 ‘거필택린(居必擇隣)이라.’ 이야기입니다. 명문대 입시를 위해 좋은 학원이 밀집해 있는 곳의 집값이 오르고, 부동산 투자가치로 주거지를 결정하는 오늘날의 세태에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입니다. ‘먼 곳에 있는 물이 내 주변에서 일어난 불을 꺼 주지 못하듯이 먼 곳에 있는 친척이 내 이웃만 못할 때도 있다는 뜻입니다. (遠水不救火, 遠親不如隣).’ 정말 내가 필요하고 급할 때 아무리 친한 친척이 있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내 옆에서 나를 위로해 주고 내 위급한 불을 꺼 줄 이웃만 못한 것이라는 의미 입니다. 
 
‘웰컴투 동막골’이란 영화를 보면 좋은 이웃들이 함께 생활하는 동네가 나옵니다. 
 
그 곳에는 이웃 간에 화해가 있고, 배려와 서로를 지켜주는 이해와 관심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동막골은 현세의 유토피아요,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입니다.
 
‘산이 높아 명산이 아니라(山不在高) 신선이 살면 명산이 된다(有仙則名)’는 말이 있습니다. 당(唐)나라 정치가인 유우석(劉禹錫)의 ‘누실명(陋室銘)’에 나오는 문장인데 아무리 높고 웅장한 산이라도 신선이 없으면 여느 산과 별 차이가 없다는 뜻입니다. 
 
공자는 좋은 이웃은 결코 돈과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 아니라 ‘마을에 따뜻한 인(仁)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하였습니다. 
 
높은 지위와 많은 부를 소유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 하고, 부동산 투자를 위해 권력을 위해 이리저리 주거지를 옮기는 현세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자녀와 배우자를 위해서 한 번쯤은 좋은 이웃은 어떤 사람들인가를 고민해 봐야 합니다. 
 
인향만리(人香萬里) 사람의 향기는 만 리를 가고도 남습니다.
 
근래 불거지고 있는 한인회관이 문제점을 조속히 해결하고 그 옆으로 이사 갈 수 있는 교민들의 좋은 이웃으로 거듭 태어나야 합니다.